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소위 국회‘先進化’법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희한한 입법詐欺(사기)다.

‘선진화’의 가면을 쓴 국회법이 국민의 최고대표기관인 국회가 사실상 쪽을 못 쓰게 하고 있다. 민주주의는커녕 國家의 운신을 방해한다. 朴근혜 정부가 제대로 출범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간간이 심상찮게 國政에 족쇄를 채울 모양이다.

민주주의의 발달 과정에서 少數가 다수의 횡포와 일방적 질주를 견제하기 위해 發言시간을 끌며 議事진행방해(filibuster) 수법을 구사해 온 지는 꽤 오래다. 그러나 오늘날의 일반적 관행은 토론종결(cloture) 장치로 무제한 發言을 제지한다. 물론 국회 내의 폭력행위는 형사법으로 엄하게 다스린다.

100명으로 구성된 미국 연방上院의 경우에 필리버스터가 돋보이나 위원장의 議事진행 방식[의사일정 조절] 등으로 비껴간다. 최근에는 上院의 동의(consent)가 필요한 고위 공직자 인준을 가로막는 議事진행방해에 적용되는 ’5분의3다수결‘은 大統領의 헌법상 權限과 양립하지 않으므로 단순 과반수로 인준여부를 의결해야한다는 法理가 지배적이다.     

국회 門을 원칙적으로 닫아놓고 얼토당토않은 면책특권과 사실상 무노동-고임금을 향유하는 한국의 金배지 집단이 국회법 제106조의2(무제한 토론의 실시) 등으로 국회의 기능痲痺(마비)를 자발적으로 常軌化(routinize)한 것은 생뚱맞기 그지없다.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경우에 이따금 국회 내에서 최루탄과 쇠망치 등을 휘두르며 벌이는 몸싸움 방지를 위해 - ‘動物국회보다는 차라리 植物국회가 낫다’는 생각에서 - 270일 동안이나 국회가 마비상태에 빠질 수 있게 ‘보장’해놓았다.   

야당議員 100명[재적3분의1] 이상이면 어떤 법률안도 본회의에서의 무제한 토론이 가능하며 180명[재적5분의3] 이상이 토론종결에 찬동하지 않는 한 會期종료까지 계속 토론할 수 있다. ‘안건의 신속처리(국회법 제85조의2)’란 게 있으나 그 指定에는 재적議員 또는 분과위 재적委員 과반수의 動議로  요청하고 재적議員 또는 재적委員 5분의3이 찬성해야만 議決될 수 있다.  여야議席 분포로 볼 때 야당 의원 100명은 憲政을 사실상 凍結시킬 수 있는 超헌법적 존재가 되었다. 절차법(procedural law)인 국회법이 헌법을 포함한 실체법(substantive law)의 작동을 포박해 놓은 것은 명백한 違憲이다.
 
헌법 제49조는 “헌법 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로 규정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除名 및 대통령의 彈劾소추/가결 등은 헌법 자체가 명문으로 열거한 例外다. 국회법 제109조는 헌법 제49조를 재확인하면서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이란 유보를 달고 있다. 문제는 문제의 국회법이 ‘3분의1動議’와 ‘5분의3다수결’로 ‘모든 법률’의 制/改定을 사실상 봉쇄한 점이다. 헌법 제49조에 언급된 “법률”이란 모든 법률이 아닌 ‘특정 법률’을 의미한다. 문제의 국회법에 잠재된 일괄적 포괄성(comprehensiveness)은 違憲이다.

문제의 국회법은 임기末의 18代 국회가 찬성127․ 반대48․ 기권17로 가결했다. 그런 찬성표는 ‘180명의 찬성’을 의결定足數로 ‘강제’할 만큼 국민적 수임(the people's mandate)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법치국가에서 국회의 暴力은 의당 刑事法으로 다스려야하거늘 사법적 권력이 여의도의 복마전에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잔꾀를 부렸다. 國會의 마비를 무릅쓰고 國家의 마비를 자초한 문제의 국회법은 違憲이다.

정부조직과 국무위원 등의 임명은 헌법에 따라 부여된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 물론 모든 법률의 制/改定은 국회의 입법권에 속하지만 기본적으로 3權분립에 입각하고 있는 헌법 하에서 3府의 독자성과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민주주의가 순조롭게 발전할 수 있다. 金배지 100개가 15,773,128票의 受任을 받은 국가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의 헌법상 권능을 무시하면 나라가 문란해질 수밖에 없다. 국회가 행정부 각료의 임명 과정에서 인사청문회 등으로 ‘관심’을 표시할 수는 있으나 각료 등의 고위 공직자 임명에 관한 대통령의 고유한 권한을 존중해야한다.

국회의장 姜창희는 문제의 국회법 제85조 1항2호(國家비상사태)에 따라 즉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職權상정하여 현재와 같은 國政의 파행을 타개하는 응급조치를 취해야한다. 지금은 國家非常事態이다.

北의 악당들은 제3차 核실험을 따라 “全面戰을 개시할 만단의 준비가 돼 있다“고 협박하며 停戰協定의 백지화 주장과 남북 핫라인 폐쇄 등의 극단적 조치를 취했다. 이런 정세가 국가비상사태 아니라면 무엇이 그런 사태인가? 재판소가 판결로 국가비상사태를 판시해야 하는가?   

문제의 국회법 규정에 따라 야당의 원내 교섭단체대표를 상대로 하는 ‘협의’는 꼭 ‘합의’가 아니다. 입법부의 수장은 ‘헌법의 준수와 국가보위’의 차원에서 一生一大의 정치적 결단을 내릴 소지가 적지 않다.

문제의 국회법은 - 바로 그 문제의 국회법 때문에 - 정상적 폐기가 불가능하다. 憲訴로 처치하지 못하면 民主抗爭으로 없애버릴 수밖에 없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