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자 여사는 컴퓨터를 배워 본인 회고록과 전두환 전 대통령 회고록을 직접 타이핑했다"는 부
분의 의미
☞行間
글에 직접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지만, 그 글을 통해
나타내고자 하는 숨은 뜻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21일 朝鮮日報에는 <전두환 회고록 이르면 6월쯤 출
간, 3金·정주영·이병철 등 비화 담아>라는 기사가 올
라왔다. '일부 충격적인 사실에 놀랄 것…부인 이순자
여사도 곧 출간할 듯'이라는 부제도 붙었다. 기사에
따르면, 전두환 전대통령의 회고록은 3~4년 전부터
집필이 시작되어, 현재는 퇴고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
다. 분량은 총3권 1500페이지 이상이 될 것으로 알
려졌다. 회고록은, 1979년 박정희 전대통령 서거 이
후 전두환 전대통령의 집권까지의 과정과, 대통령으
로 재임하면서 있었던 일, 퇴임 후 백담사 유배와
5공 청문회, 김영삼 정부 때 구속된 일 등을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전두환 대통령 측근 중 한 사람이, '3김(金)과 박근
혜 대통령, 정주영·이병철 등 재벌 회장 등과 관련된
비화도 담겨 있다. 읽는 사람에 따라 일부는 충격적
사실에 놀랄 것이고, 일부는 불편한 진실에 거부감
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기사는
아울러 전했다. 기사는 끝으로, 전두환 전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도 별도로 회고록을 펴낼 예정
이라고 전했다.
그런데, 기사 중에는, 얼핏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
는 부분이 나온다. '이순자 여사는 컴퓨터를 배워 본
인 회고록과 전두환 전대통령 회고록을 직접 타이핑
했다'고 전두환 대통령 측근이 밝힌 부분이다. 이순
자 여사는 1939년생으로 77세다. 3~4년 전부터 집
필이 시작되었다고 했으니, 70을 훨씬 넘은 노구의
이순자 여사가 수 년에 걸쳐 방대한 양(量)의 타이
핑을 직접 했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측근의 발언에
따르면, 이순자 여사는 회고록 집필을 목적으로 직
접 컴퓨터까지 배웠다는 뉘앙스다.
무엇이, 퍼스트 레이디까지 지낸 여인으로 하여금
그 노구에 컴퓨터까지 직접 배우게 하고, 타이핑
까지 직접 하게 만들었을까?
4년 前(2012년) 이맘 때쯤, 국내 언론들은 이런
소식을 전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일 오전 10시5분쯤 서울 연
희동 주민센터 제1투표소에서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투표했다. 회색 정장에 노란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한
전두환 전 대통령은 부인과 투표함에 표를 넣고 '깨
끗한 마음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기
자들이 '추징금은 언제 낼 것이냐'는 질문을 쏟아냈
지만 '당국에서 알아서 하겠지'라는 짧은 답변을 남
기고 투표소를 빠져나갔다.
부인 이순자씨가 '그런데요. 잘 아시겠지만 그 돈은
우리가 낼 수가 없어요'라고 말하자, 앞서가던 전 대
통령이 '할멈'하며 말리는 행동을 하며 동사무소 밖
으로 빠져나갔다. 이 씨는 '추징금을 낼 의사는 있
냐? 돈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는 질문에, '대한민
국은 연좌제가 아니죠. 각하는 성의껏 다 냈어요'
라고 말했다...>
회고록 집필이 3~4년 前부터라고 했으니, 대략 이
때 이후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
렇다면, 혹시, 일국의 대통령까지 지낸 전두환 전
대통령과, 퍼스트레이디까지 지낸 이순자 여사는,
대한민국 땅에서 누구 하나 자기 편이 없는 고립
무원의 처지를 한탄하며 그 어떤 한(恨) 같은 것
을 품고 회고록을 내기로 결심했던 것은 아닐까?
아울러, 온통 사방천지가 '敵'들로 둘러싸인 현실
에서, 집필 중인 회고록의 구체 내용이 언론 등에
중간유출이라도 된다면, 또 모종의 방해나 압력
(일가친척 향한 보복 등?)이 밀려와, 결국 약한
마음에 포기하게 될지도 모를 것을 예상했던 것
은 아닐까? 그래서 결국, 모진(독한) 마음으로
그 노구에도 불구하고 이순자 여사가 직접 컴퓨
터를 배우고, 또 직접 타이핑까지 하고 수고를
했던 것은 아닐까?
오늘날, 좌파성향 정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어 주고,
좌파성향 국회의원을 상당수 배출한, 많은 한국인
들(유권자들)이 절실히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 있
다면, '잔인한 자를 동정하는 자는, 동정받을 자에
게 잔인하게 된다'는 격언일 것이다.
'이순자 여사는 컴퓨터를 배워 본인 회고록과 전
두환 전대통령 회고록을 직접 타이핑했다'는 부
분은, 이러한 면에서, 한국의 '리얼한 모습'을 적
나라하게 담은, 근래 보기 드문 '行間'으로 전혀
손색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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