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사문화연구원 소속 연구원이 8월 유적지
에서 발견한 작은 돌조각이 '사람 얼굴'과 비슷
하다는 이유로, 옛날 구석기인이 의도적으로 조
각한 것이라고 강하게 추정(거의 단정)하는 기사
를 조선일보가 2일 실었다. 물론 기사는, 일부 반
론(이의)도 소개했지만, 1면과 8면에 걸쳐 비중있
게 다루면서 거의 사실(구석기인의 작품)로 받아
들이는 투로 썼다.
하지만, 기사에 난 사진을 보면, 솔직히, 작은 돌
조각 표면에 그냥 두 세 개 흠이 나 있는 수준이다.
자연적으로 생긴 흠인지, 인위적 만든 흠인지는 확
실히는 알 수 없으나, 누군가 인위적으로 만든 흔적
이라고 쳐도, 사람 얼굴 모습을 의도하고 만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옛날 구석기인이 정말로 사람
얼굴을 조각하고자 의도했다면, 주변에 최소한 그
돌조각보다는 큰 돌조각들이 얼마든지 있었을 텐
데, 굳이 그렇게 작은 돌 조각(손톱 크기)을 들고
씨름할 이유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사 내용 중, '석기를 제작하던 중 몸돌에서 떨어
져 생긴 파편에 자연적으로 생긴 둥근 선을 얼굴
형태로 활용해 끝이 뾰족한 도구인 새기개를 이용
해 돌을 긁어서 눈과 입을 인위적으로 표현한 흔
적'이라는 한 연구원의 주장은 설득력이 낮아 보
인다. 똑같은 사물이라도, 사람에 따라 그 사물은
각기 다르게 인식될 수 있다. 똑같은 그림을 놓고
서도 어떤 사람은 '노파의 모습'으로 인식하고, 또
다른 어떤 사람은 '젊은 여성의 모습'으로 인식하
는, 심리분석用 그림 사례를 보더라도 그렇다. 기
사와 같은 논조라면, 달(月) 표면에 보인다는 '사람
얼굴 형상'(人面)도 인위적 흔적으로 봐야 한다. 아
울러 그런 식이면, 수석(壽石)을 취미로 하는 사람
이 모은 '사람 얼굴 형상 돌'들도 인위적 작품으로
봐야 하는 수가 생긴다.
신문에 난 사진을 거듭 살펴 보아도, 확실하게
'(구석기인의) 인위적 작품'이라고 봐줄 만한 단
서는 없어 보인다.
'특히 입술 중 인중이 파이고 양옆에 솟아 있는 봉
우리를 표현한 것은 이전의 구석기 예술품에선 찾
아볼 수 없는 사실적 표현 방법'
'현생 인류의 자의식과 표현력을 담고 있는 고고학
적·인류문화사적 발견'
'인간 얼굴을 표현했다는 건 '나'와 '우리'라는 존
재를 분명히 인식, 표현한 것'
이라는 등의 기사 중 언급은 때문에, 너무 나간(오버)
것으로 느껴진다. 기사가 '객관성'을 잃으면, 가벼워
질 수 있다.
조선일보가 2일, 기사('3만5000년 前 구석기人 얼굴, 단양서
찾았다')와 함께 게재한 사진.
동의하는 바 입니다. 저 돌조각을 90도로 돌려 세워 놓으면
그냥 아무것도 아닌 긁힌 자국으로 보입니다. 입이라 주장하는 홈의
위치도 왼쪽으로 너무 치우쳐져 있고,,,,,무엇보다도 코가 있어야 할
위치에 아무것도 없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