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대교수들님께 호소합니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을 꼭 지켜주십시오. 저희 아이들은 ‘의새’라는 조롱보다 ‘돌팔이 의사’라는 놀림이 더 무섭고 두렵습니다. 제대로 실습도 받지 못한 채 그냥 진급하고 학년이 올라간다고 해서 기쁜 게 아닙니다. ‘의사’라는 명예로운 직업을 갖기 위해 ‘의학’이라는 멋진 학문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고, 제대로 평가받고 싶습니다. 의대 공부가 어렵고, 공부할 양이 방대하며, 유급이 잦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고, 각오도 되어 있었습니다. 의학이라는 학문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학문이므로 까다롭게, 철저하게 공부하고 평가받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외면하지 말아주십시오. 의학교육을 망치려고 하는 교육부의 말살 정책을 못 본 척 하지 말아주세요. 일제시대나 군부독재시대에서도 이러지 않았습니다. 의학교육을 망치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을 무력화하려는 지금의 교육부는 천벌을 받아 마땅합니다. 지금의 교육부는 어느 나라 교육부인지 도대체 가늠조차 힘듭니다. 교육부 장관 이주호, 교육부 차관 오석환. 똑똑히 기억하겠습니다. 2024년 8월 16일 청문회에 나와서 의평원에 어떤 압력도 가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습니다. 그 모든 약속이 한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거짓부렁이라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겠습니다. 

 ‘의학’이라는 학문의 자존심을 세워주십시오. 의평원 기준에 충족되지 않아도 인증이 통과되거나 한의사가 2년 추가교육을 받으면 의사가 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합니다. 평생을 의학 공부를 하셨고, 수없이 많은 환자를 보며 임상 연구에 매진해 온 교수님들이 대한민국의 의료를 눈부시게 발전시켰습니다. 서양의학의 불모지에서 100년만에 이루어 낸 결과입니다. 저희 아이들은 그런 대한민국 의료가 자랑스럽고 그 안에서 공부하고 싶고 더욱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두 눈을 가만히 뜨고, 대한민국 의료가 퇴행으로 가는 길을 멍하게 쳐다보고 있자니 울화통이 터지고, ‘의학’이라는 학문을 업신여기고 하찮게 여기는 것에 대해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가고 싶습니다. 교수님들이 해왔던 그 절차를 밟아가며 대한민국 의료가 발전하는 그 길로 따라가고 싶습니다. 

 2024. 10. 1.

 전국의대학부모연합 일동