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을 나쁜 군상으로 몰고 미워하도록 부추기는 인간들이야말로 대책없이 어리석고 나쁜 인간들이다.
"연봉 1500만 원 직원서 325兆 굴리는 '금융 황제'", 어디 해외토픽인가 싶은 이 기사 제목의 주인공은 이미 알려진 미래에셋금융 그룹의 박현주 회장이다. 그는 한 증권사 샐러리맨으로 시작하여 금융업이 적성에 맞은 동료 몇 명과 어울려 나와 자산운용사를 설립하여 직접 금융업에 뛰어 들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18년 만에 국내 2위 증권사를 흡수하여 독보적 국내 1위 증권사를 세우는 성공신화를 썼다.

지난 9월 말 회계 기준으로 '미래에셋+대우'의 통합 증권사 자기자본은 약 8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2위인 NH투자증권(4조6000억 원)과도 엄청난 차이로 국내에서는 독보적이다. 사람이 어쩌다 한 번 성공하는 일은 누구나 기회를 가질 수 있겠지만 박 회장처럼 승승장구는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숱한 승부처에서 어찌 성공만 있었겠는가. 실패의 경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꺾이지 않고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그는 "미래에셋을 아시아 1위의 금융투자회사로 키워 모건스탠리, 메릴린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는 인생 목표를 밝힌 적이 있다. 현재 아시아 1위인 일본 노무라증권이 자기자본 24조 원대임을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고, 뜻을 이루기가 쉽지 않음은 분명하지만 결코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매력이 아니겠는가? 큰 사업에는 運도 따라야 하니 그의 壯途(장도)에 행운이 있기를 기원한다.

박정희 집권 이후 고도 성장기를 거치며 지금까지 수많은 기업들이 明滅(명멸)했다. 지금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는가 하면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많은 재벌기업들이 사라졌다. 1990년도 30대 재벌그룹 중 현재 해체 또는 주인이 바뀌어 있는 그룹들을 나열해 보면 '대우, 쌍용, 기아, 동아, 삼미, 한일합섬, 우성, 동양, 미원, 통일, 벽산, 태평양, 동국무역, 아남산업, 봉명' 등 15개나 된다. 생존율 50%인 셈이다. 이 외에도 영원히(?) 망하지 않을 것 같던 소주회사도 주인이 바뀌고 숱한 기업들이 사라지거나 주인이 바뀌었다.

우리 주변에는 흔히들 재벌과 서민을 편가르는 이들이 많다. 현재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빨리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노동관련법 등 중요 법안들을 두고 야당이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도 '親재벌법'이라는 것이다. 아주 꽉 막힌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알 수가 없지만 재벌이 번창하면 일자리가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 상식이다. 박현주 회장처럼 능력 있는 이들은 노력하여 스스로 재벌 반열에 오르면 되는 것이고, 그만한 능력이 없는 보통 사람들은 재벌이 만들어 놓은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생계를 의탁하면 된다. 재벌이 없으면 어디에서 일자리를 찾겠다는 것인가?

우리는 미국 같은 선진국에 비해 인구비례상 재벌(기업)들이 많이 부족하다. 일자리 부족의 큰 원인이다.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최근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율은 27.4%로 선진국의 10%대보다 월등히 높아 큰 문제로 지적이 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에 기업을 늘이는 것 외에 무슨 더 나은 수가 있을까?

그런데 기업은 아무나 세우고 아무나 경영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능력있는 사람들이 마음껏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 주고 국민들도 성원해 줄 수 있는 親재벌 정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악덕 기업인도 있지만, 악덕 서민도 있고, 악덕 종교인도 있고, 인간 사회에 어느 부류엔들 악한 인간이 섞여있지 않은 데는 없다. 괜히 서민 위하는 척, 재벌을 나쁜 군상으로 몰고 미워하도록 부추기는 인간들이야말로 대책없이 어리석고 나쁜 인간들이다. 부회뇌동하는 인간들도 어리석기는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