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간만에 후배와 맥주 한 잔을 했다. 후배는 칭다오(靑島) 맥주를 난 국산 맥주와 삿뽀로(札幌) 맥주를 택했다. 지난 일요일 간만에 후배와 맥주 한 잔을 했다. 중국을 넘나들며 중국통이 된 후배는 칭다오(靑島) 맥주를 난 국산 맥주와 삿뽀로(札幌) 맥주를 택했다. 여러 이유로 근 두 달 만에 마시는 술이라 그런지 '달콤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술빨이 잘 받았다.

보수인 나와 반대로 후배는 진보(종북은 아님)이므로 정치 얘기는 논쟁을 넘어 감정싸움으로 번져 "서로 자제하자"는 암묵적 동의가 늘 존재한다. 몇해 전 사생결단식 논쟁이 있었고 근 1년 간 연락두절이라는 앙금이 완전히 가시지도 않았고 말이다.

헌데 때가 때인지라 대화가 시작된지 20분이 안 돼 금쪽 같은 '사드(THAAD)'가 합석하며 논쟁에 불을 붙혔다. 그녀석은 "정부의 설명이나 양해가 미흡했다"며 핏대를 세웠고 난 "평택 미군기지와 제주 해군기지 등을 예로 들며 깽판, 난동꾼들의 방해로 어쩔 수 없는 수순이었다"고 항변(抗辯)했다.

서로 한 번씩의 교전을 끝내고 우린 아픈 기억(?)을 상기하며 공통 관심사인 메이저리그로 급히 화제를 돌렸고 "코리언 메이저리거 화이팅!"을 외치며 술자리를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중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는 후배 녀석은 중국산 칭다오를 마시며 "사드 배치를 잠정 보류하자"는 의견이고 난 일본산 삿뽀로를 마시며 사드를 조속히 추진해야 하며 "한미일 삼각동맹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열변(熱辯)을 토했으니 이 얼마나 우연치곤 기가 막힌가!

나는 속으로 "야! 칭다오 맥주가 그렇게 맛있냐? 엄한 맥주에 정치,이념 논쟁을 결부(結付)시키는 게 우습지만 우리의 사드 배치에 광분(狂奔)하며 한류 연예인의 활동을 제한하는 속좁은 저들의 행태를 보면서 목구멍에 넘어가디?"라며 흘겨보았고, 후배는 "위안부에 대한 전정한 사과 없이 합의를 한 우리 정부와 일본의 수작(酬酌)을 보고도 삿뽀로가 맛있어요?"라는 듯한 야릇한 표정이였다.

그래도 이 글의 주인이니 한 마디 하자. "위안부 문제는 동반자 관계를 바탕으로 한 발씩 양보해 양국이 합의를 했고 어쨌거나 과거지사이지만, 사드 배치는 현재와 미래 문제이고 생존의 차원이야" 뭐가 급선무인지 감이 와? 사랑하는 후배야! 칭다오는 사드 배치하고 나서 원 없이 마셔라! 지금 국내산 좌익과 중국산 무대포 언론이 한통속이 돼 우리의 안위를 욕보이는데 칭다오가 넘어가냐? 내정간섭이 극에 달했는데 왜 하필 칭다오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