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어쩌면 (북한 핵을 명분으로) 이 기회에, 북한과 사실상 북한의 후견인 중국을 아예 둘 다 한꺼번에 손보기로 작정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역대 최강으로 평가되는 이번 미국 對北제재 결의 내용의
핵심은 '세컨더리 보이콧'이다. 이번 미국의 강경 제재
결의안에 크게 당황한 것은 북한이 아니라, 中國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내색은 안해도 크게 긴장하고 있을
확률이 크다. 이번 조치로 미국은, 자국민(미국인)이
북한에게 도움을 주는 경우는 물론, 제3국 사람이 북한에게
도움을 주는 경우까지 본격 제재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때
가하게 되는 제재의 주요 내용은, 미국內 자산 동결, 미국
입국금지, 미국 정부 하청 수주 금지 등이다.

핵 문제를 일으킨 아랍의 강경국가 이란이 결국 협상
테이블로 나올 수밖에 없게 된 것도, 이러한 미국의 '세컨
더리 보이콧' 때문이었다. 이번 對北用은, 이란에게 적용
된 것(강제식 세컨더리 보이콧)보다는 다소 탄력적인
형태지만, 모든 것은 미국 마음이다. 얼마든지 강경하게
운용할 수 있다.

북한의 무역 규모는 연간 100억 달러 내외인데, 이 중
90% 이상이 중국과의 거래인 것으로 추정된다. 쉽게 말해,
미국은 향후 언제라도 중국을 향해, '세컨더리 보이콧'을
적용하여, "당신(중국) 국적의 사업가 ○○○가 지난 번에
북한과 거래한 件은 부당해 보인다. 정황증거도 충분하다.
이 사람이 보유한 미국內 자산은 전액 동결이고, 미국
입국은 금지되며, 미국內 사업도 더이상은 안된다"는 식의
통보를 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중국 국적의 큰 사업가라면 사실상 중국 국영기업 간부급
이상일 것이고, 해외 보유 자산(달러)도 사실상 중국 정부
소유일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해, 미국은 사실상 자의적
기준("우리가 볼 때, 북한에게 도움 준 것으로 보인다")을
언제든 편할 때 중국에게 적용하면서 중국 당국을 경제
적으로 흔들어 놓을 수(괴롭힐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은 현재 금융불안(외환보유고 부족
우려) 상황에 처해 있는데, 향후로 내부상황(과잉설비,
과잉생산 등)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미국에
의한 '세컨더리 보이콧'(중국 소유 달러 압류, 미국 진출
중국 기업 불이익 등)까지 겹치면 중국은 심리적으로
본격적 경제위기(외환위기, 경제급락) 상황으로 몰리게
될 가능성을 배제 못하게 된다.

물론, 중국 역시 자국 내 진출한 미국 기업을 향해 보복
조치에 나설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 소모전으로 가면
승패는 뻔하다. 미국에게 덤볐다가 무사한 나라는 지금까
지 없었다. 중국도 이 점을 모를 리 없다. 미국의 패권에
도전한 나라들 중, 과거 일본은 군사적으로 망했고, 과거
소련은 경제적 파탄으로 완전 해체되었고, 지금의 러시
아 또한 거의 소련의 전철을 밟아가는 중이다. 그리고,
중국이 현재 여차하면,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이같은 전철을 밟을 수도 있는 환경(세계경제 불안)이
조성된 상태다.

미국은 어쩌면 (북한 핵을 명분으로) 이 기회에, 북한과
사실상 북한의 후견인 중국을 아예 둘 다 한꺼번에 손
보기로 작정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세컨더리 보
이콧'은, 경제규모(GDP)와 군사력이 과거보다 좀 올라
섰다고, 근래 들어 미국을 향해 만날 때마다 노골적으로
"신대국 관계 인정하라! 태평양을 둘로 나누어 갖자!"는
식의 무례한 요구를 지속해온 중국에 대한 미국측의
보복 카드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경제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악몽 같은 조치
로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면에서, 한국은, 북한 핵 대응은 물론, 미국의
의도적(고의적) 對中 경제제재 조치까지 염두에 두고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 오히려 경우에 따라 시간이
갈수록 북한 핵 문제는 상대적으로 소강상태로 들어가고,
미국의 작심에 의해 촉발되는 중국의 경제불안 심화
조짐이 한국에게는 훨씬 파급성 있게 영향을 끼치는
시나리오의 전개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특히 큰 한국이기에, 모든 경우의 수에 철저하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