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는 대단히 배타적이고 극단적이며 독선적인 이념이다. 인간이 배타적 독선이라는 마약에 도취되면, 합리적인 사고가 불가능해지고 妄想(망상)과 妄動(망동)을 일삼는 괴물이 되기 쉽다.

정신이 멀쩡하던 사람도, 최고의 지식인도 좌파가 되면 의식이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보편적인 진실이나 가치와는 전혀 다르게 변한다. 더 무서운 것은 평소에 온순하던 사람도 사회주의적 계급사관의 포로가 되면 특정 계층의 사람들을 무조건 증오하는 '증오의 화신'으로 돌변, 폭언과 폭력을 예사로 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좌파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유민주주의, 장구한 세월에 걸쳐 熟成(숙성)된 실용주의 문화 풍토, 합리주의적 전통이 거대한 느티나무 뿌리처럼 탄탄한 영국에도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한 좌파들이 있다. 천국에 살아도 지옥을 그리워하는 그 '괴물'들이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도 있다.

2015년 9월 영국 노동당은 제레미 코빈(Jeremy Corbyn ) 하원의원을 새로운 지도자로 선출하였다. 코빈의원은 영국의 反戰단체인 Stop the War(SW)의 의장 출신이다. 영국 사회주의 노동자당이 2001년에 설립한 SW는 전체주의적 極左(극좌)노선을 추구하고 있다. SW는 전쟁반대보다는 反서방(anti-West)에, 그 중에도 反美, 反英 투쟁에 치중하고 있다. 이 단체는 나토와 나토 회원국들에 맹렬한 비난을 퍼부으면서, 西歐(서구)에 대항하는 나라나 인물은 무조건 지지하고 찬양한다.

일례로 西方(서방)에 맞서고 있는 러시아의 푸틴이 일으키는 전쟁에 대해선 지지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러시아가 그루지아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은 全세계를 지배하려는 미국의 야망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독재에 저항하는 국민들을 무참히 학살하고 있는 시리아의 아사드도 예찬하고 있다. IS의 파리 테러도 西方이 中東의 전쟁에 개입한 결과라고 강변하고 있다. 심지어 9·11 테러도 미국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코빈의 노동당 장악을 내심으로 기뻐하는 사람은 집권 보수당의 캐머런(Cameron) 수상이라는 말도 있다. 영국사회의 극히 일부 세력을 대표하는 코빈이 노동당의 지도자로 있는 한 노동당의 집권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위기를 느낀 노동당의 예비내각 각료들이 코빈에게 “트로츠키 추종자, 이슬람 극단주의자, 극렬 反서구파들의 연합체인 SW로부터 손을 때라”고 하였지만 코빈은 이를 거절함은 물론, 오히려 이들을 重用(중용)하고 있다.

영국 좌파들의 이런 무모한 활동은 선례가 있다. 1941년 조지 오웰은, 영국 좌파를 “어떤 때는 물러 터질 만큼 평화적이고, 어떤 때는 극렬하게 親러시아적이지만 항상 反영국적”(sometimes squashily pacifist, sometimes violently pro-Russian, but always anti-British)'이라고 지적하였다.(이코노미스트 2015년 12월5일字 인용)

오웰은 전체주의적 사회주의 정권이나 독재자를 용인하거나, 이들에 대해서 비판을 유보하는 지식인이나 좌익 작가들을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그 시기 영국의 대다수 지식인과 좌익 작가들은 대량학살이 일어나고 있는 소련의 實狀(실상)을 직시하기를 거부해왔다. 오웰은 스탈린을 신랄하게 비판한 《동물농장》 서문에서 소련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하려는 當代 영국의 좌익 지식인과 좌익 작가들의 僞善(위선)을 아래와 같이 비판했다.

〈 현재 영국의 정통 主流사회는 소련을 비판 없이 찬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것을 알고 있고 이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 소련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소련 정부가 掩蔽(엄폐)하기를 원하는 어떤 사실의 폭로도 출판되는 일이 거의 없다. 소련에 아첨하는 전국적인 음모에 대해서 기이하게도 지식인들이 관용과 침묵으로 대하고 있다. 소련 정부에 대해서는 비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도 우리의 정부에 대해서는 비판이 자유롭기 때문에 더욱 더 기이하다. 스탈린을 공격하는 글은 거의 누구도 발표하지 않으려 하면서도 처칠에 대해서는 신문이든 잡지든 책이든 어디에서나 마음 놓고 공격하는 것이다. (중략)

 1941년 이후 소련의 선전을 그대로 삼키고 되풀이하는 대부분의 영국 지식인들의 비굴함은 그들의 지금까지의 행적으로 보아 놀라울 것도 못 된다. 모든 이슈에 있어서 소련의 관점은 아무런 검증도 없이 수용되고 역사적 사실이나 지적인 품위도 없이 그대로 발표된다. (중략) 영국의 대부분의 지식인은 소련에 대해서 민족적인 충성을 바치고 스탈린의 지혜에 대해서 의심을 품는 것을 일종의 不敬(불경)이라고 가슴 속 깊이 느끼는 것 같다.

 소련에서 일어나는 일과 그 밖의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은 각기 다른 기준에서 판단되어야 한다. 일생 동안 사형제도 폐지 운동을 한 사람들이 1936­~1938년 사이에 일어난 소련의 대숙청은 찬양한다. 그리고 인도의 大饑饉(대기근)은 당연히 보도해야 되지만 소련의 우크라이나의 대기근은 보도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戰前에도 사실이지만 지금의 분위기도 조금도 나아진 바 없다. (중략) “아무리 인기 없고 아무리 어리석은 의견도 발표할 자격이 있는가?” 라고 물으면 영국의 거의 어떤 지식인도 “Yes”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스탈린을 공격하는 말은?” 이라고 물으면 대답은 “No”일 것이다. 〉

上記 인용문에서 영국을 한국으로, 소련을 북한으로, 스탈린을 김정일이나 김정은으로, 우크라이나의 대기근을 1990년대 北의 300만 餓死(아사)로, 처칠을 박근혜로 대치하면, 마치 오웰이 한국에서 활개치는 좌파세력에 경고하는 것 같다. 한국 좌파든 영국 좌파든 어느 나라 어느 시대의 좌파는 모두 위선적인 괴물에 불과하다.

오웰은 天才(천재)이다. 문학적 천재는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여 인간에 관한 진실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인간학의 巨匠(거장)들이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조지 오웰 같은 천재가 나와 《동물농장》, 《1984》와 같은 위대한 작품을 써 하루 빨리 좌익 지식인들의 실체를 폭로하길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