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카드를 썼으니 이제는 핵무장을 준비할 때.


10일 정부(통일부)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밝
혔다.

"지금까지 개성공단을 통해 모두 5억6000만 달러(약
6160억 원), 지난 해에만 1억2000만 달러의 현금이 북
한으로 유입됐고 정부와 민간에서 1조190억 원이 투
자됐지만, 핵과 미사일 고도화에 악용됐다. 정부는 이
를 막고, 우리 기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

정부 스스로가 "(개성공단을 통해) 현금이 북한으로 유
입되었고, 이것이 핵과 미사일 고도화에 쓰였다"는 告
白(自白)性 천명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향후,
북한의 진정한 '핵 포기' 선언이 없는 限, 개성공단이
再가동되는 일은 사실상 없을 것이라고 봐도 무방한
상태가 되었다(최소한 야당이 집권하지 않는다면).

그런데,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제로'이기 때
문에, 이번 '개성공단 가동중단 조치'는, 사실상 '공단
폐쇄 조치'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정부의
이번 '개성공단 가동중단 조치'는, 不可逆的(불가역
적) 성격을 띠는 선언이다.

정부의 이번 '전격 가동중단 조치'에 대해, 국내외 언
론은, '남북교류의 마지막 보루를 포기한 초강수', '마
지막 카드 사용' 등으로 보도했으며, 미국(국무부)은
"한국 정부가 그런 결정 내리기 쉽지 않았음을 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번 조치는, 유엔(국제사회)의 본격적
대북제재에 앞서 한국이 솔선수범한다는 측면이 커보
인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내부 반발(해당기업, 야당
등)을 감수하면서까지 전격적으로 내려진 이번 조치는
훨씬 큰 의미(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

이 메시지는 특히, 북한, 중국을 향한 것이지만, 미국
등 우방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 개성공단 카드는 한국
이 북한에게 가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였다. 그런데,
이번에 써버렸다. 그것도 불가역적으로 써버렸다. 더
이상 한국은 북한에 대해 조치할 것이 없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제, 이 상태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
을 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만약 북한이 재차
핵과 미사일 추가 실험에 나선다거나 또는 이에 준하
는 심각한 핵 관련 도발(노골적 우라늄 농축이나 플루
토늄 추출 등)을 할 경우, 한국은 비로소 자구책(대칭
적 핵 보유 등)을 국제사회를 향해 언급할 수 있는 명
분을 얻게 된다. 개성공단이라는 카드를 우리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한국은 다음 스테이지(자위적 핵
보유 검토)로 넘어가기가 사실상 어려운 상태였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허들(개성공단 유지)을 이제 막 넘었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이 새롭게 도달한 스테이지(개
성공단 포기)가 주는 '진짜 의미'(핵 보유 명분쌓기
用 단계)를 북한과, 중국은 알아야 할 것이다. 물론
미국 등 우방 또한 마찬가지다. 아니, 북한과 중국,
미국 등이 바보가 아닌 이상 한국의 '전격적 개성공
단 조치'가 주는 진짜 의미를 모른 체 하기는 어렵
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향후, 북한이 만약 심각한 도발행위
(핵, 미사일 추가 실험, 핵 원료 농축, 추출 등)를 재차
실행에 옮긴다면, 더이상 한국은 주저할 필요가 없다.
이미 명분(개성공단 포기)을 확보한 이상, 그 때는 공
식적으로 국제사회를 향해, 한국도 핵 보유 의사가 있
음을 수월하게 천명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때를 대비해,
한국은 지금부터 非공식적으로라도 서서히 준비에 나
설 필요가 있다. 미군의 전술 핵을 들여오는 방안이나
자체 보유를 위한 인프라(농축시설, 개발인력 등)의
사전조성 검토 등이 그것이다.

非공식적이라지만, 이러한 사전준비 움직임 자체가
저들(북한, 중국)에게는 일정 부분 압력으로 본격 작
용할 수도 있다. 이번 정부의 조치(개성공단 중단)가,
이러한 다음 스테이지(핵 보유 본격검토)를 염두에
두고 전격 시행된 측면이 크다고 인정할 경우, 한국
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도발에 따른 이전의 고질적
패턴(도발⇒보상⇒더큰 도발⇒더큰 보상)에서 비로
소 탈피하여, 게임의 법칙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바
람직한 방향으로 나선 것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