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법을 참고하려면 법이 실효성을 제대로 담보할 수 있도록 핵심 조항을 포함해야지, 정치적으로 타협하려고 빈 껍데기만 모방하여 유명무실한 법을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복면을 착용한 시위자들의 불법 폭력 시위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럽다. 전 국민이 TV 를 통하여 지켜보는 시위 현장에서 공공연하게 불법을 저지르고 그 난폭성이 가히 폭도화 수준인데도, 다수의 위력과 쇠파이프 등 흉기를 소지하여 접근을 불허하는 가운데 그나마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관계로 범법자들의 신원 파악마저 불가한 실정이다.​

불법 시위자들의 불법 행위는, 폭력 행사로 인명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쇠파이프, 새총과 실탄용 쇠구슬, 각목, 벽돌 등 흉기와, 경찰 장비를 파괴, 방화,소각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시너와 같은 유류통을 시위 군중들이 사전에 휴대하고 참가하여 시위 허가 구역을 벗어나서 공권력이 설정한 경찰 제지선(POLICE LINES)을 위력으로 돌파하고 대중 교통을 방해하고 시위대를 저지하는 경찰관들을 쇠파이프, 각목, 벽돌과 화염병, 쇠구슬을 투척하여 폭행하는 것은 상시적으로 다반사이고, 포위 고립된 소수 경관들을 다수의 위력으로 끌고 가서 린치(LINCH)를 가하고 경찰 장비를 빼앗는 사례까지 드물게 발생하며, 경찰 차량에 투석 및 방화 파괴뿐만 아니라 밧줄을 연결하여 견인하는 가히 광란 수준에 도달하였음을 전국민들에게 생생히 보여주었다.

범법자들을 뻔히 보면서도 경찰들이 이를 제압하지도, 체포하지도 못하는 공권력 무력화로 대한민국이 무법천지가 되는 것을 거의 매번 보게 되는 대다수 국민들은 분노하고 불법 폭력 시위를 차단하는 데 공권력의 강력 대응과 뭔가 근원적인 해결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

현장에서 체포가 불가하다면 CCTV나 카메라에 찍힌 사진을 근거로 사후에라도 체포하고자 해도 복면을 착용한 이상 신원 파악이 불가한 관계로 정부에서는 외국의 사례를 참고하여 시위에서 복면을 착용하고 불법을 저지르는 것을 처벌하는 이른바 '복면착용 금지법'을 제정하여 폭력 시위를 근절하고자 하고 있다. ​

그런데 불법 시위를 단골로 자행해온 일부 노조 세력과 시민 사회단체, 야당, 일부 종교인, 좌익 성향의 언론들은 인권 유린과 집회, 시위의 자유를 제약하고, 헌법 정신에 위배라는 황당한 이유를 들어 '복면착용 금지법'의 입법화에 극렬 반대하고 있다. 심지어 복면 착용을 금지하는 나라는 극소수 예외적인 몇 나라에 불과하다고 오도하기까지 한다.

​이 문제가 부각된 후에 외국에서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필자가 파악한 바로는,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다음 13개국 정도가 시위에서 복면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노르웨이, 스페인, 덴마크, 오스트리아, 스웨덴, 스위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

복면착용 금지법을 적용하는 나라들은 민주주의가 발달하면서도 시위가 빈번한 北미주와 西北 유럽​ 선진국들. 그리고 대중들의 집회에 의한 직접 민주주의 방식으로 군중들이 모여서 의사 표현이 빈번한 유럽 3개 중립국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음이 이채롭다. ​

군중들이 폭력 시위를 자행할 기미만 보여도 한 때 가차 없이 무자비하게 군중들을 구타하고 심지어 발포와 장갑차의 동원마저도 주저하지 않았던 구 소련의 악명이 높은 유산을 물려받은 사회주의권 국가 러시아나 우크라이나가 복면 금지법을 만든 이유는, 시위 군중뿐만 아니라 워낙 빈번한 은행이나 노상 강도와 같이 범죄 예방에 초점을 맞춘 측면이 큰 것으로 보여진다. ​

이런 이슈가 대두될 때마다 우리 국민들은 매번 미국을 기준으로 삼으려는 경향이 많고 미국의 사례를 궁금해 한다. ​

미국이 처음 '복면 금지법(Anti-mask laws)'을 만든 것은, 20세기 중반 흑인을 포함한 유색인종들을 대상으로 폭력, 살인 방화를 자행하던 악명 높은 백인 비밀 결사조직 KKK 가 안면부 전면을 가리는 백색 두건을 쓰고 극성을 부리자 이들의 신원 파악을 목적으로 여러 주(州)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제정을 하게 된 것이 기원이다. ​

우리나라의 '복면 금지법' 반대론자들 중에는, 미국은 각 주마다 집회/시위법이 다르기 때문에 '복면 금지법'도 극히 일부 주에만 있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사람이 없지 않다. ​

확인 결과 사실과 다른​ 주장이었다. 미국의 '복면 금지법'은 미국 전역에 꼭 같은 효력을 갖는 '연방법'이 아니라 각 주(州)마다 그 주의 특성에 맞춰서 개별적으로 제정한 법률임은 틀림 없고 따라서 동 법이 제정된 시기도 주마다 다르지만 오늘 날은 50개 모든 주에서 동 법이 적용, 시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각 주마다 독립된 '복면 금지법'을 만들어 적용하는 관계로, 금지하는 위장 수단의 범위, 금지 시기, 금지 장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범위, 처벌 강도(强度)가 각 주마다 제각각이다.

가령 단순히 복면용 마스크, 후드의 착용만을 금지하는 주가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상당수 주들은 위 두 가지 외에 위장용 수염, 신원 파악을 어렵게 하는 얼굴에 염색, 고무나 실리콘으로 만든 타인의 얼굴 모형을 써서 변장하는 것까지 꼼꼼하게 금지하고 있다. ​

​박근혜 정부는, 야당과 노동조합, 일부 시민 사회단체 및 언론에서 '복면 착용 금지법'의 제정에 강력히 반대하자, 복면을 착용하고 시위에 참가하는 것은 허용하되, 다만 복면 착용자가 불법을 저질렀을 때만 처벌하는 방향으로 입법하겠다고 물러섰다. ​

정부의 후퇴는 결국 '복면 착용법'을 무용지물로 만들게 될 것이다. 가령 복면을 착용한 시위 군중이 벽돌을 투석하여 경찰관을 죽인 후 시위 군중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면 누구의 소행인지를 경찰은 말할 것도 없고 시위 군중들 스스로도 알 길이 없는데 어떻게 살인자를 잡고 법을 집행할 수 있겠나? 결정적 허점이 있는 법은 만들어도 유명무실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법을 참고하려면 법이 실효성을 제대로 담보할 수 있도록 핵심 조항을 포함해야지, 정치적으로 타협하려고 빈 껍데기만 모방하여 유명무실한 법을 만들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미국은, 신분을 숨기거나 위장하기 위하여 복면이나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시위에 참가하여 불법을 저지를 때만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상태로 거리로 나오거나 공공장소에 등장, 시설물에 출입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

시위 장소에 신원을 감추고 참가하는 것은 불법을 저지르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원천적으로 불법화하고 있다. 이 점이 우리가 만들려고 하는 법과 근본적으로 차이점이다. ​

복면이나 마스크, 가면을 써서 신원을 위장한 상태로 수많은 시위 군중 속에 숨어들어가기 전에 길목을 지켜서고 있다가 위반자를 발견하는 즉시 격리 체포하여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그렇게 하는 것이다. ​

시위 참가는 고사하고 집 밖으로 나오는 것 자체를 원천 봉쇄하여 신원을 속이고는 집회에 참여할 마음조차 먹지 못하게 하는 미국 법과 비교한다면 앞으로 우리나라가 제정하려는 법은 보나마나 유명무실하게 될 것임은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법의 제정마저도 반대하고 있으니….​

미국은 ' 복면금지법 ' 을 위반한 사람들에 대하여 대부분의 주가 경범죄로 처벌하고 있고 일부 주만이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경범죄로 처벌한다고 하니 처벌 자체는 대수롭지 않은 솜방망이 처벌로 오인하기 쉬운데, 단순히 복면을 착용한 경범죄인 경우도 범칙금이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기백만 원에 달하고 반드시 체포되기 때문에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님은 이를 피하려고 위반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음에서 쉽게 알 수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처럼 복면 착용자가 신원이 드러나지 않는 점을 악용하여 경관을 폭행하거나 시설물을 파괴할 경우, 그 앞에는 굉장히 무거운 형사 처벌이 기다리고 있다.​

제복을 입었거나 경찰임을 알 수 있는 뱃지를 부착한 경찰관을 단순 폭행할 경우 최소한 3~10년, 그 경관이 부상을 입었을 경우는 15~50년, 죽었을 경우는 무기 징역이나 사형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은 법관만 심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공권력이 도전받고 위험에 처할 경우, 정당한 발포라는 지엄한 대응수단으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에 시위 현장에서 경찰관 폭행은 웬만해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실제로 1960년대 후반 월남 파병 반대 시위에서 경찰관에게 돌을 던졌다가 총을 맞아 죽은 대학생들 사례에서 보듯이 국가의 안녕과 질서 유지, 그리고 시위와 무관한 더 많은 시민의 권리보호 차원에서 시위 참가 개개인의 자유도 규제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증명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

복면 착용법 위반자에게 체형을 허용하는 대표적인 주로는 루이지애나를 들 수 있는데 그 형량은 최저 6개월에서 최고 3년 범위 내에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

참고로, 미국의 각 주에서 거리에 활보시에도 신원 파악이 곤란한 분장(마스크나 후드, 가면 등)을 할 수 있도록 인정하는 예외가 비교적 많은데 몇 가지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가면 무도회, 할로윈 데이 등 가면이 허용되는 경축 파티 참가
2. 카니발 퍼레이드 참가
3. 안면 함몰 등으로 보기가 흉칙하여 대중에게 혐오감을 주는 경우(의사의 허가증 소지) ​
4.착암기, 목공, 용접 작업 등 안면이나 안구의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5. 독극물, 독가스 등을 취급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6. 범죄자의 유죄를 입증하는 법정에서 피고인, 피의자에게 불리한 증인으로 출두할 경우
7. 역사적인 인물(임금, 쾌걸 조로)이나 복면을 한 은행강도로 분장이 불가피한 영화/연극 배우​
8. ​수중 다이버, 낙하산 강하, 행/패러 글라이딩시
9. 의회나 집회 등에서 종교적, 혹은 이념적으로 과격한 시민들의 살해 위험이 내포되 있는 발언이나 연설을 해야 하는 연사의 신원을 보호할 필요가 있을 때
10. 조직 범죄의 수괴나 테러범 호송임무를 수행하거나 범죄자나 테러범 저격 임무를 수행하는 간수나 저격병의 신원이 노출될 경우 보복 범죄의 대상이 될 우려가 있을 때​
11. 언론이나 대중에게 ​신원이 노출되면 임무 수행이 어렵다고 기관장이 인정한 수사/방첩 요원(필요시)
12. 기타 등등 ​​

정당한 이유 없이 신원을 감추고 시위에 참가한다는 것 자체가 불법이나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명백한 의도의 표명이다. 미국의 예를 참고하여 '복면 금지법'을 제정할 것이라면 야당이나 일부 시민사회단체, 언론이 반대한다고 유명무실한 법을 만들 것이 아니라 미국처럼 복면을 착용할 생각 자체를 아예 할 엄두가 나지 않도록 강력하고 실효성 있으며 제대로 된 법을 이번 기회에 만들어서 불법 폭력 시위를 대한민국에서 영원히 추방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