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조작 게이트’의 중심에 서 있는 김경수 의원이 경남지사 출마를 밝히며 “드루킹 특검조사도 받겠다”고 했다(한겨레신문 보도). “특검 포함 어떤 수사도 받겠다(한국경제신문)”고 거듭 밝혔다. 김경수 의원의 이 같은 다짐에도 불구하고 ‘金 불출마 결심에… 댓글 책임 시인하는 모양새, 黨靑서 만류’라고 동아일보는 상반된 주장의 보도를 했다.

김경수의 생각과는 달리 반대하는 이유가 정말 웃기고 있다. 민주당 박범계 수석 대변인은 “김 의원의 특검 발언은 결백을 주장하는 의지나 각오의 차원에서 나온 발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지금의 경찰과 검찰은 정권의 말을 전혀 안 듣고 특검보다 세다”며 특검 반대의사를 밝혔다.

박범계와 김태년의 주장은 국민을 병졸(兵卒)로 보는 오만한 말장난이다. 드루킹에게 발목이 잡혔는지 아닌지를 밝혀내서 자신의 결백여부를 밝히기 위해 김경수 본인이 특검수사도 수용하겠다고 나선 마당에 박범계는 김경수의 “의지나 각오”만 가지고 어떻게 ‘댓글 조작 게이트’의 흑막(黑幕)을 파헤칠 수 있단 말인가? 김태년의 말 또한 소도 웃고 개도 웃을 이야기다.  문재인 정권의 검찰과 경찰이 특검보다 세다고 인정하는 국민이 어디 있는가? 특검은 불리하다는 판단인가?

드루킹 댓글 조작 게이트가 특검이든 경찰조사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수사를 통해 자신의 혐의가 확실하게 밝혀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당사자는 김경수 자신이다. 드루킹에게 발목이 잡혀 댓글 조작의 혐의를 받으면서 김경수가 어떻게 경남도지사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것인가? 경남도민들을 어디 핫바지로 보고 있단 말인가?

김경수는 드루킹 관련 댓글 조작 혐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경남도지사 선거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 19일 오전 출마회견을 취소해 술렁이었고 당과 나를 분리해 불출마도 계획했지만 당의 만류로 출마로 돌아선 것으로 언론은 보도했다. 김경수가 불출마하면 민주당의 지방선거가 흔들리고 청와대도 불출마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수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상징성이 크며 여기서 밀리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결국 김경수는 본인의 뜻과는 달리 당과 청와대로부터 떠밀려서 타의에 의해 출마하는 꼴이 됐다.  “김경수는 당과 청와대의 체면용 피에로로 전락한 것 아닌가”하는 아쉬움을 말하는 사람도 있다.

김경수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권력의 눈치보기로 경찰의 초기 수사가 부실했다는 여론에 밀려 경찰과 검찰이 수사의 강도를 높이자 김경수와 드루킹 간에 거래된 14건의 URL이 확인됐다고 경찰이 밝혔다. 오래 끌면 끌수록 김경수에게는 고통의 강도가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