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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미사일 방어(MD: Missile Defense) 체제는 1983년 우주에서 장거리 미사일을 요격한다는 로널드 레이건 前 대통령의 전략방위구상(SDI: Strategic Defense Initiative)으로부터 시작됐다. 이는 첨단 전략방어 장비를 개발, 배치해 매초 수 km의 속도로 빠르게 날아오는 소련의 장거리 탄도미사일(ICBM)을 발사단계, 중간비행 단계에서 격파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미국에서는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플랫쳐(Fletcher) 연구’를 진행하여 탄도미사일의 비행 초기단계인 추진단계에서부터 요격을 하는 것이 탄도미사일 정점 이후 대기권에 재돌입하는 단계인 종말 비행단계에서 요격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현재 미국의 MD정책은 9·11테러 이후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안보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대응 전략으로 부시 행정부 하에서 강력하게 추진됐다.

미국의 부시 前 대통령은 2001년 5월25일 아나폴리스 소재의 해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21세기의 새로운 군사전략에 관해 언급하며 “미래의 기술에 바탕을 둔 새로운 군사전략이 필요하다”면서 “미군은 앞으로 규모는 현재보다 줄어들겠지만 첨단기술을 응용한 고도의 정밀무기와 전략적 장거리 무기체계를 더욱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9·11테러 이후 본격화된 테러와의 전쟁은 전혀 새로운 형태의 위협과 이에 대한 방어의 필요성을 한층 고조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와함께 북한과 이란 등 이른바 ‘깡패국가’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 등은 MD 추진의 명분을 만들어 주었다. 따라서 MD는 이러한 미국의 안보전략 가운데 가장 가시적 선택으로써 현재 美 행정부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안보정책이다.

‘미사일 방어체제(MD: Missile Defense)’는 크게 ‘국가 미사일 방어체제(NMD: National Missile Defence)’와 ‘전역 미사일 방어체제(TMD: Theater Missile Defence)’로 나뉘었다. NMD는 유사시 미국을 향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 발사될 경우, 고성능 요격 미사일을 발사해 공중에서 요격하여 미국 본토를 방어한다는 미사일 방어 전략이고, TMD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등으로부터 해외주둔 미군이나 미국의 동맹국을 보호한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2001년 5월 1일 당시 부시 대통령은 TMD와 NMD가 통합된 새로운 미사일방어체제 개념을 발표했다. 미국의 새로운 미사일 방어체계는 탄도 미사일 비행 과정의 각 단계 별로 고성능 요격미사일을 발사하여 적(敵)의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스템이다.

탄도미사일이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는 점에서 MD는 미사일 발사 단계부터 비행단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맞게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으로 단계별로 대응방안을 구축하고 있다. 탄도미사일은 발사하면 최대 고도 500km이상 포물선을 그리며 우주공간으로 날아간다. 어느 정도 올라간 미사일은 다시 지상으로 내려오면서 목표지점을 타격하는데, 이에 따라 MD는 추진단계(boost phase), 중간비행단계(midcourse phase), 종말비행단계(terminal phase)로 나뉘며, 비행고도에 따라 하층(下層)방어, 중층(中層)방어, 상층(上層)방어로 나뉜다.

▲추진단계는 탄도미사일의 사거리와 관계없이 발사되는 모든 탄도미사일을 발사단계에서 요격하기 위한 1차 요격체계로 발사대를 포함한 지원체계를 요격하는 것으로 항공기탑재 공중발사레이저(ABL), 이지스함 미사일, 패트리어트 미사일 등을 이용한다. 이는 고도 10~30km에 해당하는 하층방어에 해당한다.

▲중간비행단계는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에 진입하는 것으로, 주로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 미국 본토를 향해 날아오는 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대상으로 한다. 여기는 중층방어(고도 30~100km), 상층방어(고도 100km이상)에 해당한다. 이는 이지스함 미사일, 지상배치 요격미사일(GBI: Ground-Based Interceptor), 외기권요격체(EKV: Exoatmospheric Kill Vehicle), 다탄두요격체(MKV: Multiple Kill Vehicle), 우주배치 레이더(Space Tracking and Surveillance System) 등을 이용해 요격하는 계획이고, 이 중 현재 고도 150km에서 요격할 수 있는 고고도요격체계(THAAD)가 현재 실전 배치됐다.

▲탄도미사일이 낙하하기 시작하는 종말비행단계는 하층방어에 해당, 패트리어트 미사일, 이지스함 미사일을 이용해 요격한다. 미사일이 발사되는 순간과 발사 과정을 포착하는 것은 레이더로 관측하는데, 해상에서는 X-Band 레이더, 이지스함의 AN/SPY 레이더, 지상에서는 THAAD/PAC 레이더, X-Band 레이더 등이, 공중에서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우주공간에서는 조기경보위성(DSP: Defense Suppor Program) 등이 활용된다.

MD는 과학기술로 개발한 상대방의 탄도미사일을 자신들의 과학기술을 활용해 요격해야한다는 점에서 고도의 과학기술능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여기에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소요된다. 그렇기에 미국은 MD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군사적 역할 및 방위비용 분담을 강력히 추진해왔고, 2009년 美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이 작성한 '연례 우주.미사일방어회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 호주, 체코, 덴마크, 이탈리아, 영국 등이 핵심 파트너로 참가하고 있다.

정리/김필재 spooner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