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장미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어떻게 저런 이념과 사상을 가지고 국가 최고 지도자가 되려고 할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1969년 교육학자인 로렌스 J. 피터(1919-1990)는 1969년 자신의 저서인 <피터의 원리(The Peter Principle)>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관료적 위계서열 조직인 계층제 안에서는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의 무능의 수준까지 승진한다(In a hierarchy, every employee tends to rise to his level of incompetence).》

피터는 기업이나 공공조직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무능화 현상에 주목하고, 그것을 연구는 ‘위계조직학’이라는 새로운 학문분야를 만들고자 했다. 그는 수백 건에 달하는 무능력 사례를 조사하고 분석하여 그것이 확산되는 이유를 해명하고 싶어 했다.

그의 견해는 이러하다. 한 조직에서 어떤 사람이 맡은 일을 잘하면, 그에게 더 복잡한 임무가 주어진다. 그가 그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면, 다시 승진을 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을 거듭하다 보면, 언젠가는 자기 능력을 넘어서는 직책을 맡게 되고, 그는 이 직책을 끝까지 고수한다.

피터의 원리에서 중요한 파생 원리가 생겨났는데, 처음에는 아직 무능력의 단계에 도달하지 않은 사람들이 수행하던 업무들도 시간이 지나면 모두 무능력한 구성원들에게 맡겨진다는 것이다. 각 직책에 걸맞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오래도록 같은 자리에서 능력을 발휘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것에 동의하는 구성원은 거의 없다.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 자기들이 전혀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지위까지 올라가려고 애쓸 것이라는 점이다.

피터는 “결국 관료제 조직의 모든 직위는 그 직무를 수행하기에 무능한 사람들로 채워지는 경향이 있다(In time, every post tends to be occupied by an employee who is incompetent to carry out its duties.)”고 결론지었다. 피터의 원리는 관료제 조직의 직업적 무능(occupational incompetence)을 설명하려는 하나의 시도로 지금껏 회자되고 있다.

모든 구성원들이 한 단계 강등되어 그의 능력의 수준에서 일을 하게 되면 더 큰 효율성이 달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피터의 원리를 적용하여 이번 장미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을 보면 동네 이장부터 해야 하는 사람들(행정경험이 있는 후보 제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이들이 자신의 능력을 너무 ‘과대평가’하여 나라를 거덜 내려 한다는 점이다. 무능력자는 조직 내에서 무능력자들을 양산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것과 똑 같은 이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