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권의 이른바 ‘3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전해철은 현역 국회의원이고 이호철은 조용히 낭인생활, 양정철은 집권여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민주연구원’ 원장으로 건재하고 있다. 막내둥이 격인 양정철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군림하며 좌충우돌, 책사(策士)를 자처하며 내년 국회의원선거에서 압승전략을 짜고 있다. 양정철이 현직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실세 행세를 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하는 여론도 높다. 양정철은 정치적 감각과 기획력이 뛰어난다는 평가를 받는 한편 실제론 그만한 능력의 소유자가 아닌데 너무 과대평가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우려는 그의 과거 경력에서 비롯된다. 양정철은 1964년생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인터넷에 소개된 그의 경력은 이렇다. 학생시절엔 ‘반미 자주화 반파쇼 민주화투쟁위원회의장’을 거쳐 한보철강 정태수회장의 수행비서로 일했다. 1990년 9월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기관지 ‘언론노보(미디어 오늘로 개명)’ 기자와 SKYLIFE 등을 전전했다. 언론인으론 제대로 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실무경험도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노무현 정부 탄생과 함께 청와대에 입성, 홍보기획비서관도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사랑을 받았다. 노무현재단 초대사무처장과 노무현 시민학교 교장 등 철저한 노무현맨이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다시 만나 히말라야 등지의 여행에도 동참하며 열심히 선거운동에 참여하여 문재인대통령의 최측근 실세가 됐다. 권력지향성이 강하다.

내년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부설 ‘민주연구원’ 원장으로 임명돼 설치고 다닌다. 그러나 양정철이 나타나는 곳엔 잡음이 많이 일어 나고 있다. 서훈 국정원장과의 비밀회동에 MBC김현경 기자까지 불러낸 것이 내년 총선에 국정원을 활용하려는 사전 모의작업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촉발시켰다. 기업체 연구기관을 방문하고 연대하려 한다는 오해도 받았다.

드디어 ‘민주연구원총선보고서’가 유출돼 싸늘한 여론에 직면했다. 문제의 ‘민주연구원총선보고서’엔 그동안 의심을 받아온 ‘반일감정자극과 일본제품불매운동’이 총선승리를 위한 꼼수였다는 사실이 백일하에 들어 난 것이다. ‘한.일 양국의 갈등이 내년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긍정적’이란 내용의 보고서를 민주당의원들에게 대외비메일로 전송했다.민주연구원은 하루 만에 사과하고 이해찬 대표도 양정철에게 경고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총선 승리 위해 안보를 팔아 먹고 있다”며 일제히 비난했다. 양정철의 가벼운 행동은 이번만이 아니다 노무현 정부 때 ‘기자실 폐쇄를 위한 대못질’로 언론탄압에 앞장섰고 정부부처 고위층이 청와대 지시에 불응한다하여 “배째드릴까요”의 막말파동도 저질렀다.

2010년 5월 11일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 진행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특강’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가장 바보스런 선택은 자결을 하신 것”이라고 했다. 자살을 자결로 미화시킨 것이다. 자결과 자살의 의미는 판이하게 다르다. 양정철은 문제적 사람이다. 언제 어디서 또 어떤 잔꾀를 부리며 여론을 오도(誤導)할지 모른다. 더불어민주당이 영입한 양정철은 기획력이 뛰어난 책사라기 보다는 얄팍한 잔꾀와 꼼수에 능하다고 보면 적격일 것 같다. 또 무슨 사고를 언제 어디서 저지를지 궁금하다. 더불어민주당에 득(得)이 될지, 독(毒)이 될지, 양정철의 자충수는 더불어민주당을 슬프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