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부동산(집)을 서울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TV토론에서 금연을 주장하는 의사에게 출연자 한사람이 경상도 말씨로 이렇게 말하는 걸 들었다. ‘담배는 의사들이 더 핍디다’

우리가 익히 들은 말들 중에 이런 말도 있다. ‘의사가 하는 말만 들어야지 의사가 하는 행동은 따라하지 마라’ 근데 이 말과 반대되는 말이 요즘 한국 사회에서 유행이다. ‘공무원이 하는 말은 듣지 말고 그들이 하는 행동을 눈여겨 보라’

노영민 비서실장이 서울에 있는 집은 놔두고 청주에 있는 아파트를 판 것도 가십거리였지만, 국민들 눈에 더 충격으로 비친 것은 청와대 주택담당 비서관의 행동이었다.

청와대에서 주택 정책을 담당하는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과 세종시 아파트 중 세종시 아파트를 처분했다는 것이다. 비록 지금은 청와대에 근무하지만, 원래 소속은 국토교통부이고 국토교통부는 세종시에 있기 때문에 청와대 파견이 끝나면 다시 세종시로 돌아가야 한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처분해야 상식에 맞는데 강남의 ‘똘똘한 한 채’는 유지한 셈이다.

정치인들이나 공무원들이 서울 집은 팔지 않고 계속 갖고 있으려는 이유는 서울 집값이 계속 오를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또 실제로는 진심으로 그것을 원하고 있다. 서울 집값이 계속 오르려면 서울 인구가 줄면 안된다. 실제 그들은 서울 인구가 주는 것을 원치 않는다. 덕분에 문재인 정권하에서 수도권 인구가 처음으로 지방 인구를 추월했다. 홍콩, 싱가포르가 서울보다 못한 것은 서울처럼 넓은 배후지(?)를 갖지 못한 것이라는 모욕적인 말까지 들어가며 대한민국이 서울 도시국가로 격하되고 있다. 넓은 영토에 대도시를 여러 개 가진 일본 같은 대국이 아니라 싱가포르 같은 도시국가와 비교되고 있다.

부산에서 서울로 본사를 옮기는 기업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답은 간단했다. 사람 구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부산에도 대학이 많은데 굳이 비싼 유학비 부담하며 서울로 가는 이유를 물었다. 역시 답은 간단했다. (부산에서는) 직장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기업이 없으니 일자리가 없어서 서울로 유학간다는 것이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몰라도 기업은 사람이 없어 서울로 가고, 사람은 기업(일자리)이 없어 서울로 간다.

서울 인구를 줄이는 방법은 이미 많이 나와있다. 그중에 가장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대표적인 방법이 법인세 감면이다. 세율 1%에 목을 매는 기업인들에게 서울에서 먼 지역으로 옮기면 그 거리만큼 법인세율을 인하해 주겠다고 하면 귀가 번쩍 트일 것이다. 거기다 하나 추가해서 그 지역 대학졸업자를 채용하면 그 비율만큼 추가로 더 인하해 주겠다고 하면 지방대학생들을 최대한 많이 뽑을 것이다. 여기다가 국회와 청와대를 세종시로 옮기면 금상첨화다. 이게 공공기관 이전보다 훨씬 더 효과적일 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근데 왜 안할까? 이제야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부동산(집)을 서울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인구가 줄면 자신들의 집값부터 떨어질 테니 내 손해볼 짓은 절대 안하는 것이다.

권력은 유한하지만 부동산은 영원하다는 믿음으로 내 재산 지키겠다는 공무원들이 서울 집값 떨어지는 정책을 추진할 리가 만무하다. 고양이한테 생선 맡겨 놓았다는 말이 이런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