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략(核戰略)’이란 핵무기의 구성·배치·운용을 둘러싼 군사전략을 의미하며, 이러한 핵전략의 기본이 되는 것이 ‘핵억지(核抑止) 전략’이다. 핵무기는 거대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 사용은 인류의 파멸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핵무기의 사용은 극력 억제(抑制)되어야 한다. 그러나 자국(自國)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적으로부터 핵에 의한 선제공격을 받을 가능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핵공격을 받을 경우 적에 대하여 괴멸적인 타격을 주는 보복공격 태세를 취하여 핵전쟁의 발생을 방지해보려는 것이 핵억지 전략이다.

이 전략은 1949년 8월 소련이 원자폭탄 실험에 성공하여 미국의 핵 독점이 끝나면서 美蘇 간의 핵무기 경쟁이 예상되기 시작하던 1950년대에 생겼다. 핵억지 전략은 1953년 7월 영국의 참모총장 슬레서(John Slessor) 공군 원수에 의해 채용되었고, 이어 미국의 국무장관 덜레스가 ‘대량보복전략’이라는 형태로 도입했다.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핵억지 전략이 나타났다. 억지는 기본적으로 “적으로 하여금 현재의 행동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그것이 초래할 비용과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설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억지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능력·비용·의도 등 3가지 조건을 미리 갖추고 있어야 한다. 첫째, 능력은 적에게 아군(我軍)이 보복조치를 취할 능력이 충분히 있음을 납득시키는 것이고, 둘째, 비용은 적이 공격으로 얻은 이익보다는 손해가 더 크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며, 셋째, 의도는 아군이 충분히 보복행위를 할 의사가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이 억지 사상을 바탕으로 한 전략을 핵억지 전략이라고 한다. 핵억지론은 핵무기의 거대한 파괴력과 살상력으로 상대방에게 위협을 주어 공포심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상대의 행동을 구상단계에서 멈추게 하는 ‘심리적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위협’과 ‘공포’라는 심리상태는 측정이 불가능하여 어느 정도의 핵무기가 어느 정도의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지 불확실하다.

공포심의 정도는 상대의 심리상태나 사회구조에 따라 크게 다르며, 상대에게 주는 공포심이 클수록 효과도 크다. 핵무기의 증강으로 상대에게 공포심을 크게 주면 줄수록 상대도 마찬가지로 핵무기의 증강을 꾀하여 핵무기의 증강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1950~1970년대에 미국과 소련 간의 끊임없는 핵군비 경쟁은 이와 같은 심리상태를 보여주는 것이다. 또 핵무기는 억지에 강점이 주어지는 무기이기 때문에 '사용되지 않는 무기'라고도 한다. 그러나 핵무기가 사용되지 않는 무기가 되면 억지의 효과도 생기지 않게 된다. 이 때문에 실제로 사용되는 핵무기가 필요하며, 제한적인 핵전쟁 전략이 수립됐다. 도시·공업 지대를 공격하여 대량 살육이나 대량 파괴를 행하는 핵무기 이외에 국지전에 사용되는 핵포탄, 핵지뢰, 핵폭뢰, 단거리 핵미사일 등의 전술 핵무기가 개발된 것은 바로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1950년대 이후 미국의 주요 핵억지 전략의 변천과정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대량보복전략

1950년 초 당시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인 폴 니츠(Paul Nitz)는 최초의 포괄적인 국가전략을 담은 NSC-68 문서를 작성했다. 이 문서는 소련이 1954년까지 미국에 원자탄 공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판단했으며, 소련은 그들 영토에 대한 미 전략항공사령부의 폭격을 저지하기 위해 필요시 미 전략항공사령부를 먼저 파괴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미국은 소련의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전략적 핵능력을 증강해야 하며, 동시에 나토의 재래식 전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문서에는 오늘날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많은 전략적 억제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은 당분간 핵어제 개념을 발전시키기 보다는 재래식 전력을 증강하는 데 주안을 두지 않을 수 없었다.

1952년 아이젠하워 행정부는 ‘뉴룩(New Look)’을 통해 미 국가안보 문제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그리고 그 결과로 1953년 10월 새로운 기획문서인 NSC-162/2가 비밀리에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고, 3개월 후인 1953년 1월 덜레스 국무장관이 이 문서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었다. 이 문서는 ‘대량보복(Massive Retaliation)’ 독트린을 골자로 한 것으로 미국은 공산주의자들의 군사적 모험에 대해 더 이상 그 지역에 한정된 재래식 반격에 그치지 않고 그에 대한 책임이 있는 공산주의 강대국에 대량의 핵무기로 즉각 보복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한반도·인도차이나·이란 혹은 그 밖의 어느 지역에서건 또다시 대리전쟁(代理戰爭)이 발발한다면, 미국은 소련이나 중국에 대해 원자탄을 사용해 즉각 보복하겠다는 것이다. 대량보복전략은 냉전기 최초로 제시된 미국의 억제전략으로서 1950년대 주요한 핵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이 대량보복전략을 채택한 데에는 세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첫째는 한국전쟁의 경험이었다. 전통적으로 전격적인 승리를 추구했던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치르면서 값비싼 희생을 치렀다. 그래서 앞으로 전쟁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 더 이상 좌절감을 맛보지 않기 위해서는 소규모 도발이라도 공산주의자들의 심장부에 전략적 핵타격을 가해야 한다고 인식했다.

둘째는 경제적 요인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낮은 세금 수준을 유지하고 균형 있는 연방예산을 편성할 것을 공약으로 내건 아이젠하워 행정부는 한국전쟁에서와 같은 높은 수준의 재래식 군사력을 유지할 수 없었다. 따라서 미국은 대량보복전략을 통해 값비싼 재래식 전력을 핵전력으로 대체함으로써 경제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하고자 했다.

셋째는 기술의 발전에 따른 자신감이다. 핵무기 분야에서의 기술이 발전하여 다양한 종류의 핵탄두와 운반수단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1953년에 이르자 비교적 충분한 수량의 핵폭격기를 보유하게 되었으며, 위력이 큰 핵무기로부터 소형 전술핵무기까지 등장하여 핵전력을 보다 융통성 있게 운용할 수 있게 되자 핵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이와 같이 정치적·경제적 요인들로 인해 미국은 억제전략을 강구하게 되었으며, 이는 1954년 1월 덜레스의 ‘대량보복연설’로 공식화되었다.

2) 유연반응전략

1961년 케네디 행정부가 등장하면서 기존의 대량보복전략 대신 ‘유연반응(Flexible response)’이라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유연반응전략’은 그 자체로 단일한 이론이기보다는 여러 개의 아이디어와 견해가 집합된 것으로 1970년대 초까지 다양한 형태로 변형됐다.

1961년 등장한 유연반응전략은 전력구조를 개편하여 대통령으로 하여금 위기상황에 대처하는데 있어서 선택 가능한 ‘다수의 옵션’을 제공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즉, 전략적으로나 전술적으로 모두 충분한 핵능력을 갖춤으로써 국지적 전장에서의 제한된 핵사용이나 전면전시의 전략적 핵타격 모두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전력을 유지하는 주된 목적은 적의 핵공격을 억제하는 데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전술핵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은 소련에 대해 유럽 등의 지역에서 대규모 재래식 공격을 못하도록 억제하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유연반응전략은 핵전력 외에 재래식 전력의 강화한다는 것이다. 이는 유연반응전략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초기 케네디 행정부 하에서 미 재래식 전략은 양적으로 질적으로 급속하게 증강되었다. 그 결과 미 대통령은 핵전쟁뿐 아니라 재래식 전쟁을 포함한 어떠한 유형의 위협에 대해서도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융통성을 발휘하며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로버트 맥나마라는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서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민간인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는 이를 두 가지 측면에서 고려했다. 하나는 1962년 앤 아버(Ann Arbor) 연설에서 제안한 ‘대병력(Counter Force)’ 전략이었고, 다른 하나는 탄도탄요격미사일(ABM: Antiballistic Missile))을 이용한 방어적 조치였다.

그러나 그는 대규모 민간방어 프로그램을 검토한 후 핵전쟁에서는 아직까지 방어보다는 공격이 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효과적인 방어체계를 개발하려는 노력은 실패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적의 공격을 자극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미소 간의 핵균형의 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느꼈고, 핵무기의 운용을 체계화하고 충분한 수량을 확보하는 ‘상호확증파괴(MAD: Mutual Assured Destruction)’ 개념을 제시했다.

3) 상호확증파괴

상호확증파괴(MAD)는 1964년 등장한 용어로 “침략자 혹은 침략자들에 대해 ‘적의 기습적인 제1격을 흡수한 후에라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피해를 가할 수 있는 분명하고 의심의 여지가 없는 능력을 항상 유지함으로써 미국 혹은 우방국들에 대한 공격을 억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피해란 소련 인구의 20~25%와 산업능력의 50%에 달하는 손실을 가하는 것으로 설정되었다. 물론 1960년대 중반에 미국은 이미 그 이상의 파괴를 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공교롭게도 MAD라는 약어로 표현되는 상호확증파괴는 군사적 표적 대신에 상대국가의 민간인을 보복의 대상으로 삼아 핵공격에 따르는 위험과 비용을 극대화한 것으로, 그야말로 ‘미치지 않는 한’ 어느 측도 함부로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는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

상호확증파괴는 냉전시대의 핵억지 전략으로 미국과 소련 사이의 핵전쟁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담당했다. 그러나 2000년 11월 부시 당선 이후 미국은 2001년 ‘핵태세 검토 보고서(NPR: Nuclear Posture Review)’에서 기존의 상호확증파괴를 버리고 보다 적극적인 핵무기 사용 의지를 천명하는 등 ‘일방확증파괴(UAD: Unilaterally Assured Destruction)’라는 새로운 핵원칙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관련 글] 북한은 저절로 망하지 않는다.

北급변사태는 對北공작으로 '만들어 내는 것'

2013년 12월14일 작성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스크’의 한국 관련 전문을 보면 김성환 前 외교부장관이 2010년 7월 커트 캠벨 美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만나, 북한이 붕괴할 경우 한국이 통일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일정기간 자치(自治)정부를 허용할 것임을 밝혔다는 점을 공개했다.

未수복 지역인 북한의 관할권은 당연히 대한민국에 있다. 문제는 지금당장 우리에게 그런 능력이 있느냐는 점이다. 즉, 북한급변사태를 우리 자체의 역량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느냐는 점이다. 중국의 비호(庇護)를 받으며 核으로 무장한 북한이 ‘자연붕괴 할 것’이라는 주장은 어떻게 보면 '희망사항' 일수도 있다.

결국 통일문제는 ‘핵(核)에는 핵(核)으로 대응한다’는 군사적 대응방안을 강구하면서 北中 공산당을 상대로 일전(一戰)을 벌일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것으로 귀결된다.

우리가 핵(核)을 개발하면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받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언론을 통해 소위 ‘북핵(核)전문가’들이 하고 있다. 북핵을 머리에 이고 계속 퍼주라는 얘긴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핵(核)전문가는 우리 실정에 맞는 ‘한국적 핵(核)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는 자유통일하자는 總論만 말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各論을 제시해야 한다. 통일은 미국이나 일본이 해주는 것도 아니고 우리 힘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북한 붕괴는 저절로 발생하지 않는다. 북한 붕괴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국가적 차원의 목표(대한민국 憲法에 입각한 自由統一)가 전제되어야 한다.

▲북한 붕괴를 목표로 한 '공세적(攻勢的) 대북정책'을 구사해야 한다. ▲韓-美-日 삼각동맹을 NATO형 '군사동맹' 수준으로 격상해야 한다(유사시 '북경'과 '평양'에 대한 '선제공격' 전략 채택 필요).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대북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적극적인 탈북자 지원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대북 민사(民事)작전을 국가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남한 내 從北세력을 소탕해야 한다. ▲자유통일을 핵심강령으로 하는 '보수정당' 이 있어야 한다. ▲北核 대비 대한민국 자체 핵(核)보유를 추진해야 한다.

위 여덟 가지 사항 가운데 우리는 지금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적극적인 북한붕괴를 위한 '대전략'(Grand strategy)이 없으면 김정은 체제는 이대로 갈 가능성이 높다.

정치체제가 다른 형태로 분단된 국가들의 경우 통일은 예외 없이 한 쪽이 다른 쪽의 체제를 흡수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독일의 경우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지고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체제로 통일이 됐고, 베트남은 공산화됐다. 한반도도 마찬가지다. 한반도에 '제3의 길'(中道)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북한 문제는 결국 대한민국 주도로 자유통일을 해야 ‘게임 오버’(Game Over)가 된다. 어쨌거나 남한 내 반(反)통일 세력들이 향후 통일 과정에서 어떤 헛소리로 ‘글로벌 코미디’를 연출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기자는 이들 ‘歷史의 오물(汚物)’들의 最後를 지켜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