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은 ‘댓글 조작 의혹사건’을 수사하면서 초동 수사에 늑장을 부렸고 부실 수사로 인해 여론이 들끓고 있다. 댓글 조작 의혹의 중심인물인 김경수 의원에 대한 수사는 아예 하지 않고 비호하면서 주범격인 드루킹의 아지트인 ‘느릅나무 출판사’에 대한 압수수색도 1개월이 지나서야 실시하는 등 뒷북을 치고 있다.
경찰은 댓글 조작 의혹수사와는 달리 대한한공 조현민 전무의 물 컵 던진 사건은 신속하게 압수 수색하는 등 천지 대사건처럼 몰아가고 있다. 경찰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파헤쳐야 할 사건은 우물쭈물하고 물 컵 던진 소란은 신속하게 덤벼드는 이중적인 수사태도를 보였다. 경찰의 이런 이중적 수사 자세는 경찰 수사권 독립 문제를 도마 위에 오르게 한다. 권력 개입형 댓글 조작 의혹수사는 차일피일 지연작전을 보이고 만만한 기업 약점 때리기에는 용감무쌍한 것이 경찰의 민낯이다.
권력 앞엔 비굴하고 만만한 기업에 대해서는 함부로 칼을 휘두르는 한심한 경찰의 모습을 보면 경찰의 수사권 독립은 아직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고위층은 출세하기 위해 권력 앞에 굽신 거리고 낮은 경찰은 수사정보나 성매매 단속정보를 흘리면서 금품 챙기기에 여념이 없으니 경찰에 대한 신뢰는 아직도 멀기만 하다. 경찰에 대한 불신은 경찰 스스로가 자초한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경찰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이러하니 전직 국무총리가 경찰 총수를 향해 “양아치 두목”이라고 혹평하고 정당 대변인이 “미친X”라고 몰아 부치고 있지 않는가. 물론 경찰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듣기 거북한 경찰의 불명예로부터 경찰 스스로가 탈출하려는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대개는 총수의 면모를 보고 그 집단을 평가하게 마련이다. 직원들이야 애꿎지만 대한항공이 욕먹는 것도 그런 이치 아니겠나. 그래서 대표자는 강력한 권한과 함께 무거운 책임도 따르는 것 아닌가. 경찰이 미친개 소리 들었다고 방방 떴다는데, 다 즈그들 대표 하나 잘못 둔 탓이니 감수해야 될 것 아닌가. 아마도 대부분의 성실한 경찰관은 부끄러워하고 自省했겠지만 소수의 찔리는 게 있는 것들이 더 난리치고 방방 떴을거다. 미친개라는 직설적인 표현이 거슬리면 유식한 문자로 權力之走狗 - 이건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