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사심 없이 걱정하는 자유민주 유권자들은 엄연히 살아있고, 그들에겐 이런 길이건 저런 길이건 도덕적 귀책사유가 없다.
연대론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아마도 보수 재통합을 넘어 국민의 당과도 연대하고 싶어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앞으로 선거판이 또 어떻게 급변할지 모르나, 적어도 어제 오늘 시점에서는 이는 불가능해 보인다. 안철수 국민의 당 후보는 자유한국당, 바른정당과 하는 연대란 있을 수 없고, 당선 후에 '협치'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보수 양당을 대등한 상대로 봐주지 않고, 몇 단계 아래로 격하시킨 것이다.
안철수 후보로서는 지지율 35%를 이미 획득해 문재인 후보와 이른바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터에, 그런 그가 지지율 고작 7%(홍준표)와 4%(유승민) 대에 머무르고 있는 보수양당 후보들을 자기와 대등한 반열에 놓아줄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가 보수 양당과 거래를 할 경우 그가 기대고 있는 호남표가 일시에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임을 의식했을 것이다. 이래서 보수정당들과 국민의 당 사이의 공조(共助)론은 물 건너갔다.
심지어 지금으로선 보수 재통합도 홍준표 후보 한 쪽의 희망사항인 채로 남아있다. 김무성 의원은 홍준표 후보에게 "자유한국당 내부의 친박부터 먼저 청산하라"는 조건을 내걸었고, 유승민 후보도 "홍준표 후보는 형사피고인으로서 출마 자격조차 없다"고 내리깎았다. 정치 지형이 좌파 대(對) 온건좌파로 새로 짜이고, 전통적 보수는 거기에 끼이지도 못 하고 소멸의 길을 가고 있는데도,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아직도 태고적 땅 따먹기 놀이에 구제불능으로 중독돼 있는 셈이다. 한심한 노릇이다.
정치권의 이런 경직 현상과는 달리 자유민주 보수 유권자 또는 시민체(citizenry) 차원에서는 대단히 역동적인 움직임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 움직임은 두 가지 모습과 방향으로 일어나고 있다. 첫째는 박근혜 후보를 찍었던 유권자들의 약 40%가 안철수 후보 쪽으로 이동했다는 언론 매체들의 분석이 그것이다. 보수 유권자 상당수가 '전략적 투표' 즉 '나쁜 후보'의 당선을 피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나쁜 후보'를 찍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다른 움직임은, 안철수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것은 보수의 투항적인 자기 해체로 귀결될 뿐이며, 이는 지극히 근시안적이고 철학 없는 자살골이라는 반론이 그것이다. 이 견해는 보수 가치를 투철하게 견지한 채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대天命)의 자세로 정면 충돌의 정규전의 길을 가는 게 오히려 장기적으로 사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필자는 이 두 견해들이 선거운동 후반기까지 더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검증되고 논쟁되기를 바란다. 단지 논쟁 자체는 피터지게 하되, 서로 적(敵)보다 더 미워하고 험구하고 매장하려는 양상만은 애써 피했으면 한다. 이 논쟁은 인류의 정치사와 사상사가 있었던 그 만큼 항상 재연되어 온 전략적 논쟁이기 때문이고, 그런 논쟁을 통해 보다 훌륭한 결론이 도출된 사례도 있고, 반대로 영 잘못된 사례도 있다. 어떤 경우든 그러나 이건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이번 우리 경우가 잘된 사례가 될 것을 소망할 따름이다.
현재로서 우리가 도달한 중간결론 또는 소결(小結)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국민의 당과 연대 운운 하는 건 난망(難望)이란 점이다. 이 점에선 꿈 깨야 한다. 다만, 상당수 보수 유권자들의 자발적 '안철수 선택'을 홍준표 후보가 어떤 대응과 담론과 설득으로 돌이킬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이게 주효하면 선거판은 또 한 번 급변할 수 있다. 그러나 주효하지 않으면 문(文)-안(安) 양강 구도가 그대로 굳어질 것이다. 그대로 굳어질 전망이 뚜렷하게 보일수록 연대론은 힘을 잃고, 반대 쪽의 '장렬한 결사항쟁론'이 더 달아오를 것이다.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하는….
보수 정치권이 어쩌다 저렇게까지 되었나? 그러나 나라를 사심 없이 걱정하는 자유민주 유권자들은 엄연히 살아있고, 그들에겐 이런 길이건 저런 길이건 도덕적 귀책사유가 없다. 그들은 어떤 경우든 그저 열심히 해왔고, 하고 있을 뿐이다.
류근일 2017/4/8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공감가는 글입니다.
우파의 갈라진 의견과 거기에 대한 고민, 그리고 향후 진로 예측.
이번 대선기간내내 기억해야할 글같습니다.
조갑제기자님의 전략, 속마음은 모르겠으나, 장미대선의 원인을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기야하는지가 명확하다.
이번 대선은 거짓누명탄핵의 결과이다. 탄핵이 진실에 바탕한 헌법84조에 따른 결과라면 당연히 지금의 선거프레임에 따른 선거운동결과에 승복할 수 있으나 거짓,선동 그리고 배신으로 점철된 사기탄핵이 명백하다.
넘친다는 증거는 어디로 갔는가? 왜 구속기간을 연장해가면서 조사하고 있는가? 국민을 개돼지취급하는 이런 상황을 외면하고 무슨 대선인가?
따라서 당연히 탄핵 반대와 찬성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대선결과와 탄핵에 따른 정치적 혼란이 확실히 정리된다.
"...안철수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것은 보수의 투항적인 자기 해체로 귀결될 뿐이며, 이는 지극히 근시안적이고 철학 없는 자살골이라는 반론이 그것이다. 이 견해는 보수 가치를 투철하게 견지한 채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대天命)의 자세로 정면 충돌의 정규전의 길을 가는 게 오히려 장기적으로 사는 길..."
류근일선생의 글에서...본인은 이쪽이다.
태극기집회에서 대통령 탄핵을 반역이라고 부르짖던 조갑제대표가, 탄핵/반역의 주역 안철수에 고민(?)차악선택(?)이라는 희안한 '궤변지지'로 돌아선 것은 ,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거의 듣도보도 못한 "정치적 창녀" 수준 그 자체이며, 김무성이 박근혜대통령 개인의 배신자라면, 조갑제대표는 보수가치의 배신자이다.
좌파와 지라시언론들이 먼지떨이식으로 대통령을 탄핵몰이를 한 바로 그 기준으로....종북좌파와 향후 집권세력을 탄핵하겠다는 변희재....이 젊은 사람의 발톱때만큼의 결기도 몇주사이에 없어지는 자가...조갑제대표인 셈.
홍준표 후보에게
오늘 퇴임식에서 모친 생각나서 울었다면서요.
탄핵에다 근거없는 누명으로 감옥에 계신 박 대통령님을 생각해서 눈물을 흘려보라.
그럼 모든게 보인다. 왜 아닌걸 아니라고 말 못하는가?
민노총, 전교조 랑 싸워 이길 자신 있고 민노총한테는 벌써 이겼다메.
민노총이 대통령 탄핵 일등 공신이다.
홍준표 후보에게
이번 홍준표 후보는 경남 도지사 보결선거를 치르지 않도록 한 것은 백번 잘했다. 일부 네티즌 들은 꼼수를 부렸다고 하는데 이는 홍준표 후보에게 공격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국민의 세금이 엄청나게 들어 가는데 굳이 보결선거를 하지 않았도 되는데 남한데 욕먹지 않기 위해서 보결선거로 국민 세금이 들어가게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반이다, 이런 점으로 볼때 홍후보는 도지사 보결선거를 치르지 않도록 조치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라고 본다. 참 잘한 일입니다.
그런데 대선 후보 수락연설 이후 유승민과 국민당 안철수에게 후보 단일안및 협의 할수 있다는 메세지를 내어 놓았다. 홍후보의 여론조사가 아직까지 10%대를 넘지 못하자 보수 세력의 표가 안철수 쪽으로 쓸린것 같은 여론이 있어 참 안타깝다. .이 번 선거는 종전의 대선과 양상이 판이하게 다른다 홍준표 후보가 박근혜 잘못했지만 홍준표는 잘할수 있으니 표를 달라는 형식으로 선거를 임하면 반드시 필패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부정의 방법으로 사전 조작된 것이라라고 주장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대선은 거짓과 진실의 싸움과 자유민주주의와 인민민주주이 싸움으로 프레임을 짜서 강공으로 나가야 보수의 힘을 한데로 모을 수 있다 . 이런 싸움에서 홍준표 후보는 몸을 던져야 한다. 탄핵의 원인을 무시하고 타 정파와 협의하여 적당히짜서 이길려고 하면
국민들은 이를 눈치채고 차선이 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