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시리아 평화회담에서 반군 대표단으로 참석한 아사드 알주비(Asaad al-Zoubi) 고위협상위원회(HNC) 단장은 시리아 실태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북한 병력이 시리아 정부군과 함께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알주비 단장은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외국 세력을 북한으로 지목하며 “북한군은 2개 부대로 치명적으로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리아 분쟁에 참여한 북한군 부대의 명칭이 “‘철마(Chalma)-1’과 ‘철마(Chalma)-2’”라고 언급했다.

알주비 단장이 언급한 부대명 ‘철마’는 북한에서 사회주의의 상징적 단어처럼 사용되는 ‘천리마’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정부가 전투 경험이 없는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국적 용병들에게 3000∼5000달러의 월급을 지급하는 점을 감안할 때 북한군 특수부대원들은 훨씬 많은 보상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달러벌이 ‘용병’일 가능성이 높은 이유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외교·안보 전문매체인 <더디플로매트>는 “북한군 장교 11~15명이 시리아서 활동 중”이라며 “이들 대부분이 아랍어를 구사할 줄 안다”고 보도했다. 이들 장교들을 제외한 북한군의 정확한 규모와 역할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러나 알아사드 정권의 민간인 대량 학살과 화학무기 살포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가담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여러 정황 증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2013년 11월 시리아에서 가장 존경받는 야권 인사인 부르한 갈리운 시리아국민위원회(SNC) 초대 의장은 “북한군 조종사들이 반군 공습에 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리아 공군의 주축을 이루던 수니파 조종사들이 대거 반군 측에 가담하자 북한군 조종사들로 이들을 대체했다는 것이다. 시리아 인권단체인 시리아인권네트워크(SNHR)의 경우 “2015년 시리아 정부군이 무차별 살상 무기인 ‘통폭탄’ 1만7318개를 투하해 민간인 2032명을 숨지게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북한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美 앤젤로대 교수(前 국방정보국 선임정보분석관)는 2014년 10월 “2012년 초부터 2년에 걸쳐 시리아에 대한 북한의 화학무기 판매가 증가했고, 북한 군사 고문관들이 필요한 화학전 기술과 훈련을 지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13년 4월에는 북한을 출발해 시리아로 향하던 리비아 화물선에서 북한산 소총과 권총 각 1400정, 탄약 3만 발, 방독면 수백 개가 발견돼 터키 당국이 압수하기도 했다. 4개월 후인 2013년 8월 시리아 정부군은 수도인 다마스쿠스 인근에서 사린가스를 살포, 어린이 수백 명을 포함해 1300명의 민간인을 학살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