어린아이에게 장난감으로 시퍼렇게 날이 선 도끼자루나 회칼을 쥐어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아무리 생각해도 混沌(혼돈) 속으로 빠져드는것이 비록 나 혼자만의 일일까?

親전교조 성향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취임식날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해 학생들의 '집회결사의 자유' 와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겠다 했다. 거기엔 두발규제금지, 체벌 전면금지, 복장규제완화를 포함한다 했다. '집회결사의 자유' 와 '사상의 자유'는 작년 말 김상곤 경기 교육감이 시도했다가 학부모와 교육계의 거센 반발을 샀던 암울케 만드는 비극적인 정책이었다.

어린 청소년들에게 '順從(순종)의 미덕을 강요된 服從(복종)' 쯤으로 인식시키고, 학생답게 용모와 복장을 '단정하고 깨끗하게'하려는 학교의 정책을 마치 '인권박탈'과 '방종으로 포장된 자유'로 만들려는 그들 친 전교조 교육감들의 정책을 듣노라면 10년 전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고 감정적으로 자기 마음속에 각인되었던 이런저런 정책들을 멋대로 시행할 바로 그때의 암울하고 착잡한 심정이 되살아나는 느낌마저 든다.

오늘도 오는 길에 교복바지에 티셔츠 차림의 중학생들이 三三五五 모여 어른이 지나가든 말든 태연스레 담배를 물고 다닌다. 정말 몽둥이로 패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데 순간 겁이났다. 그들이 무서웠다.

물론 일부이긴 하지만, 그들은 부모 시신을 산에 묻으라면 강에 묻고, 강에 묻어달라면 산에 묻어버리는 청개구리와 같은 짓을 하고싶을 나이의 아이들이다. 우리의 학창시절에도 머리카락을 기르라고 했을 때는 빡빡 밀어버리고 다니는 놈들이 있었고, 밀어버리라면 기르는 놈들이 있었다.

오죽하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감수성 예민한 그들의 심리를 일컬어 심리학자이며 교육가인 '스탠리 홀'이 ‘疾風怒濤(질풍노도)의 시기(a period of storm and stress)’라고 했을까.

그들에게 '집회결사의 자유' 와 '사상의 자유'를 주겠다는것은 어린아이에게 장난감으로 시퍼렇게 날이 선 도끼자루나 회칼을 쥐어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자유로운 思考(사고)와 모임은 당연하다. 그러나 통제와 절제 안된 그것을 굳이 자신의 취임 初의 정책으로 公論化(공론화)할 이유까지 있어야 했는가. 이렇게 나가다간 조금 있으면 밤 12시 이후 술집까지 드나드는 것도 허용한다든가 아니면 담배 판매도 자유와 인권이란 명목하에 자유로이 한다는 정책도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겠나.

어릴 때부터의 정당한 경쟁과 시험을 통한 교육을 '과열경쟁'으로 몰아붙이거나, 난잡한 복장의 학생신분으로 몰아가는것을 타당한 '학생인권'으로 포장하는것은 그야말로 順理(순리)를 거부하며 세상을 뒤집어 엎어보려는 발상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교육의 종착역이 '우수한 인재' 육성이고 그들이 이 대한민국의 대들보이고 주춧돌이건만 그들 교육감들은 이 귀한 주춧돌을 부수고 자갈로 모래로 또 부셔서 파도에 휩쓸려 보내려는 事前 작업의 시작이란 생각도 든다.

하버드 대학 총장이었던 로렌스 로엘은 "인간을 교육하기 위해서는 오직 한 가지 방법밖엔 없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진해서 공부할 의욕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에게 힘을 빌려주고 격려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것은 자기의 노력으로 공부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효과는 노력과 정비례한다."라고 했다.

親 全敎組 교육감, 당신네 자녀들이 머리를 히피족처럼 기르고 시험 볼 일도 없으니 공부 때려치우고 인권을 앞세우며 부모의 말을 개똥 정도로 무시하고 깽판치며 화목한 가정과 당신네들 가슴에 대못을 박는다면, 그리고 촛불들고 거리로 뛰쳐 나가겠다면 그때 당신 교육감들은 그들 자녀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며 환호를 보내줄 것인지 되묻고 싶다.

짐작하기는 자신들의 자녀들은 외국의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게 해놓고 남의 자녀들을 마치 실험실의 쥐처럼 가지고 노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부모들의 공통된 꿈이 있다면 '성공한 자녀'를 보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그 성공의 대표적 수단은 올바른 교육에 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 아니겠는가. 그 수단이 '집회결사의 자유' 와 '사상의 자유' 내지는 '두발규제 금지'와 '복장 규제완화'에 있는 것이 아님은 그들 親 全敎組 교육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차제에 당부하고 싶은말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겸손하고 교양과 미덕을 겸한 지식인으로 내 새끼처럼 키우겠다는 신념이 없는 교육감들의 정책은 沙上樓閣(사상누각)이요 다분히 정치적이고 사회주의적 세력들의 허공을 향한 울부짖음이라고 규정하고 싶다.

"대구 초등학생 어린이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가 사건 발생 이틀 만에 검거되었다. 붙잡힌 성폭행犯은 평소 알고 지내던 '같은 동네 열다섯 살짜리 중학생'이다."란 9시 뉴스 앵커의 목소리가 씁쓸하게 또 한번 내 가슴을 짓누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