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유통경로를 확인하면 사이다 농약 사건 범인을 확정하기가 쉽다. 만약에 박 할머니가 범인이라면 제정신이 아닌 치매성향이 있을 것이다.
緖.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의 피고인 박모(82) 할머니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본 사건을 보고 25년 간 농약사를 했던 입장에서 한 마디 한다.

과연 범인은 박 할머니일까 하는 것이 핵심인데, 그렇다면 핵심의 농약 메소밀을 어디서 구했을까. 농약사로서는 매우 궁금하다. 본 농약은 이미 생산 중단된 지 3년 정도가 지났고, 2015년 기준으로 전국 농약사에서 판매하지 않는 농약이다. 현재로선 농약사 업자들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사법기관에서 열심히 조사를 해서 무기징역을 선고했겠지만 의문점이 하도 많아 농약 판매자 입장에서 써본다. 혹시 사건 관련자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本.

1. 농약은 어디서 구했나.

메소밀은 고독성 농약으로 3년 전부터 (정확한 년도는 아님/모든 고독성 농약 생산중단) 생산이 중단되었고, 유효기간 동안 시판할 수 있는 농약이다. 그런데 2015년도에 사실상 구입할 수 없는 농약이고 농약업자들도 구하기가 어렵다.

간혹 유효기간이 지난 농약을 농약사가 보관하고 있을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전국적으로 거의 고갈 되었다. 원래 메소밀(란네이트)는 농민이나 농약사에서 주요 농약으로 취급을 하지 않은 농약이다. 90년대 초까지 진딧물 농약으로 각광을 받다가 약효가 탁월한 니코틴계 코니도가 출시되고 메소밀이 사라졌다. 전국적으로 메소밀을 보관하고 있는 농약시판상이 거의 없거나, 그리고 농가에 보관하고 있는 재고 메소밀 농약도 거의 없을 것이다. 현재 경북 청도군의 경우, 메소밀을 재고 보관하고 있는 농가는 특별한 경우 아니고는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할머니가 범인이라면 지금은 이토록 귀해버린 고독성 메소밀 농약을 어디서 구했을까.

2. 메소밀은 어떠한 농약인가.
1) 主적용 대상 해충이 진딧물이다. 진딧물 이외는 해충(벌레)를 잘 죽이지 못한다. 그리고 메소밀 단용으로 진딧물을 잘 죽이지 못한다.
2) 메소밀의 특성:속효성이다. 농약 살초 후 15분 이내 진딧물이 죽는다, 현재 보통 진딧물 농약은 1일~4일 정도 걸리나 메소밀은 살포 후 15분 이내 똘똘 떨어진다. 또 진딧물이 죽어가다가도 다시 살아난다. 죽어가는 진딧물이 죽어야 하는데 죽다가 살아 나는 것이 메소밀의 특성이다. 그러므로 농가에서는 주목 받지 못하는 농약이다.
3) 메소밀을 많이 사용했던 시기는 90년 초 코니도 출시 前이다. 90년 초까지 효과가 좋은 진딧물 농약이 없었다. 당시 과수 농가에서는 진딧물 때문에 아주 어려운 시기였다. 농약사 처방도 어려워 두 가지 이상 살충제를 혼용해서 살포해야만 진딧물을 방제할 수 있었다. 그러던 것이 92년도부터인가 니코틴계(담배에서 합성물) 코니도가 시판되면서 메소밀(카바이트계), 아시트(유기인계), 델타네트(카바이트계) 등이 사라졌다. 지금도 아시트는 소량 생산은 하고 있지만 진딧물 농약으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4) 고독성 농약을 정부에서 생산 중단시키고 이 고독성 농약 때문에 농약시판상이 아주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5)메소밀 적용 등록은 고추, 배추, 사과에 진딧물과 담배나방약으로 등록되어 있었다. 해독방법으로는 아트로핀(해독약)이 있으며, 팜(해독약)은 사용하지 말라고 기술되어 있다.
6) 고독성 농약 메소밀이나 기타 고독성 농약은 유통금지로 구입하기가 어렵다. 박할머니가 만약에 메소밀 농약을 구입했다면 자신이 2015년도에 구입한 것이 아니라 수년전에 구입해서 창고에 방치하고 있다가 이번 사건에 사용했을 수도 있다.
고독성 농약 판매금지로 농약사에 할머니가 농약을 구입하러 오더라도 판매하지 않는다. 시골 할머니에게 고독성 농약을 판매할 농약사가 없다. 왜냐 하면 비록 재고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아주 친한 사이가 아니면 판매하지 않는다. .

3. 메소밀로 할머니를 죽일 의도로 사이다에 투입했을까.

보통 농민들은 그라목손을 먹으면 죽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일반농약은 죽는지 안 죽는지 인식을 하는 농민은 거의 없다. 그러니 할머니들 수준으로는 메소밀이라는 농약이 어떠한 독성을 가지고 있는지 대부분 모른다. 할머니뿐만 아니라 농민들도 농약성분에 대해서 잘 모른다. 만약에 박할머니가 메소밀을 사이다에 투입했다고 하더라도 사람을 죽일 의도는 전혀 없다고 생각된다. 왜냐 하면 메소밀이 사람을 죽이는지 안 죽이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4. 일반적으로 농촌 노인회관에서 화투를 치는데 말싸움을 좀 했다고 사람을 죽이려 하지 않는다. 농촌에 살다보면 동네 사람들끼리 싸움을 한다. 그렇다고 죽일 정도는 아니다. 감정은 남겠지만 사람을 죽일 확률은 0.0001%도 없다. 이것이 농촌의 정서다.

5. 농촌 노인회관에서 특정인을 죽이려 사이다에 메소밀을 탈 수가 없다. 대부분 농촌 노인회관 할머니 방의 경우는 10~15명이 대부분이고 평소 5~10명 정도가 모인다. 이 경우 5~10명이 모인다면 미운 사람도 있겠지만 친한 사람도 있다. 친한 사람은 도시의 경우와 달리 친인척들이다. 죽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 있다. 동시간, 숙질간 등 특정 인맥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누가 마실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이다에 독극물인 메소밀을 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 만약에 농약탄 사이다를 마시려 하면 마시지 못하게 말릴 것이다. 이것은 인간본능이다.

6. 119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시골 할매들이 119라는 것을 모른다. 이것을 두고 범인을 박할머니라고 단정을 하는 것은 무리다. 또, 사고 할머니를 방치했다는 것은 사태가 이지경이면, 특히 본인이 훨체어 구동차를 타는 정도면 정신이 없는 사람이다. 정신없는 사람을 두고 법인이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

7. 범인을 박할머니로 확정하려면. 메소밀 구입처를 확보하여야 한다. 이것은 어렵지 않다. 대부분 농약구입은 자신들이 사는 인근 농약사에서 구입한다. 다시 말하면 읍면소재지에서 구입한다.

특히, 메소밀은 진딧물 농약이므로 할머니가 농사를 지을 때, 즉 아들이나 할아버지가 농사를 지을 때 메소밀을 구입한 적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농약사에는 대게 수년간 농약 판매한 자료를 가지고 있다. 사건에 휘말리기 싫으니 판매했더라도 하지 않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박할머니 댁에서 농사지을 당시에 농업규모나, 농작물 재배품종 등을 조사해보면 최근에는 메소밀을 구입한 적이 없지만 농사지을 당시에는 메소밀을 구입하고 창고에 메소밀이 재고로 보관 되고 있을 수 있다.

2015년까지 메소밀액제 500ml이 한 병이라도 남아 있었다면, 당시 농사 규모가 최소한 과수나 채소류 재배면적이 2000평 이상은 된다. 그렇지 않다면 메소밀이 박할머니 댁에 있을 수 없다. 2000평 이상 과수나 채소류를 농사를 지었다면 박할머니 주거래 농약사가 반드시 있다. 가령, 10년 전에 메소밀을 구입했다고 하더라도 주거래 단골 농약사 장부를 보면 기록되어 있을 것이다. 경북 대부분 농약사는 90%가 컴퓨터로 농약거래판매 장부를 기록하므로 자료를 찾기가 쉽다.

농민들의 농약 거래를 보면 거래처를 쉽게 변경하지 않는다. 2000평 이상 농사를 지었다면 10년 동안 주 거래처를 바꾸었다고 하더라도 두 곳 이상이 아니다. 그러므로 박할머니 댁이 농사를 지을 때 어느 농약사에서 농약을 거래했는지는 사건 동네 사람들은 대게 알고 있다.

그리고, 메소밀 농약병을 경찰이 찾은 것으로 나오는데, 농약병에 제조년월일이 기입되고 유효기간이 표시되어 있으므로 제조연월일을 기준으로 수사를 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농약회사에 유통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 농약병에는 고유 넘버가 있으므로 농약 유통경로를 찾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 유통기간이 오래된 것이라도 농약회사에서는 알 수가 있다.

농약병에 할머니 지문이나 DNA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으로 할머니가 치밀하게 지문을 은폐했다고는 볼 수 없다. 박카스병 역시 마찬가지다. 박카스병도 농약과 같이 유통경로를 알 수 있는지 모르겠는데, 농약은 확실히 유통 경로가 농약회사에 보관되어 있다.

만약에 문제의 메소밀 병이 사건 면소재지에서 유통된 것이 아니고 타 지역이라면 범인은 박 할머니가 아닐 수 있다는 얘기다.

結.

농약유통경로를 확인하면 사이다 농약 사건 범인을 확정하기가 쉽다. 만약에 박 할머니가 범인이라면 제정신이 아닌 치매성향이 있을 것이다. 박 할머니가 범인이라고 하더라도 사람을 죽일 의도는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5년 농약사 kimsunbee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