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4자성어(四字成語)에 장계취계(將計就計)라는 것이 있다. 적(敵)의 계책을 역(逆)으로 이용하여 오히려 적을 제압한다는 것이다.   

그 동안 국회에서 벌인 패스트트랙 입법을 둘러싼 싸움에서 자유한국당이 소위 ‘연동형 비례대표제도’를 도입하는 선거법 개정 저지에 실패했다. 그러나 이 싸움은 원래 ‘4+1’의 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벌어진 싸움이었으니까 싸움에서 지는 것은 기적 없는 한 예정된 일이었었다. 그러나 이 싸움에서 졌다고 해서 자유한국당이 절망할 필요가 없는 이유가 크게 두 가지 있다.  

첫째로 가뜩이나 국정 전반에서 하는 일마다 되는 일이 없는데다가 국정 전역에 걸쳐 만연되고 있는 부정부패로 집권한 후 2년이 겨우 지난 시점에서 신종 '적폐(積弊)' 논란에 의해 휩싸여 있는 文在寅 정권에 대한 民心의 이반(離反)이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서 내년 총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도가 충격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여러 모로 검증되고 있다.  

더군다나 이번 선거법 파동을 통하여 더불어민주당은 거의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정치적 상처를 입고 있는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앞으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세력이 쓸데없이 '통합'이라는 헛구호를 가지고 구름을 잡는 식으로 우왕좌왕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스스로 '분열'을 自家發電하는 自中之亂의 利敵 행위를 지양하고 그 대신 각자의 위치에서 문재인 정권의 秕政과 부패 및 安保 失政들을 지속적∙집중적으로 亂打하는데 專念한다면 그 결과로 내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당선자 수를 100명 이하로 위축시키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거론되는 것 같다.   

둘째로 이번에 개정된 선거법의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자유한국당에게 장계취계의 차원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골탕 먹일 수 있는 천금(千金)의 기회를 열어 주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지금 추진을 공언한 비례대표 선거 전용 '우당(友黨)' 창당도 그 같은 맥락에서 하나의 유력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자유한국당이 이번의 이 같은 황금의 기회를 살려서 나라를 파국에서 건질 수 있도록 모처럼 각성하고 있는 보수 애국 시민 세력이 중지(衆智)를 모아서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신으로 대승적인 협동을 이룩해야 할 것 같다.   

같은 맥락에서 마지막으로 '공수처법' 저지 투쟁의 고삐를 늦추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된다. 선거법이 먼저 통과되었기 때문에 이제 '공수처법'  표결에서는 '4+1'의 야합에 균열과 산표(散票)의 소지가 크게 생겨났다. 이 상황을 장계취계의 차원에서 지혜롭게 활용함으로써 자유한국당이 1932년 히틀러의 '수권법(受權法, Enabling Act)'을 방불케 하는 악법(惡法)인 '공수처법'의 국회 통과를 저지할 수 있는 공간(空間)을 마련하기 바란다. 자유한국당의 분발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