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콘 켜 놓고 피난을 하겠다는 주민들의 정신상태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은 역사적 교훈의 확인과 반성해야 할 몇가지 문제점을 남겼다. 남북고위급이 밤을 새워가며 접촉했지만 쉽게 접점을 찾지 못하고 다시 만났다는 것은 양측의 주장이 그많큼 팽팽했다고 볼 수있다. 북측이 우리의 요구에 대해 불응하며 상투적인 억지와 뻔뻔스러움으로 일관해 그들의 태도에 변한 것이 없음을 보여준 것이다.

공산주의자들은 자유진영이 유화책을 쓸 때 공격해 왔고 자유진영이 강공책으로 나오면 유화책을 쓰는 상투적인 태도를 이번에도 보여줬다. 우리 정부가 강경하게 나오니까 접촉을 제의하며 유화적으로 나온 것이다.

종편채널 등 일부 매체들이 마치 전쟁이나 일어나는 듯 호들갑을 떨며 국민들을 불안으로 몰아 갔다. 풋내기 시사평론가들의 어설픈 논평과 부정확한 정보제공은 위험수위를 넘나들었다. 특히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은 연천 등 접적지역 주민들의 대피소 풍경이었다.대피소 실내기온이 높아 선풍기로는 도저히 견딜 수 없다는 불평불만이 터져나온 것이다.전쟁은 최악의 상태에서 전개되는 극한 상황이다.

적의 기습공격을 피해간 대피소에까지 에어콘이 없다고 투덜거리는 모습이야말로 의아함을 넘어 지나친 호사스러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에어콘 켜 놓고 피난을 하겠다는 주민들의 정신상태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선풍기로도 부족해서 에어콘 켜 놓고 TV뉴스 시청하면서 대피하는 이런 주민들이 만약 전쟁이 일어나면 어떤 태도를 취할지 자못궁금하다. 평소 비상시 훈련에 숙달된 이스라엘이나 스위스 국민들도 이렇게 할까? 에어콘 밑에서 대피하고자 한 국민들은 자유대한민국에 대해 얼마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국군을 믿고 있는가? 비상사태에 대처하는 그들의 해이해진 태도는 과연 괜찮은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