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선일보 1면 머리 기사 제목은 <대우조선을 뜯어먹은 하이에나들>이다. 첫 문장도 자극적이다.
<5조원대의 대규모 부실을 감춰왔던 대우조선해양은 예상대로 악취가 날 정도로 썩어 있었다.>

이런 비판적 기사는 더 엄밀한 언어 선택이 요구되는데, 기사 문장에 문제가 있다.
<경영진은 저가 수주로 실적을 부풀렸고, 부실 경영을 감추기 위해 1조5000억원대의 분식 회계까지 서슴지 않았다.>
'저가'는 '低價'로, '분식'은 '粉飾'이라고 적어야 정확한 의미가 전달된다.

<지난 2000년부터 산은의 자회사가 됐지만>에서 '지난 2000년'은 그냥 '2000년'으로 적는 게 맞다. 2000년이, '지난' 시기라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산은'은 산업은행의 준말이다. 그렇다면 '産銀'이라 써야 한다. 수출입은행을 '수은'이라고 표기하기도 하는데 '輸銀'이라고 적여야 水銀과 혼동하지 않는다.

<적기 대응할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에서도 '적기'는 '적합한 시기'의 略字이므로 '適期'라고 적어야 옳다. <대우조선해양 내부의 도덕적 해이>에서 '해이'는 '解弛'이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의 엉터리 방만 경영을 전혀 통제하지 못한 무능하고 게으른 감독자였다.>
짧은 문장에 엉터리, 방만, 무능, 게으른 같은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말들이 너무 많다.

<그러면서도 대우조선해양이 주주 배당을 시작한 2004년부터 매년 거액의 배당금을 챙겨왔다.>
'챙겨왔다'는 냉정해야 할 報道文에선 피해야 할 용어이다.

<상조회사 등 자회사를 거느리고>에서 '상조회사'는 '相助회사'라고 적어야 성격을 이해할 수 있다. 장례식과 관련된 일을 많이 하여 '喪助'라고 오해하는 이들도 많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