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예기치 못한 전 세계적 규모의 큰 사건이 두 건 일어났다. 하나는 아랍국가 시민들의 소위 ‘민주화 혁명(2011년)’과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였다.
정치와 안보를 담당하는 전 세계 권위자들의 수는 약 1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그중에서 단 한 명도 이 두가지 사건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을 했던 사람은 없었다.
정치, 경제, 사회 전문가들이 어리석기 때문에 예측을 못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들은 도저히 승리할 수 없는 곳에서 경력을 쌓아야 하는 직업을 선택한 것이 불운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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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경제학자이자 행동심리연구가인 롤프 도벨리는 그의 저서인 《스마트한 생각들》에서 전문가들에게는 “두 가지 대안이 있다”면서 하나는 '나는 모릅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허풍을 떠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벨리는 소위 전문가라고 불리는 이들에게서 나온 예측에 대해 과신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어떤 계획을 세우든 언제나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하면 어느 정도 현실적으로 판단할 진정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지난 20대 총선 결과를 제대로 예측하는데 실패했던 이른바 정치평론가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종편에 출연해 전문가 행세를 하고 있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거의 무비판적으로 이들의 주장을 머릿속에 넣는다.
김필재/spooner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