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업주라고 하더라도 그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을 뽑고 싶은 생각이 내키지 않을 것 같다.
아모레 화장품 회사에서 성공적으로 인턴 근무를 마친 자원 중에서 우수자를 가려내어 정규직원으로 채용하는 최종 면접 시험에서, 요사이 시중에서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에 대한 견해를 물은 것에 대하여 개인의 사상 검증을 했느니 뭐니 하면서 일부 언론에서 못 마땅하다는 식의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그러한 질문을 받은 인턴 사원이 밝힌 내용에 의하면, '얼마 전 박 대통령이 국회의 시정연설을 하면서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에 대하여 강한 추진 의지를 표명한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요지의 질문이었다고 했다. ​

그는 이 질문에 “역사를 바라보는 눈은 다양해야 하기 때문에 국정교과서는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할 수 없다”고 답했다면서 면접관이 “그래서 국정교과서 찬성이냐, 반대냐”고 다그치듯 물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A씨는 “국정교과서를 바라보는 제 시각은 다소 부정적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어떠한 왜곡과 미화도 없을 것’이라는 시정 연설을 국민들이 비판과 견제의 시각으로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답변을 내놨다고 밝혔다.

최종면접 결과 A씨는 탈락했다. 필자는 이 기사를 읽으면서, 취업난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면접시험에 100% 합격 비법을 가르치는 것으로 정평이 난 서울 시내 모 학원 강사의 강의내용이 순간적으로 떠올랐다.​

그 강사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노/사 문제로 한결같이 고심하고 있기 때문에 애써 채용한 직원이 혹시라도 강성 노조원이 될 소지가 없는지를 미리 파악하기 위하여 피면접자의 노조관에 대해서 묻는다. 질문은 받으면, 무조건 '노조는 국가 발전의 걸림돌이고 기업에서 만악(萬惡)의 근원이기 때문에 존재할 필요가 없습니다. 본인 의사로 노조 가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면 저는 결단코 노조에는 가입하지도 않고, 아니 노동조합 곁에도 가지 않겠습니다.'고 답변하라. 다른 질문에 실점했더라도 최우선적으로 합격시켜 준다.

교육받은 대로 답변을 해서 합격한 사람의 면접 성공담을 ​읽고 실소를 금치 못한 사례가 있다. 그렇더라도, 기업이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와 관련, 개인의 신념을 묻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현재의 대부분 검인정 한국사 교과서는, 기업이 국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나라 발전에 기여하고 실업을 해소하는 등 순기능 측면은 도외시하고 정부의 특혜하에서 정경유착의 비리로 ​전태일과 같은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부정적 측면만 주로 부각시켜서 배우는 학생들에게 울분으로 계급투쟁을 간접적으로 조장하는 등 비뚤어진 기업관을 기술하고 있는데, 이런 교과서를 바로잡는 문제는 기업이나 기업가 입장에서는 실로 지대한 관심사항이고 기업의 이미지 쇄신과 관련된 민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

기업이나 기업가에 대하여 반듯한 인식을 갖고 있는 젊은이를 뽑고자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결코 무관하지 않은 한국사 국정화 문제를 물어볼 수도 있는 것 아닌가 !

그 인턴 사원이 불합격이 그의 국정화 관련 답변 때문에 떨어졌는지는 불명확하지만, 내가 기업주라고 하더라도 그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을 뽑고 싶은 생각이 내키지 않을 것 같다. 뽑아 놓으면 그가 사내에서 어떻게 활동을 할 것인지 그려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