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相生을 주장하는 것은 국민들을 속이는 짓이다. 우선 개성공단부터 정리하고 미국과 공조하여 김정은 제거에 팔을 걷어 붙여야 한다. 北의 수소탄 핵실험 발표가 있자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시각, 지방시찰 중이던 시진핑 중국 주석도 크게 격노'라며 우리 언론 매체들이 일제히 중국 시진핑 주석의 반응을 보도했다. 후속타로 이런 기사도 보인다. "美·中 '對北 원유 중단' 카드 만진다" 이전 북한의 핵실험 때도 중국이 크게 화를 내고 있으며 뭔가 돌파구를 마련할 듯이 호들갑들 떨었다. 그러나 흐지부지한 채 지금 또 같은 상황을 맞은 것이다.

중국이 지금이라도 북에 대한 원유와 식량 공급을 차단해 버리면 김정은도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김정은도 알고 있다. 그러니 저런 배짱이 가능한 것이다. 중국은 한반도가 통일되고 미군이 주둔하는 상황은 무슨 수로든 막아야 할 입장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최근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핵실험 중단을 촉구한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도 '평화적 해결'을 주문한 것은 北核 해결에 적극성이 없다는 뜻이다. 중국의 고민은 또 있다. 러시아다. 자기들이 단호하게 나오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러시아에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다. 러시아가 그런 빈틈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간 일도 사람의 일이니 같은 편끼리라도 서로 마음이 안 맞을 때가 있고, 그럴 때는 화가 나기도 한다. 우리 역시 맥아더 동상 철거 시위와 용산 미군기지 평택이전 반대 시위 등 동맹국인 미국을 화나게 한 일이 많았다. 대통령마저 '反美면 어때!'라는 식이었으니 속이 많이 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은 한국 편에 서 있고, 중국은 북한 뒤를 봐주고 있다. 과거사가 어찌 되었든 현실적으로도 미국에 있어 한국은 對中, 對러의 전방 초소역할을 하고 있고, 중국에 있어 北은 입술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서로가 버릴 수 없는 입장이다. 특히 미국에 있어 한국은 일본이란 여유가 있지만 중국은 北을 버리면 여유공간이 없어진다.

이렇듯 우리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의 위치가 고약한 것은 운명이다. 운신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나마 미국과 친해진 이후 많은 덕을 보게 된 것은 다행한 일 아닌가. 지금이라도 가능하면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일은 삼가고 기왕 신세를 질 바엔 떳떳하게 져야 할 것이다. 우선 개성공단부터 정리하고 미국과 공조하여 김정은 제거에 팔을 걷어 붙여야 한다. 南北相生을 주장하는 것은 국민들을 속이는 짓이다. 相生은 태생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다.

그리고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극히 위험한 발상이다. 미치광이가 흉기 들고 집 앞에서 난동을 부리면 경찰을 불러 잡아 가두던지 해야지 대응할 생각으로 집에다 같은 흉기를 준비하겠다는 어리석음이다. 뿐만아니라 우리의 자력 핵무장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 꼭 해야겠다면 잃어야 하는 게 더 많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