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신문 <日韓합의 이끌어낸 수면하 교섭> 기사가 사실이라면 윤 장관은 공무 수행에 다소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2015.12.31. 아사히 신문 <日韓합의 이끌어낸
수면하 교섭> 기사 중 일부는 이렇다.

<일본 정부는 당초부터, 한일간 국장급 협의를
통해서는 진전을 보기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
었다. 일본 외무성 국장이 직접 (아베)수상에게
경과를 보고할 수 있는 일본과는 달리, 한국의
경우 오직 對日강경론자인 윤병세(対日強硬論
者の尹炳世) 장관을 통해서만 박근혜 대통령에
게 日本측의 생각(의향)이 전달되기 때문이었
다.

이에 일본측 요청으로, 양국 정상의 뜻이 반영
될 수 있는 별도의 교섭 채널이 준비되어 금년
부터 본격 가동되었다. 일본측은 야치 쇼타로
(谷內正太郞) 국가안전보장국장을 내세웠고,
한국측은 이병기(李丙琪) 대통령 비서실장을
내세웠다.

이러한 수면하 접촉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양측(야치-李)은 서울의 김포공항 구내에서 협
의를 가진 일도 있었다. 23일, 한국 헌법재판소
가 日韓청구권협정 관련 헌법소원을 각하하자,
이날 오후부터 야치 국장과 이병기 실장은 본격
교섭을 시작해 심야까지 숙의를 하며 위안부 문
제 타결을 위한 합의사항의 큰 틀을 정했다.>

기사가 사실이라면, 문제는 가볍지 않다. 쉽게
말해, 주요 우방국(일본)이, "한국의 외교부는
상대하기 어려우니 별도의 대화창구를 마련하
기를 희망한다"는 요청을 해온 것이고, 여기에
따라 별도 창구가 마련되었고, 이를 통해 이번
타결이 성립되었다는 이야기다.

외교 수장이라면 모든 나라를 대상으로 다양한
안건을 원만하게 협의해 나갈 수 있어야 정상이
다. 만약 외교 수장이 특정국과는 코드가 아주
잘 맞는 반면, 다른 특정국과는 거의 원수지간
같은 관계로 지낸다면 이는 외교 수장으로서의
공무 수행에 다소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중요한 외교 상대는 현실적으로 미국,
일본, 중국이다. 그런데 위의 기사 내용 대로
라면, 현재 일본 정부의 '기피'(비토) 경향으로
한국 외교부는 중요 외교 상대인 일본과의 원
활한 외교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이러한 일본 정부의 평가('對日강경론
자인 윤병세')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외교부 수장으로 근무
를 시작한 윤병세 장관은 출범 초기에 굳이 밝
힐 필요도 없는 '외교 중요도는 美-中-日·러順'
이라는 식의 속내를 사실상 공표하며 일본을
불필요하게 자극했고, 그 이후로 줄곧 보여준
친중반일 행보는 세상이 다 아는 사항이다. 이
러한 장관의 스타일 때문인지 박근혜 정부의
對日 외교 논평은 심한 말로 북한의 조선중앙
통신 발표문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튼, 한국의 외교 수장이, 주요 우방국으로부터
사실상 기피대상(비토)으로 여겨지고 있는 현실
은 안타깝다. 사실 여부는 최종 확인 안됐지만,
2년 전에 아베 수상이 했다는 다음과 같은 발언
이 새삼 떠오른다.

"중국은 아직 이성적인 외교 게임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은 단지 어리석은 국가다. 박근혜
대통령이 일본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박 대
통령 곁에………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