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 정도가 아니라 항일로 세뇌된 것이 북한사람들이다. 김일성 부자의 신격화를 위한 가장 핵심적인 사상교육이 항일이기 때문이다. 그 끝발이 떨어질가봐 그 세습자는 소련 하바롭스크에서 태어나고도 백두산이라고 글 한 획 안에 집채가 들어갈 만하게 <정일봉>을 벼랑에 새겨놓았다.

북한에서 태어나 자란 우리에게서 일본은 정말 악독한 나쁜 이미지뿐이다. 그러던 우리가 일본에 직접 가보고 느낀 점이 무얼까. 친일이냐 반일이냐를 떠나서 보고 느낀 점만 말하려고 한다.

탈북하여 1995년 남한에 왔지만 일본에는 2001년과 2003년, 2005년 갔었다. 그 전에 일본에 대한 소식은 각별히 저를 관심해주셨던 김대휘라는 장로님을 통해 간간히 들었다. 처남이 일본 선교사이기에 자주 갔었다고 한다.

그 분이 일본에 갔던 일화 몇 가지만 적는다. 차를 천천히 몰고 가는데도 뒤차가 경적을 울리고나 추월하지 않았으며 신호등에 멈춰서니 자신에게 다가와 어디 아프시냐고 묻더라는 것이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찾는 집 주소를 물으니 그 주소까지 데려다 주고 가더라는 것이다.

탈북자인 내가 일본에 가 본 소감은 다음과 같다. 일단 너무 깨끗하다. 어지럽다 싶으면 외국인들이 다녀간 자리이다. 그리고 소박하다. 집도 차도 음식도 작다. 좀 멀다 싶으면 자전거 타고 다닌다. 친절하다는 것을 다 표현하기 어려워 한 가지로 대치하려고 한다.

식사 자리에서 명함을 건넸는데 마주했던 일본 여인은 급히 어디로 가서 물수건으로 손을 씻고 와 정중히 받는다. 지하철이나 어디나 책읽는 이들이 우리보다 확실이 많아 보인다.
책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원책과 그 간략책이 있다는 것을 일본에 가서 처음 알았다.

공공장소에서 큰소리로 떠드는 이들을 못 보았다. 열차, 공원, 등의 시설을 자세히 보니 작은 것에 신경쓴 것이 보인다. 예로 열차 선반에 구멍이 송송 뚫려있다. 철제를 가볍게 하며 아낀 것이다. 공원 벤치를 보니 매사람 앉을 자리마다 손받침대가 있다. 함부로 누워서 남 자리를 침해하지 못하게 배려한 것이다. 물건을 사는데 흥정이 없다. 그 값이 그 값이라는 것같다. 손님이 오면 조용히 곁에 서있는다. 손님이 물어야만 답한다. 물건 사라는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다. 왜 이들을 극도로 미워했는지 죄책감이 들 정도였다.

2001년 미국갔어도 느낀 바이다. 흑인동네 길 건너로 자전거 끌고 가려는데 오고가는 차들이 쭉 멈춰선다. 놀라서 멈칫하며 주저하니 - 차 창문을 내리고 빨리 지나가라고 한다. 차보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아무튼 북한이 가장 싫어하는 나라는 가장 좋은 나라였다. 왜 세계인들이 관광가기 가장 좋은 나라 일본, 가서 살기 가장 좋은 나라가 미국이라고 하는지를 가 보고야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