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감마마와 포도대장의 씨름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이다. 구중궁궐 간신들의 부정부패 의혹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데 이제는 쉬쉬하던 왕비마마의 비리 의혹까지 대서특필되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그런데도 상감마마는 진 씨름을 아니라고 우기고 '물새'하고 새로 하자고 한다. 전 자유대한민국 국민들이 눈 번히 뜨고 지켜보고 있는 데도 아랑곳하지도 않는다. '내 편 아닌 백성들의 원성은 들을 가치도 없다!'는 식이다.

그래도 사태 불리하니까 장안에서 영험 있다고 소문난 무당을 꾀어서 형조판서 자리에 앉혔다. 형조판서는 자리에 앉자말자 신명이 나서 "날만 새면 내 돈이다!" 쾌재를 부르며 칼춤을 추기 시작했다. 말 안 듣는 포도대장의 손목, 발목을 자르고 그것도 부족해 팔다리를 꽁꽁 묶고 있다. 이조 500년 역사를 통해 가장 악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문정왕후 윤 씨를 생각나게 한다.

무당이 복채에 눈이 멀면 아무리 고수가 북을 열심히 두들겨도 굿은 영험이 없다. 영혼을 연결해주는 몸주신의 신내림이 없기 때문이다. 무당을 부리는 몸주신도 백성들의 원성은 두려워한다.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했다. 신이 아니고 사람의 조종을 받아 칼춤을 추는 선무당은 복채를 얼마나 받을까? 한때의 부귀영화가 될지 백성들의 원성으로 피눈물 나는 형벌을 받을 지는 두고 봐야 알 일이다. 설날 밥상머리에서 나눈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