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아래 글은 일본 유일의 교포 신문 <통일일보(대표 姜昌萬)>가 연재 중인 ‘조총련 패망사’를 <조갑제닷컴>이 번역‧게재한 것입니다.

한반도는 20세기 지구상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를 경험한 곳이다. 20세기 한민족(韓民族)의 운명을 바꾼 결정적 사건은 1910년 일본의 식민지 전락, 1945년 해방, 그리고 이후의 국토 분단과 6.25전쟁이었다. 분단된 한반도에서는 20세기 후반 치열한 투쟁이 시작됐다.

한반도 현대사는 세계사의 산물이다. 특히 南北 분단과 대결의 고착은 강대국에 의한 단순한 분할 점령이 아니라, 인류문명사에서 처음으로 경험하는 이념대립의 산물이었다.

1950년 발생한 6.25전쟁은 20세기 후반의 세계사의 행방을 결정한 국제적인 대(大)전쟁이었다. 이 모든 것이 세계사의 흐름과 밀접하게 연동되어왔다. 한반도 현대사는 세계사의 흐름에 영향을 받았으며, 세계사의 흐름에 영향을 끼쳤다.

한반도의 주인공인 韓民族은 20세기 거대한 민족이동을 경험했다. 물론, 한반도에서 민족의 이동이 발생한 것은 처음은 아니었다. 인류는 보다 풍족한 삶과 보다 안전한 환경을 찾아 이동을 해왔다. 주로 전화(戰禍)와 자연재해가 이동을 강제했다. 전쟁에 패배하면 승자의 노예가 되어 이국(異國)으로 끌려가는 운명에 놓이기도 했다.

한반도의 경우 19세기 말부터 조선왕조가 보호할 수 없었던 백성들이 새로운 삶을 찾아 조선, 조선반도를 떠났다. 20세기 한반도의 주민(住民) 가운데에는 암흑기에 해당되는 고난의 시대를 살았던 세대가 있으며, 번영과 영광을 시대를 살았던 세대가 존재한다.

남한 국민은 치욕의 시대를 넘어 성취와 영광의 시대를 살았던 반면, 북한주민은 지금 전체주의신정체제(全體主義神政體制) 하에서 자신들의 말하는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다.

김정은 체제의 북한은 36년 만에 제7차 노동당 대회를 개최하여 核미사일의 실전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폭압체제 하에서 식민시대 보다 더 가혹한 운명을 71년 간 경험한 북한주민은 미래의 희망도 없이 살아남기 위해 시장을 만들어, 어떻게 해서든 명(命)을 이어가고 있다.

김일성, 김정은 민족을 자임하는 평양 측은 '주체'를 내걸고, 문명사회와의 단절, 쇄국(鎖國)을 합리화하고 있다. 세습전제왕정이라 할 수 있는 평양 측은 연호를 ‘주체’로 정하고 지난해에는 표준 시각까지 별도로 할 것을 결정 선언했다.

남북의 체제 경쟁은 在日 한국인 사회에도 그대로 투영됐다. ‘우리민족끼리’라는 ‘가상현실’로 민단(民團)을 끌어들이려 했다. 그러나 조총련의 정체는 조선노동당의 在日지부로서 평양에 맹종하는 존재였다. 이를 스스로 인정하여 조총련은 ‘주체’ 연호를 사용했다.

모든 경쟁은 결국, 승자와 패자를 낳는다. 한반도의 현대사에서 승자와 패자는 어떻게 결정될까? 지금이야말로 역사의 진실을 직시 해야 한다. 일본 정부는 올해 3월, 2015년 12월 말 시점의 외국인 등록 상의 대한민국 국적과 조선적(朝鮮籍)의 현황을 발표했다.

(주: 조선적은 1945년 일본 패망 이후, 재일 한국인 가운데 대한민국이나 일본의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주일 미군정이 외국인 등록제도의 편의상 만들어 부여한 임시 국적이다. 일본 정부는 '舊조선호적등재자 및 그 자손(일본국적 보유자는 제외) 가운데 외국인등록상의 국적표시를 아직 대한민국으로 변경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공식 해석한다. 조선적 소지자는 통상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소속으로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국적 45만 7772명, 조선적 3만 3939명이었다. 1968년부터 47년 동안 감추어져 있던 민단과 조총련의 실상이 명확해지는 순간이었다. 1968년 이후 조선적은 매년 5000~6000명 씩 줄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반도에서는 1945년 이래, 자유를 선택한 거대한 민족이동이 존재했다. 이와 같은 사건이 일본에서도 발생했다. (계속)

번역/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