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中(반일), 美中간 등거리'는 실패로 가닥을 잡았다. 출범 당시의 '장밋빛'은, 색이 완전히 바랬다.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 전략(노선)인 '親中(반일), 美中
간 등거리'는 실패로 가닥을 잡았다. 출범 당시의 '장밋빛'
은, 색이 완전히 바랬다. 북한의 핵 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 조짐은, '친중, 등거리' 노선이 갖는 비현실성과 모
순을 확 드러내주는 결정타였다.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는 한 마디로 전강후약
패턴인데, 문제는, 여기가 아직 '바닥'('끝')은 아닌 것
같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는, 중국에 올인하느라 미국을 소홀히 했다.
애초 기대할 것 없는 중국 때문에, 기대할 것이 많은
미국을 사실상 멀리 한 것이다. 미국과 소원해진 한국은,
미국을 향한 영향력(발언권)에 손상을 입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향후 대가는 클 수 있다.

조만간 운반체(ICBM) 실험에 성공하게 되면, 북한은
미국을 향해 본격적으로 대화 공세를 펼 가능성이 크다.
'미북간 평화협정', '미북간 핵동결 협정' 등의 체결
요구가 그것이다. 북한의 미국 향한 평화협정 체결 요구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16일에도 북한은 미국을 향해,
"북미간 평화협정 체결 제안은 아직 유효하다"는 의향을
드러냈다. 핵 완성도를 높인 가운데, 운반체까지 확보한
북한이 현재 손에 넣은 기득권(존재감)은, 이전과는
또다른 차원으로 올라선 상태라고 보아야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향후 만약 미국이, 미국과 소원해진 한국을 소홀히 여기는
한편, 기득권이 강화된 북한을 현실적으로 인정('美본토
공격할 가능성')하는 사태가 오면, 한국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 전개가 된다. 실제로 미국은, 2013년 10월3일
미일 동맹강화 합의 발표를 위해 방일한 존 케리 국무
장관이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과 불가침
조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 당시 북한은
제안을 거부했다.

미국과 북한간에 '평화 협정'이든, '핵동결 협정'이든,
어떤 형태로든 조약類가 체결되면 이는 '상호 불가침
조약' 성격을 띠게 된다. 한미동맹의 사실상 무력화
(와해)를 의미하게 된다. 미북간 조약類가 맺어지면,
한반도에서 북한의 도발이 있더라도, 미국은 한미
동맹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향한 반격에 제약이 따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 가장 적극적인 경우라도 주한미군은,
북한이 도발해온 만큼만 혹은 미군이 피해를 입은 만큼만
소극적으로 반격할 뿐, 향후로 한반도 안에서의 모든
방어와 대응은 한국측이 주로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미북간 조약類가 생기면, 미국의 방위비 절감 정책
등과 맞물려 주한미군 병력의 변동(감축 or 일부 向일본
이동) 가능성도 배제 못하게 된다. 한국에게 있어 최악인
이러한 시나리오에 미국이 응할 가능성을 완전 배제 못
하는 것은, 한미간 관계가 현재 생각 이상으로 소원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전 같으면 한국이 미국을 말릴 수
있었지만, 신뢰 관계에 사실상 금이 간 지금은 쉽지 않
아 보인다. 아울러, 수십 년을 시달려온 '북한 핵 피로
감'으로부터 이제는 벗어나고자 하는 미국의 안이한 돌
파구(타협) 모색 측면도 현실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과는, AIIB, 사드 등 여러 갈등이 있었지만, 결정타가
된 것은, 박근혜 정부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가다. 미
국의 반대를 뿌리치고 적대진영 원수들과 나란히 천안문
망루에 올라 선 한국 지도자(대통령) 모습을 지켜본,
미국측이 받은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을 것이다. 이 사건
(전승절 참가)은, 두고두고 미국과 한국 사이에 불화를
초래하는 불씨로 존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작년에,
전승절 참가 여부에 대한 정부 공식발표를 3일 앞둔
시점에서 나온 당시 한국 언론 보도의 일부를 보자.

2015. 8. 17. 연합뉴스 <朴대통령, 中전승절 행사 참석
성과 거두려면>

<박근혜 대통령이 내달 초 중국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즘 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행
사에 참석하는 쪽으로 큰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박
대통령의 전승절 행사 참석을 통해 일본을 견제하고
…동북아 외교판을 주도적으로 짜겠다는 구상을 하
고 있다…항일 전승 행사의 참석 자체가 일본에 압박
이 될 수 있다…이런 외교적 전략 이외에도 최대 무역
상대국이자 북한·북핵 문제를 풀어가는데 협조가 필요
한 중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의 전승절 행사
참석은 당위성이 충분하다고 하겠다.

여론도 나쁘지는 않다. 리얼미터가 최근 벌인 여론조
사에서 전승절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는 응답이 51.8
%로 '불참해야 한다'는 응답(27.6%)보다 배 가까이
많았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열병식 참가에는 반대하
는 의견이 있다.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되 열병식
참석은 하지 않거나, 열병식에 참석해도 경례를 하거
나 박수를 치지 않는 등 다양하게 수위조절을 할 수
있을 것이다…이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중국의
지지를 업고 동북아 외교를 주도적으로 짜나갈 수도
있다…>

당시 한국內 일부를 제외한, 일반 국민들이나 언론들
대부분이 이러한 '장밋빛' 착각에 빠져 있었다. 두고두고
한국에게 화근이 될 '전승절 참가 사건'과, 이로 인한
최악의 결과인 미북간 조약類의 향후 가능성을 고려하면,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 전략은 '前强後弱'이 아니라,
'前强後最惡'이라는 것으로 불려야 적당할 듯 싶다.
몇 달 전에, 중국을 향한 기대감에 부풀어 전승절 참가
의지를 높이던 대통령이나, 위정자들, 언론들, 일반
국민들은, 그 후 불과 몇 달 만에 한국이, 지금의 이러한
상황에 처하리라고는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https://youtu.be/HNlOsko1H7Q

https://youtu.be/qjnm3V0xY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