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에도의 중심가

일본 학자 요네타니 히토시(米谷均)는 壬辰倭亂(壬亂) 후 1599~1643년 사이에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 포로들의 귀환 사례는 63건이며, 전체 숫자는 6323명이라고 했다. 이는 전체 포로 숫자의 10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일본 史料에 따르면 壬亂이 끝날 무렵 일본은 수많은 조선인 포로들을 끌고 돌아갔는데, 그 숫자가 대략 7만 명(한국 측은 9만~14만 명으로 추산)에 달한다고 한다.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들의 상당수는 도공, 의원, 목공수 등 전문 기술자였다. 자발적으로 일본으로 간 조선인들도 있는데, 대부분이 전쟁 중 일본군이 남해안에 성을 쌓을 때 동원됐던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전쟁이 끝나면 처벌을 받아 죽게 될 것이라는 소문에 일본행을 택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조선의 통신사(通信使)도 처음에는 ‘끌려간 사람을 데리고 오는 사신’이라는 뜻의 쇄환사(刷還使)였다. 그런데 과연 일본에 끌려간 조선인들이 고국으로 돌아오려 했을까? 1617년 조선의 사신으로 일본에 다녀온 이경직은 <扶桑錄(부상록)>에서 “끌려간 조선인들이 돌아가자고 하면 얼른 따라올 줄 알았는데 미적거리며 나서지 않는다”고 썼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열다섯 이후에 포로가 된 조선인들은 돌아가려는 마음이 있는 듯 했지만 그들 역시 지금 조선의 살림살이가 어떤가 물으면서 양다리를 걸치려 했고, 그보다 나이 어린 사람들은 이미 일본에 동화되어 돌아갈 뜻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이런 기록은 또 다른 사신 강홍중이 쓴 <東槎錄(동사록)>에도 등장하는데 “맨손으로 (일본에) 온 후, 수년 동안 재산이 늘고 생활이 편해져 (조선으로) 돌아갈 마음이 없어졌다”고 한다. 당시 일본에선 勞役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정당한 노임이 지급됐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신분질서가 엄격했던 조선과 달리 일본은 조선인 포로라 할지라도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현금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상당히 개방된 사회였다.

서생포왜성의 옛 모습.

호남 출신의 작가 김남 씨가 쓴 <노컷 조선왕조실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등장한다.

<부산대 한일문화연구소가 발간한 자료를 보면 가토 기요마사가 서생포왜성(西生浦倭城)을 쌓을 때 동원한 인원은 약 10만 명이다. 이 인원은 주로 조선군 포로와 지역 민간인들이었다. 이때 부역했던 하천배들은 임진왜란 말기에 부역민이란 이유로 모진 고초를 당했다. 양반계급을 중심으로 지배층들로부터 수모와 굴욕을 당했고 심지어 목숨까지 빼앗기는 일이 적지 않았다. 1587년 정유재란으로 왜군이 다시 들어오자 또 부역해야만 했다. 이 민초들은 1598년 8월 왜군이 철수할 때 아예 조국을 등지는 쪽을 택했다. 전에 겪었던 고초를 너무 잘 알기에 고국 대신 목숨을 택한 것이다. 기록에 보면 당시 수천 명이 왜군을 따라 나선 것으로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