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공항 때문에 속앓이를 해 보니, 전에는 영 성에 안차던 김해공항이 갑자기 좋아보이는 그런 심리인 것 같다.
일부 공개된 평가기준에 대해 부산 민심이 뒤숭숭하다. 가령 예를 들면 소음피해 평가에서 소음피해 자체가 있을 수 없는 해상공항인 가덕도가 내륙공항인 김해보다 더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황당한 이야기가 돌고 있다. 신공항을 무산시키기 위해 평가점수를 짜맞추기 했다는 의혹이 이곳 언론을 통해 유포되고 있다.

그렇지만 과거와는 달리 부산시민들이 담담한 듯하다. 아마 最惡(밀양공항)은 피했다는 심리인 듯하다. 둘째며느리가 들어와 당해봐야, 첫째 며느리 수더분함을 안다고, 밀양공항 때문에 속앓이를 해 보니, 전에는 영 성에 안차던 김해공항이 갑자기 좋아보이는 그런 심리인 것 같다.

하지만 대구지역에 대한 감정의 앙금은 상당히 오래 갈 것 같다. 원래 부산의 문제였고, 자신들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데, 엉뚱하게 중간에서 밥상 뺏으려고 끼어드는 바람에 가덕도 공항의 꿈을 잃었다는 분노가 상당하다.

부산의 입장에서는, 김해지역의 소음피해는 그대로 남고, 확장하려는 그 지역에 들어설 예정인 에코델타시티 등등의 산업단지도 전부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하는 억울함을 감수해야 한다.

어제 눈물까지 흘리는 대구지역 유치위원장의 동영상을 TV로 보며 또 오늘 대구매일신문의 1면 백지 기사를 접하며 부산사람 입장에서 황당함을 넘어 분노까지 느낀다. 대구사람들이 분할 이유가 뭐가 있나? 처음부터 부산 공항의 문제였는데, 남의 것 뺏으려다 못 빼앗아 분하단 말인가?

2021년에 착공해서 2026년에 완공하겠다는데, 그럼 앞으로 10년을 더 그 미어터지는 공항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있어야 한단 말인가? 잃어버린 10년이 아깝다. 그럴 바에야 처음부터 확장을 하든지…이 모든 것이 남이 차리는 밥상에 숟가락 들고 달려든 염치없는 이웃들 때문이라고 부산 김해 주민들은 억울해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