左派성향 지식인으로 분류되는 김병준, 김동춘 두 교수가 좌파세력의 ‘陣營(진영)논리’에 쓴소리를 했다.

노무현 정권의 대통령 정책실장을 역임한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강연내용 모음집인 《99%를 위한 대통령은 없다》를 출간, 좌파의 陣營논리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잘못된 판단이 야기하는 위험성과 잘못된 확신이 가져오는 무서운 病(병)에 대해서도 예리하게 비판했다. 그러한 병을 지닌 채 불안과 분노를 부추기는 것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고 경고했다.

金 교수의 솔직한 반성과 지적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노무현은 韓美 FTA는 축복도 재앙도 아닌 넘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FTA 폐기를 요구하는 親盧인사들은 노무현이 틀렸다거나 잘못됐다고 하지 말고 생각이 달랐다고 솔직히 시인해야 한다.

2. 노무현은 淸日ㆍ露日(청일ㆍ러일)전쟁을 예로 들며, 大洋해군으로서 한국해군의 역할을 고려해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했다. 노무현의 고민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함부로 들먹거리는 사람을 보면 화가 난다.

3. 복지없는 성장은 없다. 그러나 복지만으로 성장할 수 없다. 철학자라면 低(저)성장을 얘기해도 좋다. 적게 벌어 나누며 사는 사회, 얼마나 좋은가? 그러나 국가 지도자가 복지에만 매몰되면 안 된다. 低성장의 아픔은 고스란히 서민에게 돌아간다. 복지국가로 잘 알려진 스웨덴에도 成長(성장)담론이 존재한다. 營利(영리)병원도 있고 營利교육도 있다. 복지 속에 모든 것이 있다고 주장하는 진보진영의 태도가 우려스럽다.

4. 진보주의자들은 반대만 할 줄 안다. 代案(대안)이나 차후 계획은 없다.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혹은 개선방법에 대한 합의가 없다. 무엇을 추구하며 왜 추구하는지에 대한 합의도 없다. 결국 반대한다. 반대에는 한 목소리를 내지만 집권을 하거나 代案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분열하게 되어 있다.

5. 복지는 좋은 것이다. 그러나 무작정 복지를 주장해서도 안 된다. 新자유주의가 나쁘다고 그것을 무작정 비판하는 것도 현실성과 책임감이 없는 것이다.

6.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대통령은 나올 수 없다.

7. 국가를 운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쉽게 생각하지 말고 묻고 또 물어라.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의 지적도 경청할 만하다. 金 교수는 2012년 4월16일字 <한겨레신문> 칼럼에서 “지난 대선 결과를 보면 민주화, 남북화해, 경제 등 시대정신이 나름대로 표현됐다. 민주화 이후에는 양극화 해소, 사회전반의 공정과 공평, 복지, 평화통일 등이 시대정신이었다. 유력주자에게 구애하거나 폭로성 한두 건에 매달리면 야권은 패배의 길로 가기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