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북관계로 바쁜 두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우리말을 잊은 듯하다. 이들 두 명의 장관이 북한말 따라 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조명균은 ‘남북관계’를 북한식으로 “북남관계”라고 발언했다. 도종환은 ‘평창동계올림픽’을 북한이 말하는 “겨울올림픽”이라고 말했다.

조용필은 ‘2018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에서 “현송월 단장이 남측에 와서…”라고 인사말을 했다. 조용필에게 묻는다. 언제부터 ‘서울’이 ‘남측’으로 변했는가? 누가 서울을 남측이라고 말하라 했는가? 당연히 “현송월 단장이 서울에 와서”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 아닌가? ‘서울’ ‘평양’은 정치적 용어도 아니고 이념적 의미가 내포된 것도 아닌 단순한 지명일 뿐 아닌가?

조명균과 도종환은 명색이 대한민국의 장관 아닌가? 국무위원이 아닌가? 이런 자들이 북쪽 관계자들과 만나서 한다는 말이 “북남”이요, “겨울올림픽”이란 북한식 말 따라 하기나 하는 헛소리란 말인가? 그렇게 국가관도 주체성도, 자존심도 없단 말인가? 김영철과 현송월이 서울에 와서 어떻게 하던가? ‘남북’이라 하던가? ‘북남’이라 하던가? 김영철은 “남쪽사람들이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고 말하는 김영철이 바로 접니다”라며 대한민국 국민과 천안함 희생자 유족들을 희롱하지 않던가? 김영철이 우리를 어떻게 보고 그런 폭언을 할 수 있는가?

공연장에 우리 기자들을 왜 입장시키지 않았던가? 회담을 어떻게 했기에 기자출입도 막고 우리 가수들의 음성도 묵음처리해서 보도했는가? 우리 단독 공연은 1500명 입장이 가능한 좁은 동평양극장을 제공하고 남북합동공연은 1만 2000명이나 입장 가능한 유경정주영체육관으로 선정했는가? 결국 우리 단독공연은 적은 수의 북한주민들에게만 보여 주고 합동공연은 많은 북한주민들에게 보여주겠다는 북쪽의 계략에 놀아난 것 아닌가? “남북합동공연 때 관객반응이 더 뜨거웠다”는 경향신문 보도가 그런 사실을 입증하고 있지 않는가?

평창올림픽과 예술 공연 한두 번으로 통일이 다 되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사상적으로 훈련된 북쪽과 훈련 안 된 우리 예술단원들의 순진한 언행은 똑같은 시각에서 보면 안 된다. 어린 가수는 김정은의 말 한마디가 그렇게도 영광스럽던가? 조용필과 어린 가수는 그렇다 치더라도 조명균과 도종환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장관 아닌가? 그렇게도 생각이 짧은가? 북한사람들 몇 번 만나보니 북한세상이 다 되었다는 생각이 들던가?

우리 예술단 공연에 동원된 북한주민들의 긴장된 모습을 보기나 했는가? 쇼 보러온 관객들이 양복 정장에다 넥타이 메고 미동도 하지 않고 앉아 있는 모습이 흡사 ‘전국인민대표자회의’를 연상케 하지 않던가? 알록달록한 한복 차려입고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북한주민들의 긴장된 모습에서 쇼 보러 와서 신나고 즐거워하는 분위기가 엿보이던가? 조명균과 도종환은 너무 우쭐대는 것 아닌가? 이선희의 ‘J에게’를 북한주민들이 왜 좋아하는지를 알고나 있는가? J는 누구를 연상시키게 하는 이니셜인가? 북한이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란 것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