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체제에서는 '독재(獨裁)'라는 용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어명(御命)이 곧 법이요, 짐(朕)이 곧 국가였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조선왕조 정조 이후 12년(DJ, 노무현, 문재인 집권) 빼고는 일제강점기거나 독재 또는 아주 극우적인 세력에 의해 나라가 통치됐다"고 평가했다. 이해찬은 25일 연세대에서 열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학술회의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이해찬은 또 지금이야말로 분단 70년사를 마감할 절호의 기회라고 주장했다. 이해찬은 "절대로 역진(逆進)하지 않는 정도로 진도가 나가줘야만 다음 정부가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분단사(分斷史)를 마감할 수 있다"고 했다.

이해찬의 주장은 문재인 정권에 이어 다음에도 정권을 이어 받아야만 남북 분단을 마감할수 있다는 개인적 욕심을 밝힌 것이다. 이해찬의 이같은 기대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문제에 임하는 굴욕적 저자세로 볼 때 싹수가 노랗다는 평가를 내리지 않을 수 없다. 김정은이 핵무장으로 대한민국을 적화시키려는 야욕(赤化野慾)을 버리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지금도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대변인 노릇만 하고 있다는 핀잔을 받고 있는 현실인데 어떻게 북한을 설득하거나 뒤엎어서 분단사를 극복해서 통일을 이룩하겠다는 것인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김정은에게 잡아 먹히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말하는 애국시민들이 많다.

이해찬은 말이 앞서고 입이 가볍다. 설화(舌禍)도 잦다. 국민의 생각도 물어보지 않고 20년 집권을 큰소리친다든가, 정치지도자가 함부로 해서는 안될 천박한 언사(言辭)를 스스럼없이 내뱉었다가 여론의 칼날에 망신을 당한 사례도 허다하다. 조선왕조 27명의 임금 가운데 유독 22대 정조대왕 이후 '독재, 극우통치' 운운한 것은 왕조시대(王朝時代)의 국가통치에 대한 개념정립이 제대로 되지 않은 무지(無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정조의 재위기간은 1776년에서 1800년까지 24년간이다. 조선왕조 체제에서는 '독재(獨裁)'라는 용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왕권에 도전하는 자들은 능지처참이나 사약사발(賜藥)이 내려왔을 뿐이다. 왕조시대에 사색당쟁(四色黨爭)은 있었지만 좌우 정치세력의 피비린내나는 이념대립은 존재하지 않았다. 왕권통치가 있었을 뿐이다. 왕조시대에서는 왕이 내리는 어명(御命)이 곧 법이요, 짐(朕)이 곧 국가였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기세(棄世)를 두고 자결(自決)이라고 주장한 Y 전 비서관이 있었는가 하면 이해찬은 "아주 갑작스럽게 서거(逝去)하시는 변(變)을 당하셨다"고 했다. 이런 표현도 참 우습지 않은가? '변을 당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해를 입거나 놀림을 당하다'이다. 그렇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해를 입거나 놀림을 당한 것이 아니고 스스로 불행한 최후를 선택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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