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18일까지 네덜란드 레이던 시에서 뉴포커스와 레이던 대학 공동기획으로 '북한 엘리트들이 전하는 북한 권력 내부의 작동원리'(A State of Non-Legitimacy: North Korean elite voices in exile)라는 제목의 국제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북한 강석주 국제비서가 유럽외교를 펼치는 과정에 개최되어 세계의 이목이 더 집중되었다. 행사 측은 7명의 탈북 엘리트들을 위해 경호원들을 행사장 곳곳에 배치하고 2명의 비공개 인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영화 분장사까지 동원시키는 등 특별한 성의와 보안을 배려했다. 행사장 출입도 사전에 신청한 검증된 인원만 출입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소지품도 일체 갖고 들어가지 못하도록 엄격히 제한했다.

500석의 방청객은 레이던 대학 한국학 학생 70여명과 유럽 각 나라들에서 온 외교관, 정치인, 학자, 기자들로 채워졌다. 이번 세미나는 7명의 탈북 엘리트들의 발제문에 각 각 2명의 토론자와 함께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위해 미국, 독일, 호주, 영국, 프랑스 등 총 14명의 세계유명학자들이 토론자로 초대 받았다.

17일 첫 날 세미나에서는 레이던 대학 한국학 학과장이며 현대 동아연구소장 램코 브뢰커 교수가 축사를 했다.

램코 브뢰커 교수는 축사에서 '지금껏 유럽은 북한의 대외성만 보고 내부적 진실에 대해서는 둔감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북한의 선군정치를 액면 그대로 믿고 북한의 핵심권력을 군부라고 본 점이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세계는 북한의 실제권력이 당 조직지도부라는 데 대해 누구나 공감하게 될 것이다. 이 세미나를 계기로 탈북엘리트들의 조언에 겸허하고, 지속적으로 의존하는 세계 북한학계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지금껏 국내 언론에 전혀 소개되지 않았던 경제고위관료 출신의 최근칠(가명,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원), 당 고위관료 출신의 김윤태 (가명,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원)씨가 첫 날 비공개 세미나의 주인공이 됐다. 최근칠 위원은 북한 경제에 대한 당 적 영도, 특히 당 조직지도부의 유일적 영도체계에 대해 설명했고, 김윤태 위원은 북한 지방당 및 각 사회단체들에 대한 당 조직지도부의 통제 관리 시스템을 이야기했다.

2명의 비공개 세미나가 끝난 후 공개 세미나의 첫 발제는 뉴포커스 장진성 대표가 했다. 장 대표는 최근 통전부 산하 조국평화통일서기국이 '아태'를 내세워 유럽외교에 주력한다면서 통전부의 조직기구도와 산하 각 연락소들의 업무목적, 또한 그것을 숨기기 위해 사용되는 위장 명칭 및 활동에 대해 설명했고, 그 뒤로 이어지는 방청객들의 질문에 대답했다.

18일은 전체 공개 세미나로 진행됐다. 최주활 탈북자동지회 회장은 북한군에 대한 당 조직지도부의 장악력,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외교정책 결정과정과 당 조직지도부와의 상호관계, 현성일 수석연구위원은 북한 엘리트정책과 당 조직지도부의 조직구조, 이성현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인민보안부에 대한 당 조직지도부의 통제 관리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토론자들과 방청객들은 지금껏 세계가 잘 못 인식한 북한 군부의 통치시스템은 완전한 오판이라고 입을 모았고, 한편 왜 이런 중요한 세미나가 오늘에야 열렸는가에 대한 강한 의문과 세계 북한학계의 반성을 촉구했다. 발제자들은 김정은은 상징적 권력을 가졌지만 김정일과 같은 완벽한 독재의 유일통치자는 아니라며 지금의 당 조직지도부가 군림하는 한 김정은에서 김정철, 김여정으로 수령이 바뀌어도 북한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한결같이 주장했다.

유럽의 어느 정치인은 리셥센 자리에서 '강석주가 국제비서 격에 맞는 유럽 고위 외교관 및 정치인들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당신들의 세미나를 보고 난 뒤 북한의 권력구조에 대한 이해를 갖고 대북정책을 세우기로 했다. 그래서 거절했다. 강석주의 유럽방문을 헛걸음 시킨 장본인이 바로 당신들이다. 이번 세미나를 끝까지 경청하고 좋은 보고서를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17일부터 18일까지의 세미나는 레이던 대학 총장, 레이던 시장이 참석하는 특별강연회로 마감했다. 레이던 대학은 탈북 엘리트7인 참석의 세미나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이사회 일정을 특별강연회로 선정하고, 이사회 전원이 참석하도록 했다.

이 날 강연 연사로 나선 뉴포커스 장 대표는 북한의 물리적 독재인 당 조직지도부와 감성독재인 당 선전선동부가 어떻게 상호공존의 방법으로 북한을 통치하는데 대해 언급하면서 배급제 붕괴와 시장화 영향으로 물리적 독재와 감성독재의 전통적 시스템은 이미 붕괴 단계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본문이미지

국제세미나 일정이 모두 끝난 18일 저녁 레이던 시청에서는 시장의 축사로 축하파티가 열렸다. 레이던 시장은 축사에서 '한국이라면 삼성, 현대만 아는데 그 못지 않는 한국의 상징적 이미지는 바로 남북분단이다. 이번에 라이덴에 와 주신 7명의 탈북 엘리트 분들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귀중한 우리의 손님이다. 정말 큰 영광이다.'고 했다.

아래는 라이덴 대학 마지막 강연회에서 카럴 스톨커 대학 총장의 축사 전문 내용이다.

카럴 스톨커 총장의 축사 전문

존경하는 한국에서 오신 손님 여러분,

친애하는 동료분들과 학생 여러분,

립시우스 빌딩에서 비디오로 이 자리를 함께 하시는 귀빈 여러분.

오늘 레이던 대학의 실장인 아카데미 빌딩에서 여러분들께 환영 인사를 드릴 수 있어 매우 기쁩니다. 우리는 오늘 탈북 시인 장진성님의 강연을 듣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전 세계의 기자단을 포함하여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이 강연을 위해 와 주신 것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듯이 이 강연은 국제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제 뒤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440년 전에 이 대학을 설립한 군주, 오렌지 공의 초상입니다. 그 당시 레이던은 스페인 군의 침략에 맞서 싸우며, 기나긴 포위 공격을 이겨냈습니다. 레이던 시민들의 이러한 영웅적인 저항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윌리엄 공은 이 대학을 도시에 선사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역사를 돌이켜볼 때, 자유가 우리 대학의 교육 이념을 상징한다는 것은 전혀 놀랄 만한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는 또한 '자유의 수호'라는 우리 대학의 모토에도 나타나 있습니다.

자유는 장진성님의 강연의 기조 원칙이기도 합니다.

자유는 또한 민주주의의 필수 전제입니다.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 자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 자신의 신념과 양심에 따라 투표할 자유가 전제되어야 민주주의가 성립합니다. 그러나 자유는 절대로 간단히 얻어지지 않습니다. 오늘날 북한의 상황을 통해 우리는 그것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역사도 자유를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1940년 11월 26일, 법대 학장이었던 루돌프 클레버링하는 나치에 맞서 유대인 동료 메이어즈를 옹호하는 강연을 함으로써 위대한 시민의 용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바로 이 장소에서였습니다! 그는 그 후 즉각적으로 체포됐고 수감되었습니다.

자유는 과학과 학문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것입니다. 이 자리에 있는 우리는 모두 대학이 자유가 보장될 때에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진리 탐구의 자유, 그리고 권력과 종료, 편견의 간섭 없이 가르칠 자유가 없다면 발전과 번영을 이룰 수 없습니다. 억압적인 북한 정권에 대한 이 특별한 학술회의와 우리가 자유를 얻은 목소리로부터 얻은 교훈은 이러한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는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하신 불들께 다음과 같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그리고 오늘 이 학술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여기에 와주신 여러분의 위대한 용기에 감사드힙니다. 여러분들은 자유를 되찾은 후, 조용히 그러나 끊임없이 조국의 안정과 평화, 자유 증진을 위해 노력해 오셨습니다. 우리는 여러분들이 이곳에 자리하신 것에서 희망을 봅니다.

장 선생님, 오늘 이 자리에서 강연을 해주셔서 영광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이 강연은 한국어로 진행되지만 동시 통역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강연 후에는 청중께 질문하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질의 응답 시간에는 인문대학 학장이신, 윔 반 덴 둘 교수가 수고해 주시겠습니다.

이제 한국학 교수인 렘코 브뢰커 교수께서 청중 여러분께 장진성 님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