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의원의 원내대표 '성적표'는 몇 점일까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3분 40초짜리 고별사를 남기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유승민 의원은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튀는' 발언을 많이 해 야당으로부터는 박수를 받았지만, 새누리당 일부 당원과 지지층으로부터는 '友軍(우군)답지 않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 한 예가 '청와대 얼라' 발언이다. 청와대 일부 직원들을 공격하며 "얼라들"이라고 비난한 것이다. '얼라'는 '철부지 어린 아이'를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다. 그렇다면 유 의원은 얼라같은 言行(언행)을 하지 않았는가? 그는 이임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그것은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였습니다.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헌법의 가치를 지키고자 했다'고 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劉 의원은 違憲(위헌) 논란이 제기되었던 국회법 개정안을 야당과 합의함으로써 '헌법정신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까지 불러오게 했다. 이는 삼척동자도 예상할 수 있을 만한 결과였다.

그런 면에서 劉 의원의 말과 행동은 일치하지 않는다. 여당 원내대표는 집권당을 대표해서 고도의 전략과, 현명한 판단으로 與野협상에 임해야 한다. 야당의 당리당략적인 꼼수를 격파하고, 국민을 위한 民生정치를 실현하는데 앞장 서는 직책이 원내대표 자리인 것이다.

劉 의원은 과연 그렇게 했는가? 가벼운 처신으로 여당 내에서는 분란을 일으키고, 야당으로부터는 박수받고 지지받는 게 '얼라'같은 짓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어떻게 보면 순진한 것 같고, 어떻게 보면 야당의 꼼수에 놀아나는 어리석음을 동시에 보였던 유승민 의원.

국민들은 그가 원내대표를 맡았던 지난 156일을 어떻게 평가할까? 개인적으론 그의 원내대표 성적표가 썩 좋을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

처신이 경박하면 쪽박을 차는 법이다. 떠날 때는 말 없이 떠나는 것도 멋져 보인다는 것을 잘 새겨 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