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살한 검찰 공무원 장례식장에 대통령의 조화가 보내졌다는 보도다. 상식 밖의 일이다. 대통령의 조화는 국가적으로 비중 있는 인사가 사망한 경우 보내지는 것이 상례다. 고인은 하급직 공무원에 불과하다. 청와대 직원도 아니다. 과거 청와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지만 이미 지난 1월에 파견 근무를 종료하고 검찰로 복귀한 상태다. 더군다나 범죄 혐의에 연루되어 검찰에서 조사를 받다가 더 이상의 조사를 회피하려고 자살한 것이 명백해 보이는 상황이다. 이런 자리에 대통령의 조화가 놓여졌다는 것은 아무래도 자연스러워 보이지가 않는다.

고인은 현직 검찰 공무원으로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어 있다. 그는 청와대 파견 근무 중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 혼자 만의 사건이 아니라 청와대 민정비서실의 조직적인 범죄 혐의다. 혼자서 덮어 쓸 일도 아니고 청와대 여러 직원들, 특히 정권적 차원에서 연루된 사건인만큼 입장이 곤란했을 것이다. 특히 그가 조사 대상에 오른 이후 청와대 직원들로부터 많은 전화가 있었다는 것은 압박을 받았을 개연성이 크다.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남긴 휴대폰이나 기타 행적들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나겠지만 일단 말을 할 수 없으니 청와대로서는 한숨 돌린 셈이다. 문재인이 조화를 보낸 것은 이에 대한 보은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렇다면 대통령의 뜻으로 조화를 전한 직원은 방명록에 대통령을 대신하여 이렇게 적어야 했다. (세월호 사고로 죽어간 아이들 영전에 썼듯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