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에 “주류가 된 좌파, 거대한 힘 갖고도 저항세력인 양 행동”이라는 기사를 보고 참으로 공감이 가서 올립니다.
저보고 많은 분들이 묻습니다. 왜 그렇게 문재인 정권에게 분노하냐고요. 첨에 그들과 함께 하지 않았냐고요…맞습니다. 바로 첨에 그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그들을 믿었고, 그들의 주장을 믿었고, 그들의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에 저는 더더욱 분노합니다. 어쩌면…제가 처음부터 반대편에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분노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냥 하던 대로 적당히 공격하고 비판하고 그랬겠지요…사람들은 저보고 '자유의 전사'라고들 하지만 제 투쟁력의 근원이, 그 끈질긴 돌파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왜 처음부터 그들의 반대편에 있던 지금의 야당 정치인들보다 훨씬 강력하고 신랄한지에 대해 어쩌면 잘 이해가 안 갈 수도 있겠죠.
그것은 바로 '배신감' 때문입니다. 믿었던 만큼, 그래서 더 열심히, 절실히, 진심을 다해서 노력했던 만큼 그들의 위선과 거짓에 대해 분노하게 됩니다.
X세대 자유주의자이자 외국을 자주 다니며 살아온 저로서는 꽉 막힌 가부장적 보수보다 소위 시민혁명을 통해 자유를 확대한 민주화세력을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IMF 때 부도가 나서 어려워진 집안으로 인해 가난의 고통을 경험하였기에 기득권자들, 고관대작과 공주님 왕자님에 대해 솔직히 반감이 있었습니다. 온갖 노력을 다 해도 세상이 내 맘대로 안되는데 집안이 좋다고, 돈이 많다고 해서 특별한 대우를 받는 그들을 보며 때론 부럽기도 하고 때론 재수가 없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공정한 세상, 노력하는 사람이 보상받는 사회…이런 말에 감동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알고보니 그들은 자유를 확대하는 게 아니라 통제하려 했고, 공정한 세상을 만들려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기득권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이용하여 자신들이 기득권을 차지하고자 하는 것뿐이란 걸 알았습니다. 정의니 공정이니 개혁이니 약자니 하는 건 다 허울좋은 소리일 뿐 진정성이 전혀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정의롭지도 않았고 불공정했고 개혁의 본질과 거꾸로 갔고 진짜 약자가 아니라 이미 기득권화된 이름뿐인 약자집단, 완장찬 단체를 위한 일들이 너무 많았지요. 검찰개혁 사법개혁 한답시고 검찰법원을 장악하고 권력에 더 예속시켰죠. 헌법을 노상 되뇌이더니 헌법 하나하나 침해하는 정도가 심각해져갔죠. 누굴 위해 우리는 분노했고 무얼 위해 우리는 앞장섰단 말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