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이나 단체에서 보면 꼭 이런 사람 있다. 매사 부정적이고 수동적, 소극적이면서 나중에 잘못되면 '거 봐!' 하고 뒷짐진다. 오늘 중앙일보 박보균 대기자가 '정의화 국회의장은 옳았다'로 시작하는 칼럼을 自社紙에 올렸다. 이에 '아니다. 정 의장은 틀렸다'라고 반론을 제기한다.

박 기자는 지난 18대 국회 끝날 무렵 국회의장 직무대행이던 정 의장이 선진화법(국회법 개정안)이 상정될 때 '식물국회가 되고 국정 운영에 대혼란이 발생한다'며 반대했고, 지금 그의 예견대로 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정 의장이 틀렸다는 것은 자기가 진정 이런 상황을 예견했더라면 무슨 수를 쓰더라도 막았어야 했다. 국회의장(대행 포함)이면 국가서열 2위의 중책을 맡은 자리다. 나중에 가서 '거 봐, 내 말이 맞잖아!" 라는 식이라면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니라 너무나 무책임한 처사다.

만약 강을 건너려는 배가 있다고 하자. 가다가 배가 뒤집힐 장애요인이 예견된다면 무슨 수로라도 이를 제거하고 출발을 해야 한다. 그렇지 못했다면 이를 예견한 사람은 결코 그 배를 타지 않을 것이다. 죽을 줄을 알면서 탈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죽을 정도의 심각한 장애가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특히 남들이 어떤 경우를 당하든 나와는 별개라는 생각이라면 세월호 선장이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하물며 국가적 중대한 문제라면 더욱 그렇다. 반대했었다고 잘못된 데 대해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직장이나 단체에서 보면 꼭 이런 사람 있다. 매사 부정적이고 수동적, 소극적이면서 나중에 잘못되면 '거 봐!' 하고 뒷짐진다. 잘 될 경우에는 좋은 분위기라 탓하는 사람 없이 그냥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기억한다. 이런 사람은 결코 최고경영자가 될 수 없다. 되어서는 안된다. 망하고 난 다음에 '거, 봐!'라는 말은 부질없다. 정 의장이 책임감 없이 은근히 뭔가를 꿈꾸는 듯하여 일침을 가하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