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씨가 조계종 등 불교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 마음이 하나로 모이기만 하면 하늘이 무너져도 함께 다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참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는 기사를 보고 처음에는 그냥 일반론적인 이야기려니 생각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그동안 국민 편가르기와 분열의 중심에 있던 대통령이 뜬금없이 치매환자같은 소리를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근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문재인의 이 발언은 그냥 해본 일반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큰 줄기에서 모종의 노림수(ulterior motive)를 숨기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일본의 무역보복은 지난 2년간 무대책, 무책임으로 일관한 문재인 정권의 無能이 자초한 일이다. 수차례에 걸쳐 보복조치를 예고했고 지난 8개월간 치밀하게 준비해 왔는데도 무능한 정권은 눈뜬 송장처럼 속수무책이었다. 기껏 한다는 소리가 의병, 배 열두 척, 죽창가, 불매운동 같은 시민운동가나 일반 국민이 할 만한 소리를 청와대에 앉아서 하고 있을 뿐이었다.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의 좌파 노조 조합원은 일은 못해도 노동법은 박사라더니, 같은 좌파인 문재인 정권 담당자들도 외교나 안보는 등신이지만, 여론조작이나 선거工學은 得道의 경지에 이른 인간들인지라, 이런 정권의 무능이 부각되는 시점에서 교묘하게 無能프레임을 친일반일 프레임으로 바꾸는데 일정 부분 성공하고 있는 것 같다.

자신들의 무대책과 무능은 뒤고 감추고 마치 일본을 상대로 독립운동이라도 하는 것처럼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과거 햇볕정책을 비판하던 사람들을 전쟁狂으로 엮어버리던 그 수법으로 지금은 문재인 정권의 무능을 비판하는 국민을 親日로 옭아매려고 하고 있다. 무능한 정권이란 진실을 뒤로 감추고 친일반일 프레임으로 오히려 현재의 상황을 내년 총선에서 轉禍爲福의 계기로까지 삼을 기세다.

불교계 인사들에게 국민 마음이 하나로 모이기만 하면 하늘이 무너져도 함께 다 이겨낼 수 있다고 하는 말은 곰곰이 따져보면, 자신들의 무능으로 초래된 현재의 사태를 오히려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사람들 탓으로 돌리려는 底意가 느껴진다. 일본 우익과 한국 보수세력이 함께 자신들의 정권을 공격한다는 식으로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 무능한 대통령이 졸지에 항일투사로 둔갑하고 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정권에 비판적인 반대 진영 국민 탓으로 돌리려는 교활함이 느껴진다.

정치 외교 역사 문제를 갖고 경제보복을 하는 일본의 부당함을 반드시 먼지 지적하고 그 다음에 문재인 정권의 무능을 비판해야지, 문재인 밉다고 마치 현재 일본의 무역보복이 정당한 것처럼 말하면 졸지에 문재인 정권의 친일반일 프레임에 그대로 걸려든다. 어떠한 경우에도 보수가 일본 편드는 듯한 인상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그건 저들의 노림수에 말려드는 바보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