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지 않고 이기는 전략이 최상책이다.’  굳이 손자병법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 말은 만고의 진리다. 국가가 군대를 양성하고 상비군을 두는 이유는, 적국이 아국의 강력한 군사력이 두려운 나머지  침략 할 엄두가 나지 않도록 억제력을 갖는 것이며, 그럼에도 적국이 오판하여 침략해온다면 이를 격퇴 섬멸하기 위한 것임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지구상의 모든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육, 해, 공 3 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3 군 중 어느 군을 가장 중요시하고 비중을 둘 것이냐에 따라 국방 자원의 배분 우선순위나 예산 투입액이 달라지게 된다. 지상군은 인류가 생겨난 이래 전사들이 양성되는 순간 가장 먼저 출현한 군대이고  곧이어 항해술이 발달하게 됨에 따라  해군도 생겨났지만  공군의 출현은 항공기가 발명된 최근 100 년 정도의 짧은 역사를 갖고 있다.

국방 자원의 배분 우선순위는  과거에는 물론 최근까지도 지상군 우대 현상이 전 세계 상당수의 나라에서 보편적인 현상이지만, 근래에 들어 선진국, 특히 군사 강대국을 중심으로 해군이나  공군 중심으로 그 사조나 양상이 바뀌어 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살펴보자.

155 마일 휴전선은 남북한 지상군들이 빽빽하게 진지를 구축한 상태로 대치하고 있다. 일단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할 경우,  북한군이나 국군이 휴전선을 돌파하여 남진하거나 북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쌍방은 요새화된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 일단 전쟁시에 진지화된 적 진영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공격군 병력 숫자와 화력이 수비군보다 3배 이상 월등히 강해야만 겨우 가능하다고 군사 전술학 교범에는 나와 있다.

이를 한반도에 대입하면, 현 상태에서는 인민군이나 국군이 휴전선 상에서 상대방 진영을 돌파하여 진격하는 데는 너무나 엄청난 희생이 따르고  어쩌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결국 이런 휴전선의 교착 상태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진지화된 병영을 우회하여 적 후방 깊숙이 침투하는 방식을 쓰게 되는 데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상륙군(해병대)과 공수 특전단을 양성하는 것이다. 공산 독재자들이나 근현대사에서 전쟁을 일으킨 국가 지도자들은  일종의 강박관념에 사로 잡힌 정신병자들이었던 것 같다.

히틀러나 모택동, 스탈린, 김일성 같은 독재자들은 전쟁을 일이키고 자기 부하 병사들이 수십만, 수백만 명이 죽어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전쟁을 계속하고 항복하지 않았다. 독재자 자신의 신변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은신처까지 적군들이 접근하여 숨통을 조여와도 항복하지 않았다. 자기만 죽지 않으면 부하들이 아무리 많이 죽어도 상관없다는 비정한 인간들이었다.

결론은 이런 독재자들과의 싸움은 독재자의 수하 병력을 격파하는 것으로는 종전을 기대할 수 없고 독재자를 죽여야만 전쟁이 끝난다는 것이다. 히틀러가 죽자마자 독일이 항복한 것이 좋은 예이다. 김일성이나 김정일, 김정은도 마찬가지다. 그는 수 천, 수만 명의 인민군이나 인민들이 몰살당하더라도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3호 청사와 인민 무력부가 불타고 김정은 공관이 폭격을 받아서 그 자신이 죽거나 부상이라도 입어야 전쟁 의지가 꺾이고 꼬리를 내릴 것이다. 지상군이 인민군 최후의 일인까지 격멸하는 소모전을 위한 군대라면 공군은 적 중추 신경을 마비시키고 적 수뇌부를 폭격함으로써 적의 수괴의 명줄을 일거에 제거하여 적 지휘부가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못하도록 하여 항복하게 만들거나 적들로 하여금 전쟁 의지를 말살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양성된 군대다. 육군이 장기전을 목표로 한다면,  공군은 단기전, 속전속결로 전쟁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늘 날 군사 전략가, 심지어 육군의 수뇌부까지도 공군이 강해야 전쟁을 조기에 종식시키고 지상군은 물론 무고한 국민들의 인명 손실이나 피해도 궁극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라크 전이나 아프간 전을 통하여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국방 자원과 예산을, 그 동안에는 육군 중심으로  배분했지만 이제부터는 공군과  3면의 바다로 둘러싸여 병참선을 보호하고  바다 건너로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대양을 지켜야 하는 해군에 우선권을 두고  더 많이 중점적으로 배분되어야 한다는 점은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6.25 전란 자체가 한반도 내에서 밀고 당기는 지상전 중심의 전장이었다. 전쟁 물자의 수송과 같은 병참선이나 제공권의 문제는 유엔군(미군)이 담당하고 우리는 그저 장정들을 동원하여 지상 전투에 투입하는 지상군 체제에 전념했다. 종전 후에도 육군 출신이 장기간 국가 원수직인 대통령을 역임하고 국군 통수권자 역할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군사 체계도 육군 중심의 지상군 제일주의로 흘러갔다. 많지 않은 국방 자원의 배분도 각 군이 갖는 역할의 중요성에 비례함이 없이 육군의 양성에 최우선적으로 중점을 두게 된 결과 해군이나 공군은 덜 중요시되었다. 같은 지상군 중에서도 해병대의 전력 구조나 무기 현대화는 육군에 못 미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런 가운데도 얼마 전 연평도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당시 국방장관 김관진은, 북괴가 다시 도발해온다면 우리의 막강한 공군력으로  북괴에 치명적 타격을 입히겠다고 공언하였다. 마치 우리 공군이 어떤 난제도 해결 가능한 무소불위의 해결사나 되는 것처럼 공군력으로 대처하겠다고 큰소리쳤다. 공군에 과연 북한군의 장사정포나 야포 진지를 섬멸할 수 있는 적합한 무기가 있는지, 있다면  얼마나 많은 공대지 무기가 있어서 북한의 포병 무력을 얼마나 무력화시킬 능력이 있는지, 그리고 공군이나 전투기, 폭격기에 대하여 육군 출신 국방장관이  얼마나 알고 저런 호언장담을 하는지 다소 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도 한 때는 육군의 최고 지휘관(합참의장)으로 지상군 제일주의를 부르짖고 공군이나 해군에 대한 자원 배분에는 무관심하거나 그나마 뺏어다가 육군의 정예화만을 부르짖던  인물임을 필자는 기억한다. 평소에  공군 전력의 극대화를 위한 예산 투자에는 인색했던 그가 국방 수뇌가 되어서 공군이 북괴에 대한 보복 타격에 절대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믿고 있다면  언젠가는 실망하고 국민들에게도 허언을 한 데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공군이 그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점을 알면서도 그랬다면 이는 더 큰 국민 기만이 아닐 수 없다. 적을 아는 것 이상으로 아군의 역량을 제대로 알아야 백전백승한다고 했다. 김관진 국방 장관이 우리 공군의  능력 역량을 기대 이상으로 과대평가하는 것은 고맙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도 우리 공군의 능력 한계가 국민 기대를 충족시킬 만큼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을 내심 알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현 여건 하에서는 우리 공군은 북한의 미그기를 제거하고 제공권을 장악하는 데는 어느 정도 충분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금번 사태와 같이  포격전을 벌이는 지상군의 표적(야포, 장사정포, 다연장포)을 섬멸하는 데는 많은 제약이 따르고 극히 제한적인  능력만 갖추고 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연평도 피격사건과 같은 포격전이 재발할 경우 김 국방장관은 우리 전투기가 출격하여  적의 포진지를 강타하여 우리 영토나 영해로 북한의 포탄들이 더 이상 날아오지 못하고 침묵하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국민들이 갖도록 호언장담을 했다.

전임 김장수, 김관진을 비롯하여 현재 한민구 국방장관에 이르기 까지 공군에 그럴 여력이 없음을 잘 알 것이다. 그들이 그런 무기를 구입할 예산을 공군에서 요청해도 거의 배정하지 않은 장본인들이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이 정도도 모르는 인사들이 국방장관 직을 수행했다면 이 또한  대한민국의 불행이자 역대 대통령들의 무능이거나 관심 소홀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연평 포격전의 문제점은 적이 포로 도발하였음에도 적의 포를 부수지 못했다는 점과 우리 자주포가 적 포진지를 정확하게 가격했는지 확인이 불가능하여 비지향 포격(대충 목표물을 향하여 무조건 갈기고 보는 장님 모기 잡기식 사격)을 했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공군이 개입할 수 있는 역할은 두 가지다.  그 첫째 하나는, 우리 해병대가 발사한 포가 정확하게 목표물을 맞히고 있는지, 빗나갔다면 좌표를 수정해줘서 포의 발사 각도를 조절하여 후속 포격에서 명중타를 날릴 수 있도록 조언을 하는 역할일 것이다. 이 역할을 공군에서 수행하려 한다면 UCAV(Unmanned Combat Aerial Vehicle) 라는 소위 프레데터 무인기가 필요할 것이다. 이 무인기는 옹진반도 쪽에서 휴전선 상공에 띄워서 우리 포의 탄착점을 항공사진으로 촬영하여 실시간으로 연평도 해병 포진지로 영상 송신할 수 있었을 것이며, 한 발 더 나아가 무인 정찰기에 장착된 미사일로 적 포진지를 직접 파괴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 공군은 2010년 이후 UCAV를 확보하려고 몇 차례 예산 확보를 상신했지만 우선순위에 밀려서 반영되지 못하다가 2014년도에야 이스라엘제 헤론-1 무인기를 도입하기로 방침이 결정되어 조만간 도입될 것이라고 하니 늦은 감이 있지만 불행 중 다행이다. ​

우리 공군은 만능 공군이 아니다.  제한된 국방 자원만을 배분받은 공군은  적 공군력을 제압하는 데에만 그 여력을 투입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을 정도로 빈약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보유한 폭격기(전폭기)의 용도는 무엇이며 공대지 미사일은 뭐 하러 보유했는가는 의문이 들 것이다. 공군에서 보유한 공대지 무기들은 적의 야포와 같은 자질구래한 목표를 분쇄하는 것을 1 차적인 목표로 하지 않는다.  야포나 지상 병력에 대한 공격은 어느나라 공군이든 공격 목표에서 최하위 순위에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

공군의  공대지 무기들은 북한의 전략 목표물에 대한 공격을 최우선적으로 한다.

적 수뇌부인 김정은 공관을 폭격하여 김정은과 그 가족을 죽여서 일거에 적의 항복을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미국의 리비아 가다피 공관을 폭격하여 그의 딸을 폭사시킨 것과 같이) 적의 중추신경인 3호 청사나 인민 무력부를 공격하여 일거에 적국의  군 고급 지휘관들을 괴멸시켜서 적의 전쟁 지휘를 마비시키는 역할, 혹은 적의 핵 기지를 폭파하여 일거에 수십만 명을 몰사시키고 방대한 적 영토를 오염시켜 항복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또한  적의 조병창이나 병기 공장, 탄약고,  식량창고와 같은 것을 폭파하여 전 인민군에 대한 군량미나 탄약 제공에 타격을 입도록 하는 보다 고차원적인 목표 공격을 최우선 목표로 한다. 아니면 적진의 압록강, 대동강, 청천강, 임진강에 설치된 댐이나 남포 갑문같은 것을 파괴하여 일거에 물벼락으로 적진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거나 수자원을 고갈시켜서 군수공장에 제공되는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있는 것이다.

또한 제공권 장악에 장애가 되는 적의 스커드 미사일이나 샘 미사일 사이트를 제거하는 임무도 부차적인 대지 공격 표적으로 한다. 그렇다면  지상군을 지원하는 공지 합동작전은 필요가 없으며,  공군은 공지 합동 작전 개념을 발전시키지 않는가? 물론 공군도 공지 합동 작전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그러한 합동 작전에 대비한 전술 개념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발전시켜 오고 있다. 그런데  공지 합동작전을 위한 공군의 필요한 기재를 확보하는 데 국군 통수권자나 육군 중심의 국방부가 얼마나 관심을 갖고 예산을 배분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금번과 같은 포 진지를 부수기 위해서 쓸 수 있는 공군의 무기들은  몇 가지가 있다. 그 첫째가  공대지  미사일이며,  스마트 포탄, 벙커버스터,  A-10 기 등이 가용 가능한 자원이다.

공대지 미사일은 가격이 최하 수억 원에서 최신예 미사일은 10억 원을 훌쩍 넘는다. 이러한 미사일은 수십기, 최고 백기 정도는 발사 가능할지 몰라도 무한정으로 발사할 숫자만큼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도 못하며 비용 대 효과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벙커 버스터 1기 가격이 북한의 장사정포나 야포 10 대 가격에 상당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타산이 맞지 않는다. 적의 야포나 다연장로켓을 분쇄하는 데 가장 좋은 무기는 A-10  대지 공격기만한 것이 없다고 본다. 원래 지상 무기인 적 탱크를 잡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전투기이지만 장갑차나 미사일 기지,  다연장 로켓포, 야포, 곡사포 등을 섬멸하는 데는 열화 우라늄탄으로 포대를 초토화할 수 있는 A-10 기 만한 것이 없다. 우리 공군은 A-10 기 구매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지상군 중심의 국방부의 예산 배정 우선 순위에 밀려서 이 요구는 번번히 좌절되었다.

허송세월 속에 A-10 기는 수명이 다하여 이제 곧 현역 무기에서 퇴장한다고 하니 구입할 시기를 놓쳐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기수 앞에 나와 있는 것이 탱크를 벌집 내는 30 mm 열화우라늄 탄을 발사하는 개틀링 기관포(총구 7 개에서 동시에 분당 960 발이 쏟아져 나온다.)로 탱크 한대 격파하는데 10 초 정도로 족하다. 열화 우라늄 탄은 개당 US $75 정도로 미사일아나 포탄에 비하면 극히 경제적이다. 무장 헬기와 비교해서 장점은, 제트 전투기이기 때문에 헬기보다 속도가 3 배 이상 빨라서 대공 화기(고사 기관총 등)에 피격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사막의 폭풍 작전에서 이라크 탱크 및 장갑차의 40 %가 A-10 기에, 25 %는 무장 헬기에 의거, 나머지 27% 정도는 미군 에이브럼스 탱크에, 나머지 5%는 일반 전폭기나 야포, 대전차 지뢰, RGP(대전차 수류탄)등에 의거 파괴되었다.   

그러면서도  공군에 거는 기대는 투입한 자원량에 비하여 무한에 가까우니  요긴하게 쓰일 무기도 확보해주지 않은 대한민국이 공군에 거는 기대나 꿈이 너무 야무진 것이 아닌가 싶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활용 가능한 레이저 유도가 가능한 스마트 탄이나마 보유하고 있는 점일 것이다. 비록 평소에  국민과 국방수뇌부의 무관심 속에서 빈약하게 성장해온 공군이지만 대한민국이 위기를 맞으면 그들은,  그들에게 투입한 국민의 혈세 이상으로 플러스알파의 역량을 발휘하여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국방자원의 배분 우선 순위를 지상군 중심에서 해공군 위주로 다시 짜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북괴의 비대칭 전력을 분쇄하는 데 필요한 공군의 신병기들을 확충하는 데  온 국민의 관심과 역량이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여 1년 끄는 동안 남북 쌍방 간에 군인과 민간인 500만 명이 죽을 것을 김정은을 골로 보내서 단 일주일 만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면 잘 양성한 공군 폭격기 한대가 500 만 명의 인명을 구해낼 수 있다는 기적에 투자할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지 않은가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