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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임계전 핵실험

핵무기 성능은 비핵(非核)부품의 신빙성, 핵부품(플루토늄, 우라늄)의 최초 제조 상태로의 유지에 의해 결정된다. 비핵부품의 경우 핵무기의 해체를 통한 검사로 가능하나 핵부품인 플루토늄의 경우 시간의 경과에 따른 성질 변화의 확인이 필요하다. 기존 핵실험은 실제 핵폭발을 일으켜 이 같은 사항들을 판단했다. 그러나 ‘임계전(臨界前) 핵실험(subcritical tests)’은 핵폭발을 유도하지 않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서 유일하게 허용하고 있는 핵실험이다. 실제 핵폭발의 1/1000 규모로 재래식 폭약만 터뜨린다. 슈퍼컴퓨터 모의 핵실험이라고 부른다.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이스라엘은 공동으로 임계전 핵실험만을 하여 핵무기를 실전배치하였다. 임계전 핵실험을 수행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영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이스라엘, 대만, 인도, 이란이다. 미국은 임계전 핵실험이 핵폭발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에 CTBT를 위반하지 않으며, 핵실험 없이 핵전력을 유지하기 위해 임계전 핵실험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해왔다.

미국은 1977년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임계전 핵실험을 네바다에서 실시했으며, 러시아도 수차례의 임계전 핵실험을 실시했다. 임계전 핵실험은 핵무기의 안전성과 신빙성을 조사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2) 핵실험 검증

핵실험의 검증은 탐지, 식별, 위력측정으로 구분할 수 있다. ▲탐지는 어떤 사건(핵폭발 또는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아내는 것이고, ▲식별은 그것이 핵실험인지 지진인지 구별하는 것이며, ▲측정은 위력을 판단하는 것이다. 핵실험 탐지기술은 지진파 탐지, 대기중 방사성 핵종(核種) 탐지, 인공위성을 이용한 감지기(感知器)나 영상정보, 수중음향측정, 현장사찰 및 화학분석 방법이 있다. 대부분의 핵실험이 주로 지하에서 이루어지므로 주요한 핵실험 탐지방법은 지진파에 의한 것이며 다른 기술은 보완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지진파의 탐지능력은 3800km 거리에서 0.25kt 위력의 핵실험을 탐지할 수 있고, 1~2kt의 위력이면 어렵지 않게 그것이 핵실험인지를 식별할 수 있다. 위력 판단의 정확도는 통계적 오차와 위력편차(威力偏差)를 감안하여 대체로 1.3~1.6배의 오차범위 내에서 판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하 핵실험을 실시하는 국가는 핵실험실시 사실 또는 위력을 기만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시도를 할 것이다.

① 지진 발생과 동시에 실시 ② 지진과 유사한 파장이 생기도록 일련의 핵실험을 연속적으로 실시 ③ 지하에 큰 공간, 즉 공동(空洞)을 만들어 그 안에서 폭발 ④ 산업목적의 대규모 일반화약 폭발로 위장시도

실제 지진파와 핵실험으로 인한 지진파는 차이가 있다. 실제 지진파는 파장이 다소 불규칙하고 지속적이며 주파수가 낮다. 그러나 핵실험 지진파는 단발적이고 높은 주파수의 파장이 발생한다. 따라서 지진파 핵폭발의 파장은 형태가 다르다. 또한 실제 지진은 핵실험보다 훨씬 깊은 곳에서 발생한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지진과 지하 핵실험은 어렵지 않게 구별되면 위력이 큰 핵실험 일수록 식별이 용이하다. 앞서 예시한 기만방법 가운데 지하 공동에서 실시하는 방법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만효과는 토질에 따라 다르지만 핵실험에 의한 지지파를 실제 위력의 10~14% 정도까지 약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의 문제점은 지하에 거대한 공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1kt 위력의 비밀 지하 핵폭발을 위해서는 직경 약 50m의 공동이 필요하고, 5kt 위력의 비밀 지하핵실험을 위해서는 직경 약 86m 이상의 거대한 공동이 필요하다.  

정리/김필재 spooner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