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MBC가 노영방송으로 전락하자 뉴스 시청률이 밑바닥을 헤매고 있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특히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가 치명타를 받고 있다. MBC는 이러한 처참한 현실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정신 차리기는커녕 꼼수로 시청자를 우롱하는 재주까지 부리고 있다.

MBC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과 드루킹 김동원과의 ‘댓글 조작의혹’을 “일명 드루킹 사건”으로 기사 제목을 바꾸어 달아 보도하고 있다. 댓글 조작 의혹은 경찰의 수사가 확대되면서 단순한 댓글 조작 의혹만이 아니라 금품거래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정치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MBC는 다른 매체들이 “댓글 조작 의혹”또는 “댓글 의혹 게이트” 등으로 보도하고 있는 아주 큰 뉴스거리를 “일명 드루킹 사건”으로 축소 명명(命名)하였다. “일명 드루킹 사건”이라고 하면 지난해 대선 정국에서 댓글 조작 등을 통하여 여론을 조작한 혐의를 벗어나게 할 수 있는 저의가 깔려있는 듯 하다. “일명”이라고 하면 일명에 본 기사인 본명 기사 제목도 있어야 한다.

“일명 드루킹 사건”으로 기사제목을 명명하면 민감한 정치적 대사건의 뉴스에서 일반적인 뉴스로 만들어 시청자의 관심에서 일단 멀어지게 하는 꼼수효과를 노릴 수 있다. 또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터진 ‘게이트’급 빅뉴스를 일반뉴스로 변질시켜 집권당이 안고 있는 대형 악재(惡材)의 불리함을 삭감시켜 주는 여당 편들어 주기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기사 제목달기 장난으로 집권세력에 보은(報恩)의 답례를 할 수도 있다.

특히 댓글 조작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민주당 김경수 의원과 드루킹과의 유착 의혹에서 드루킹만 부각시켜 마치 드루킹 개인이 저지른 일탈행위로 몰아 김경수를 뉴스 제목에서 사라지게 하면 청와대와 민주당의 난처한 입장을 희석시켜주고 경남도지사 선거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하는 술수도 부릴 수 있다. 공영방송 MBC가 노영방송으로 경영형태가 바뀌면서 MBC는 온갖 재주를 다 부리고 있다. 재주 잘 부리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는 것을 최승호 사장은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