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무책임한 군소야당 국회의원들이 민주,한국 양당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반발에 막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 통과가 어려울 조짐을 보이자 슬그머니 의원 정수를 330석으로 10% 늘리자는 운을 띄우고 있습니다.

지금의 단원제 국회구조 하에서 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은 국민부담을 가중하는 불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예전 김평우 변호사님은 저서 ‘탄핵을 탄핵한다’에서 ‘단원제 국회의 졸속 탄핵이 나라를 망친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서구 선진국 대부분이 상,하원 양원제를 택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유독 단원제를 유지하고 있고 양원제로의 개편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는 현실이며 200명의 국회의원이 표결 찬성하면 상,하원간 상호견제나 재고의 여지 없이 일국의 대통령이 직무정지되는 나라입니다.

이런 졸속적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어내는 단원제를 그대로 두고 의원 정수를 더 늘리는 것은 명분과 실익이 없다고 봅니다. 지금보다 의원수를 늘린다고 하면, 그 전에 양원제 국회로의 헌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국회 구성원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측면에서는 의원정수 확대가 필요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지금 우리 국회의 국회의원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출신성분만 제각각일 뿐 의사결정을 함에 있어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과 청와대가 공천을 미끼로 지침을 내리면 다 그대로 따라가고 야당의원들도 지도부나 계파 수장이 방침을 정하면 거의 모두가 그대로 따라갑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의원 숫자만 늘리면 뭐합니까.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의원수를 늘리더라도 세비는 동결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뻔한 거짓말입니다. 세비를 정하는 것이 국회의원인 이상 당장 동결해도 언젠가는 인상됩니다. 게다가 늘어난 의원 숫자만큼 그들이 채용하는 보좌관 월급같은 것들이 추가로 들어가기 마련이니 국민 부담은 늘어날 게 뻔한 이치입니다. 또 돈도 돈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회의원의 무소불위 권한입니다. 권한을 손보지 않고 머릿수만 늘리면 지금처럼 국정감사장에서 증인, 참고인한테 무례한 질문을 하고 언성을 높이는 예의 없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더 자주 보게 될 것이고 기업과 경제인에 대한 정치권의 간섭과 유착도 더 심해질 겁니다.

범여권 4당이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릴 때에도 합의된 원안은 의원 정수는 그대로 둔다는 것이었습니다. 국민의 따가운 여론을 의식한 겁니다. 지금 은글슬쩍 의원정수 확대를 언급하는 심상정, 손학규, 박지원 같은 의원들을 보자면 자력으로는 집권 가능성이 거의 없는 소수정당의 정치인들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국민 다수의 생각과 괴리되는 발언을 했을 때 닥쳐올 후과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주 무책임하면서 이기적인 정치인들입니다. 이들의 운띄우기 시도에 대해 깨어있는 국민과 정론지가 단호한 반대 의사를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