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무시하는 통일부의 과속 대북정책 성공하기 어렵다>

국정원이 김여정을 사실상 2인자라고 하는데 이인영 장관이 굳이 부정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통일부가 국정원의 북한정보에 역행하는 대북정책 무리수를 두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국정원은 김여정을 후계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실상 2인자라고 평가했습니다. 정책 전권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김정은에 대한 보고 권한은 김여정이 총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종의 문고리 독점 권력입니다. 북한처럼 자유 언론이 부재한 나라에서 보고권을 총괄한다는 것은 김여정이 김정은의 눈과 귀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건 하나의 사례에 불과합니다.

그외에도 김여정은 북한 권력의 핵심인 노동당 조직지도부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제1 부부장입니다. 조직지도부장이 부재한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김여정이 조직지도부장 역할을 대신합니다. 조직지도부는 당 간부에 대한 평가와 인사 권한을 쥐고 있습니다.
이 정도만 하더라도 김여정은 북한의 사실상 2인자라고 말하기 충분합니다. 그런데도 이인영 장관은 이를 공개적으로 부정했습니다.

김여정이 김정은 참모 중 하나가 아니라 2인자라는 사실은 대북정책 추진에 있어서 김여정에 대한 접근이 아주 중요하고 필수라는 것을 말합니다. 통일부의 대북메시지에 있어서도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사항입니다. 그런데 장관이 나서서 이마저도 부정하는 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통일부는 국정원을 대북관계 개선 방해부서로 생각하는 건 아닌지 의아심이 듭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국정원에 따르면 이미 8월 초에 북의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가 제재대상임을 통일부에 알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장관은 그 통보를 받은 뒤에도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와 물물교환을 계속 추진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정보위에서 국정원의 제재대상이 맞다는 공식 발언이 있은 뒤에야 통일부가 이를 중단했습니다. 통일부가 국정원의 보고를 무시한 것 아니면 국정원의 판단을 뒤집으려 한 것 아닌가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장관이 한미워킹그룹 역할을 축소하려고 하는데 이것도 워킹그룹이 대북제재를 다루다 보니 본인의 물물교환 정책에 장애물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도 무시하고 국정원도 무시한 통일부가 과연 존립기반이 있을까요? 통일부가 북한과 관계개선은커녕 한미 사이에 고립된 섬으로 남을 것이 더 우려됩니다. 이 장관은 적어도 국정원의 존재 의의와 정보 판단에 대해서는 존중해주고 그 정보에 기반해 대북정책 추진해주길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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