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J 단독 제소, 헤이그 상설 중재재판 제소, 독도의 날 행사 격상 등.
15일 여야 의원들이 독도를 방문했다. 향후 일본의 대
응 카드로서 유력한 것이 몇 개 있다. 이해를 돕기 위
해, 2012년 이명박 前대통령의 독도방문 이후 전개된
상황을 보자.

이명박 前대통령은 2012년 8월10일 독도를 방문했고,
일본 정부는 격앙되었다. 주한 일본 대사가 소환되었
고, 8월17일, 일본 정부는 독도 영유권 문제를 국제사
법재판소(ICJ)로 가져가자고 한국측에 전격 제안했다.
과거 1954년, 1962년에 이은 3번째 제안이었다. 국제
사법재판소 송사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양쪽 모두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한국은 과거 때와 마찬가지로
즉시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자, 일본은 8월30일, 단독으로 독도 문제를 ICJ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한 쪽(한국)이 응하지 않아 결국
정식 재판은 성립하지 않더라도, 단독 제소는 할 수 있
다. 단독 제소에 따른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단독 제
소를 통해 일본은, 자신(일본)은, 독도 문제를 평화적
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는데, 한국이 자꾸 거부한다
는 점을 국제사회에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다. '독
도의 분쟁지역화'라는 공인을 국제사회로부터 얻게
되는 효과를 거두는 것이다.

일본은, ICJ 단독 제소를 위한 소장(訴狀) 작성 작업
에 돌입하여 10월13일字로 작업을 완료하고, 접수
시기만을 저울질하는 상태로 돌입했다. 단독 제소로
ICJ에 소장(訴狀)이 접수되면, 일본측 주장이 담긴
방대한 분량의 소장(訴狀) 자료가 ICJ 홈페이지에 정
식 등록(게시)된다.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 권위있는
국제기관(ICJ)을 통해 지속 발신되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일본측의 단독 제소 움직임에 강력 반
발하며, 여러 경로를 통해 일본의 시도를 막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일본측은 단독 제소의 뜻
을 굽히지 않았다. 한국이 계속 반발하는 가운데,
결국 미국이 나섰다.

11월17일, 오바마 美행정부가 "일본이 독도 문제를
ICJ에 단독 제소하면, 한국 내 반일 감정이 높아져
한미일 공조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일본측을
설득했다. 이에 일본 정부(노다 정권)가 주춤하게
되었고, 일본은 마침 총선 체제로 돌입하게 되었다.

자민당(아베)이 압승했고, 새로 들어선 일본 정부
는, "그 동안 ICJ 단독 제소를 준비해 왔지만, 아베
신조 수상이, 새롭게 출범하는 한국 정부와의 외교
관계를 고려해 이를 유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
다. 아울러 "자민당 총선 공약으로, 2월 22일 다케
시마의 날 행사를 중앙 정부 주최 행사로 격상키
로 했으나 한국과의 외교관계를 고려해 이 또한
유보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2013~2016) 일본의
일각(시마네현 등)에서는 일본 정부를 향해, 'ICJ
단독제소 추진하라!'는 요구 등을 하는 상태지만,
일본 정부측이 적절히 콘트롤(억제)해 온 상태다.
이 상태에서, 15일 한국의 여야의원들이 독도를
방문해 만세삼창을 외친 것이다.

이번 한국측 독도방문으로, 최악의 경우 일본은,
그 동안 보류했던, 'ICJ 단독 제소'를 실행에 옮길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그렇게 되면, 韓日관계 역
사상 초유의 '국제사법재판소 단독 제소'라는 전
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하는 사태가 전개된다.
미국이 지난 번처럼 일본을 만류할 명분도 약하다.
아울러, 시마네현 차원의 '다케시마의 날' 행사라는
것 또한 정식으로 일본 중앙 정부 주관 행사로
격상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한국에게 가장 최악의 경우가 되는 것
은, 지난 번, 중국이 필리핀에게 패배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 제도를 일본이 활용하여, 일방
적으로 독도 영유권 문제를 헤이그에 제소하는
경우다. '상설중재재판소'의 경우, ICJ와는 달리,
한 쪽(한국)이 응하지 않더라도 다른 한 쪽(일
본)의 제소만으로도 재판이(궐석으로) 정식 진
행된다. 그리고 실제 판결로 이어진다. 2013년
에 중국이, 필리핀의 영유권 관련 제소에 응하
지 않았지만, 궐석으로 재판이 진행되어 왔고,
얼마 전에 판결이 났다(중국 패배). 재판결과에
대한 물리적 강제는 현실적으로 어려워도 '국
제법적 효력'은 분명히 인정받는다.

다시 말해, 중국이 재판결과 대로 이행(인공섬
포기 조치 등)을 안하더라도, 중국은 국제사회
에서 영원히 '국제법 위반자'로 딱지가 붙어다
니는 것이다. 중국이야 원래 막가파식 공산주
의 국가니까 그렇다 쳐도, 만약 한국이 헤이그
재판에 독도 문제로 제소되어 (궐석)재판이 진
행되어 나중에 패하면, 한국 역시 독도를 일본
에게 순순히 안넘겨주는 限, 영원히 국제사회
에서 '국제법 위반자' 신세로 살아가야 한다.
자유민주 법치국가가, 그것도 OECD 국가라는
韓國이 일종의 국제법 '전과자'로 살아가야 하
는 것이다.

여러 전문가들 의견을 종합하면, 정식 재판으로
가면 한국이 독도 영유권 관련하여 이길 확률은
희박하다고 한다. 국제적 영향력을 떠나, 영유
권 주장을 위한 법리적, 논리적 유효 자료의 확
보 측면에서 일본보다 훨씬 불리하다는 평가가
존재한다.

최악의 최악은, 일본측이 ICJ 단독 제소로 실익
을 충분히 누리고 난 후, 다음 코스로, 진검승부
차원에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에 영유권 문
제로 한국을 일방 제소하는 경우가 될 듯 싶다.
일본이 여태, ' ICJ 단독 제소'를 참아온 것은,
2012년 11월 미국측의 만류도 있었지만, 이후,
아베 수상의 한일관계 배려 측면이 사실상 컸
다. 그런데, 이번 건으로 일본 내 한국을 향한
여론이 급격히 싸늘해지면, 아베 수상은 더이
상 한국을 배려해 줄 명분을 찾을 수 없게 되고,
아베 수상으로서도 정권 유지 차원(보수票)에
서 결단(단독 제소 실행 등)을 내려야만 하는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릴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은, 15일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를, 일본 여론이 나름대로 긍정 평가하는
분위기인 것 같고, 모처럼 한미일 공조 회복 분
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점일 것이다. 일본
정부로서, 당장 '화'는 나지만, 모처럼 조성된
우호적 분위기(한일관계, 한미일 공조)를 고려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는 희망사항일 뿐, 일본 내 여론이 며
칠 사이로 급격하게 안좋아지면 아베 정권으로
서도 별 수 없이 강경책(단독 제소 추진 등)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일본의
향후 며칠 간의 여론 향배는 의미있는 관전 포
인트가 된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독도와 관련한 카드로서 일본 정부
가 쓸 수 있는 것은, ICJ 단독 제소, 헤이그 상설
중재재판 제소, 독도의 날 행사 격상 등을 예상
해 볼 수 있다. 물론, 유무형의 간접 조치로서
일본 정부 및 민간 차원 각종 보복 조치(경제,
금융, 문화 등 다방면)는 별도로서, 언제든지
일본이 편리한 시점에서 다양한 형태로 전개
될 수 있다.

15일, 독도에서 만세삼창을 외친 의원들은, 앞
으로도 매년 이같은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
다. 국민의 대표쯤 되면, 신중하게 처신할 필요
가 있다. 한국은 지금, 실익도 하나 없는 이런
일('독도 이벤트')에 치중하느라, 사치 부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일본이 이번에 조용히 넘어
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다음을 벼
르는 차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둑은 쉽게
안터지지만, 한 번 터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법이다. 만만한 상대는 만만할 때 그냥
놔두는 것이 최선이다. 임계점을 넘어, 상대가
독하게 나오기 시작하면, 정말 피곤해질 수 있
다. 지금은, 정치인이든 일반국민들이든, 한국
內에서 '가장' 용기 없이도 할 수 있는 쉬운 일
(反日)에 정신 팔려, 허송세월 할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