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와 JTBC가 탄핵정국에서 보여 준 행위는 모태인 삼성에 대한 배신이요, 홍석현 회장의 생질인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칼질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며칠 전 TV조선 "최희준의 왜?"에 출연한 이영작 교수가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우파적 발언을 하면 종편채널 출연이 쉽지 않다, 자신도 오랫만에 출연했다. 그리고 중앙일보가 우파지인지 잘 모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교수의 이같은 발언으로 미뤄 4개 종편채널이 똘똘 뭉쳐서 탄핵정국을 반대하는 발언을 하면 그런 인사들의 출연을 줄이고 탄핵지지 앵무새들을 자주 출연시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해 보인다. 실제 종편채널에 출연하는 패널들을 보면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탄핵반대 논객이 적고 탄핵지지 세력들이 훨씬 많아 보인다.

특히 중앙일보는 우파논객 김진 논설위원을 자기 의사에 반해 사퇴시켰고 이에 앞서 JTBC도 김진 위원의 방송출연을 봉쇄했다. JTBC는 최순실의 태블릿PC 기사로 특종상을 휩쓸었다고 자화자찬하며 기고만장이다. 11일에도 최순실 태블릿PC에 대한 조작의혹이 거세지자 해명성 보도를 집중적으로 했다. 그러나 그 해명조차 횡설수설이었고 최순실의 태블릿PC 출처와 의혹조작에 대해 문제를 삼으면 법적대응까지 하겠다고 협박했다. 여전히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앞뒤 맞지 않는 어설픈 해명이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

중앙일보는 12일자 1면 머릿기사로 '사드갈등 키운 안보맨 김관진'이란 비판적기 사를 게재했다.기사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워싱턴에서 한·미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공조에 나서자 베이징에서 한·중 관계를 흔드는 파열음이 나왔다. 한·미는 중국의 반대를 고려하지 않고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중국은 한·중 관계는 손해일 것이라는 경고장으로 응수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중앙일보는 "중국 반대해도 상관 않겠다 하지 말고 미국이 중국 설득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드문제는 한국안보와 직결된 것이고 중국이 북한의 핵문제 제재에 소극적인 상태에서 중국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논리는 이해하기 힘든 것 아닌가? 중국으로 하여금 한국의 입장에 서도록 해야지 미국을 통해 협상하도록 해야 한다는 저자세 외교안보관은 우리의 자존심 문제인 것이다. 중앙일보 주필 이하경의 "박근혜 정권의 몰락은 박정희 패러다임인 국가와 재벌동맹"의 해체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와 JTBC의 뿌리인 삼성재벌은 국가와 재벌동맹의 상징인데 국가와 재벌동맹이 해체된다고 해서 그 원죄가 말소될 것인가?

반성은 하지 않고 변명만 하는 중앙미디어그룹의 궤변과 뻔뻔스러움이 지나친 것 아닌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온실에서 자라난 중앙미디어그룹이 우파지로서의 의심을 받는다는 그 자체가 불행한 것 아닌가? 중앙일보와 JTBC가 탄핵정국에서 보여 준 행위는 모태인 삼성에 대한 배신이요, 홍석현 회장의 생질인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칼질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홍석현은 신년사에서 "JTBC가 5년 만에 크게 성장했고 각종미디어상을 휩쓸었다"고 셀프자랑을 했다. 이런 셀프자랑은 삼성과 이재용을 짓발고 얻어낸 피비린내나는 골육상쟁(骨肉相箏)의 소산물이 아닌가? 근본을 잊어 버리고 뿌리를 숨기려는 것은 인간답지도 못하고 떳떳하지도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